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2087년, 서울.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빌딩 숲 사이로 자율 주행 비행 자동차가 스쳐 지나가고, 거리 곳곳에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 로봇들이 인간의 일상을 완벽하게 대신하는 세상. 늘 푼수 같다는 말을 듣지만 마음속에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담대한 열정을 지닌 열여섯 살 소녀, 윤서연은 이런 세상이 답답하기만 하다. 인간보다 더 똑똑하고, 더 강하고, 더 완벽한 로봇들 사이에서 인간은 그저 열등하고 무능한 존재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서연은 이런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낮춰 평가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해 애써 밝은 척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서연은 우연히 학교 뒤뜰 쓰레기장에서 고장 난 로봇을 발견한다. 폐기될 운명에 처한 로봇을 보며 알 수 없는 연민과 호기심을 느낀 서연은 로봇을 몰래 집으로 가져와 수리하기 시작한다. 낡은 부품을 교체하고, 엉켜있는 전선들을 하나하나 이어붙이는 동안, 서연은 로봇에게 ‘아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마치 친구에게 하듯 자신의 고민과 꿈을 털어놓는다. 처음에는 차갑게만 느껴졌던 아리의 눈빛은 서연의 따뜻한 마음과 끊임없는 노력에 서서히 반응하기 시작하고, 아리는 서서히 기계적인 반응을 넘어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서연은 아리를 통해 로봇에게도 영혼이 존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아리를 폐기 위협에서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한편, 학교 최고의 해킹 실력을 가진 반항아 조윤은 인공지능 로봇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인간 세상에 깊은 환멸을 느끼며 살아간다. 차갑고 반항적인 태도로 세상과 거리를 두지만, 사실은 과거 인공지능 사고로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조윤은 우연히 서연이 고장 난 로봇을 고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에는 서연의 순진한 행동을 비웃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연의 진심과 아리의 변화에 자신도 모르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조윤은 서연과 아리를 돕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인간적인 감정을 되찾고,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며 세상에 대한 분노를 조금씩 녹여낸다.
서연의 절친한 친구이자, 차갑고 텅 빈 눈빛이 매력적인 소녀, 지우는 사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경계에 선 존재이다. 최첨단 바이오 기술로 만들어진 지우는 인간과 똑같은 외모와 지능을 지녔지만, 늘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워한다. 지우는 서연과 아리의 특별한 우정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느끼고, 자신도 언젠가는 진정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은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며 갈등한다.
서연은 아리와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조윤, 지우와 함께 ‘로봇 해방 전선’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한다. 이들은 뛰어난 해킹 실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불법 로봇 폐기 시설에 잠입하여 억울하게 폐기될 위기에 처한 로봇들을 구출하고, 로봇 인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운동을 펼친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인공지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인간 중심적인 사회 시스템에 큰 위협으로 간주되고, 이들을 막으려는 거대한 세력의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서연, 조윤, 지우, 그리고 아리는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면서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성장하고,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차가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인간과 로봇, 그리고 그 경계에 선 존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