30년 동안 서울 한복판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며 살아온 박철수 씨. 낡은 리어카는 그의 청춘이자,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소중한 보물이었다. 넉살 좋은 웃음과 구수한 입담으로 단골들을 끌어모으는 그는 영락없는 서울 토박이였지만, 최근 그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바로 그의 붕어빵 리어카 자리에 드론 택시 정류장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아따, 이제 겨우 아들놈 대학 졸업하고 취직도 했는데, 이 붕어빵 리어카마저 없으면 내가 뭐로 먹고 살라고..." 박씨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 "아니다, 아들놈이 이 붕어빵 먹고 자라서 우주라도 갈 놈인데! 걱정 말자!"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는 붕어빵 반죽처럼 말랑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인생의 쓴맛, 단맛을 모두 겪은 그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깊은 연륜이 묻어났다.
한편, 38세의 젊은 나이에 드론 택시 회사 CEO 자리에 오른 알렉산더 핀치는 서울에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드론 택시 정류장 건설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포드에서 MBA를 마친 그는 천재적인 사업 감각으로 불과 몇 년 만에 드론 택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과 차가운 효율성은 종종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었고, 박씨의 붕어빵 리어카는 그의 계산적인 사업 계획에 걸림돌처럼 느껴졌다.
"시간은 돈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정류장 건설을 시작해야 합니다." 핀치는 차가운 어조로 말하며 프로젝트 담당자들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어릴 적 영국 시골 마을에서 꿈꾸던 미래의 하늘을 향한 순수한 동경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박씨의 붕어빵 리어카가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곧 주변으로 퍼져나갔고, 28살의 꿈 많은 바리스타 한소미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녀는 박씨의 붕어빵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몇 년 전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후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박씨의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안 돼요, 아저씨! 이 자리를 지켜야 해요!" 소미는 박씨의 리어카를 지키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도왔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미는 우연히 핀치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동화책 '하늘을 나는 붕어빵'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쩌면... 핀치에게 아저씨 붕어빵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떨까?" 소미는 곧바로 박씨를 찾아가 핀치와 만나 그의 마음을 움직여보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박씨도 소미의 간절한 설득에 용기를 내어 핀치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며칠 후, 박씨는 핀치를 만나 그의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셨던 붕어빵과 핀치의 동화책에 등장하는 붕어빵의 놀라운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핀치는 처음에는 박씨의 이야기를 무시하려 했지만, 박씨의 진심 어린 목소리와 붕어빵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릴 적 꿈을 꾸던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의 차가운 표정 아래 숨겨져 있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댓글 · Comments
댓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