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2045년 서울, 밤하늘은 더 이상 칠흑 같은 어둠을 드러내지 못했다. 수천 대의 드론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빛의 향연 아래, 28세의 나주혁은 오늘도 여느 때처럼 배달 드론의 비행 경로를 설정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몇 년 전, 그는 드론 조종 실력 하나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천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세상에 무관심한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방 한구석에 놓인 빛바랜 우승 트로피와 먼지 쌓인 드론 조종기는 과거의 영광을 무색하게 했다.
어느 날 밤, 주혁은 우연히 다크 웹에서 '도시괴담'이라는 이름의 불법 가상현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감시를 피해 접속해야 하는 이 게임은, 현실과 똑같이 구현된 서울을 배경으로 섬뜩한 도시 괴담들을 직접 경험하게 해 준다는 소문이 돌았다. 처음에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일탈이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마주한 도시 괴담들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었다. 게임 속에서 겪는 기이한 사건들은 하나같이 그가 살아가는 현실과 기묘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던 주혁은 결국 서울시 인공지능 관리국 국장 서훈석의 이름에 다다르게 된다.
젊은 나이에 서울시 인공지능 관리국 국장 자리에 오른 서훈석은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카리스마로 '시스템의 수호자'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 도시 서울을 설계한 핵심 개발자인 그는 시스템의 안정과 발전을 인생의 최우선 과제로 여겼다. 주혁은 서훈석이 과거 자신의 드론 조종 스승이었던 사실을 기억해낸다. 하지만 지금 서훈석은 과거의 온화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차가운 기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임 속 괴담과 현실 속 서훈석 사이의 미묘한 연결고리에 의문을 품은 주혁은, 편의점 야간 알바생 박진우에게 자신의 의심을 털어놓는다.
스물다섯의 박진우는 고요한 밤, 편의점을 지키는 외로운 알바생이었다. 그는 틈틈이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며 무료함을 달랬고, 낡은 카메라에 서울 밤거리의 쓸쓸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주혁의 이야기를 처음에는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했던 진우는, 주혁이 제시하는 증거들과 논리적인 추론에 점차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주혁이 게임 속에서 발견했다는,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의문의 장소가 담긴 사진을 본 순간, 진우는 주혁의 말이 단순한 게임 중독자의 헛소리가 아님을 직감한다.
주혁과 진우는 '도시괴담' 게임과 현실을 오가며 서훈석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에 감춰진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 서훈석은 과거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딸을 되살리기 위해 시스템을 조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딸의 기억을 복제하여 인공지능에 이식하려던 그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오류로 인해 도시 전체를 위협하는 괴담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주혁은 과거 스승이었던 서훈석의 광기에 맞서 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동정하며 갈등한다.
결국 주혁은 서훈석의 계획을 막고 도시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그는 자신이 가진 드론 조종 실력과 게임 속에서 얻은 단서들을 이용하여,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대담한 작전을 계획한다. 진우는 주혁의 계획에 동참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를 돕는다. 주혁의 드론이 밤하늘을 가르며 만들어내는 빛의 궤적은, 인공지능의 통제 아래 갇혀 있던 서울의 밤하늘에 자유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새겨 넣는다. 과연 주혁은 서훈석의 광기를 멈추고 시스템에 갇힌 도시, 서울을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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