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년, 서울은 눈부신 기술 발전과 뿌리 깊은 전통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도시로 변모했다. 고층 건물 사이사이로 드론 택시가 분주히 날아다니고, 증강 현실 광고판이 화려한 빛을 발하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런 미래 도시 한복판에서도, 28살의 웹툰 어시스턴트 한철수는 낡은 원룸에 틀어박혀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었다. 타고난 순수함과 유머 감각으로 주변을 웃음짓게 하는 그는 마치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청년이었지만, 연애 경험 전무에 '기계치' 기질까지 더해져 소개팅 시장에서는 번번이 퇴짜를 맞는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런 철수에게는 특별한 조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인공지능 사랑 도우미 '하나'였다. '하나'는 최신 연애 트렌드 분석부터 데이트 코스 추천, 실시간 패션 조언까지 완벽한 소개팅 코칭을 제공하며 철수의 성공적인 연애를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계의 언어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 서툰 철수에게 '하나'의 완벽한 코칭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의 조언대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다 소개팅녀를 겁먹게 하거나, 센스 있는 멘트를 날리려다 오해를 사 스턴건을 맞고 기절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어느 날, 철수는 '하나'의 추천으로 홍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소개팅을 하게 된다. 상대는 인디 밴드 '달콤한 오후'의 보컬 고영희. 톡톡 튀는 매력과 몽환적인 음색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그녀는, 겉으로는 까칠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츤데레'였다. '하나'는 영희의 SNS를 분석하여 그녀의 취향을 파악하고, 철수에게 맞춤형 대화 주제와 행동 지침을 전달한다. 하지만 '하나'의 예상과 달리, 철수와 영희의 만남은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철수는 '하나'가 시키는 대로 밴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어필하려 하지만, 엉뚱한 밴드 이름을 언급하며 영희를 당황시킨다. 설상가상으로, 철수는 영희가 건넨 이어폰을 보고 '하나'가 알려준 최신형 모델이 아니라며 구식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결국 화가 난 영희는 철수에게 "됐어요, 우리 그냥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해요." 라는 말을 남기고 카페를 나가버린다.
"하나, 나 또 망했지?" 풀이 죽은 철수는 '하나'에게 하소연하지만, '하나'는 침착하게 데이터를 분석하며 패인을 찾는 데 집중한다. 그때, 갑자기 철수의 머릿속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인간 또 차였대. 푸하하!" "역시 넌 안 돼, ㅉㅉ." 놀랍게도 그것은 주변 전자기기들의 목소리였다. 스마트폰, 냉장고, 심지어 가로등까지, 세상 모든 전자기기들이 철수의 소개팅 실패를 비웃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철수였지만, 이내 전자기기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철수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고 갈등을 해소하며 '전자기기 통역사'로서의 삶에 적응해간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아가는 것을 바라는 철수의 바람과는 다르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한편, 영희는 철수와의 최악의 소개팅 이후에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며, 철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끊임없이 경쟁과 비교에 시달리는 연예계 생활에 지쳐가던 영희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철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영희는 자신도 모르게 철수에게 이끌리고, 그의 순수한 열정과 따뜻한 마음에 감화된다.
결국, 철수의 능력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사용되고, 철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행복을 찾는다. 영희는 철수의 진심을 이해하고 그의 곁을 지키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두 사람은 친구로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비록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철수는 '하나'의 도움 없이도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고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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