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의 역사학자 솔렌 보몽은 남편 재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을 느낀다. 햇살 가득한 남프랑스에서 사랑만을 믿고 따라왔던 한국은 이제 그녀에게 낯설고 기이한 상징들만을 던져줄 뿐이다. 재현의 서재에서 발견된 고서는 단순한 문자가 아닌, 뒤틀린 그림과 알 수 없는 기호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이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논리를 거부하고 혼돈 속으로 그녀를 끌어당기는 듯했다. 재현의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단순 사고로 결론 내렸지만, 솔렌의 눈에는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다. 그의 연구, 은밀한 만남,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쥐고 있던 기묘한 모양의 펜던트는 설명되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솔렌은 남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고서 해독에 매달린다. 그녀는 재현의 연구 자료들을 통해 그가 한국의 고대 종교와 그들의 의식에 깊이 매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영생을 갈망했던 고대 종교 지도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행했던 기이한 의식과 숭배했던 신적인 존재에 대한 기록은 솔렌의 정신을 뒤흔들었다. 재현은 왜 이런 위험한 연구에 몰두했던 것일까? 그는 단순히 학자로서 호기심을 충족하려 했던 것일까, 아니면 이 금단의 영역을 넘어서는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일까? 솔렌은 고서를 해독할수록, 재현이 남긴 암호들이 단순한 학술적 단서가 아니라, 그의 정신이 붕괴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조각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에 사로잡힌다.
점점 더 연구에 몰두하던 솔렌은 자신도 모르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기 시작한다. 재현의 연구를 지원했던 종교 단체 '천광회'와 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구본준은 솔렌에게 기묘한 불안감을 안겨준다. 그들은 겉으로는 온화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빛과 미소 뒤에는 알 수 없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솔렌은 재현이 천광회의 어두운 비밀에 다가가려다 제거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한편, 솔렌은 재현의 오랜 친구이자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응우옌의 도움을 받는다. 응우옌은 솔렌에게 고서에 적힌 기호들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한국의 고대 신화와 전설 속에 숨겨진 상징과 메시지임을 알려준다. 그는 솔렌에게 고서를 해독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녀의 혼란스러운 정신을 다잡아주는 anchor 역할을 한다.
하지만 솔렌이 고서를 해독할수록, 그녀의 정신은 더욱 혼란에 빠져든다. 고서에 적힌 의식과 주문들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정신을 뒤흔들고 현실을 왜곡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솔렌은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에 의해, 마치 저 curse처럼, 정신이 혼미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재현이 남긴 연구 자료들을 통해 그가 천광회의 비밀 의식에 참여했고, 그 의식을 통해 영생을 얻으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대가는 끔찍했다. 영생을 얻는 대신, 자신의 정신을 저 차원의 존재에게 넘겨주어야 했던 것이다. 재현은 그 사실을 깨닫고 의식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솔렌은 천광회의 음모를 막고, 재현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한다. 그녀는 천광회의 비밀 사원에 잠입하여, 그들이 행하려는 의식을 막고, 재현을 그들의 손아귀에서 구하려 한다. 그러나 그녀 앞에는 희생이 따르는 잔혹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재현을 구하기 위해서는, 솔렌 자신이 의식에 참여하여 자신의 영혼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것이다. 솔렌은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혼돈 속으로 끌어들인 이 저주받은 의식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한다. 과연 그녀는 재현을 구하고, 자신의 정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히 혼돈 속에 갇히게 될까? 솔렌의 선택은 단순한 죽음을 넘어선, 존재 자체의 소멸과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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