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면 직접 치우세요

신이시면 직접 치우세요
오늘 아침, 폐업 직전인 옥상 목욕탕에 신들이 번호표를 뽑고 들어와 인간에게 떠넘긴 죄를 씻어 달라고 요구한다. 신의 죄를 밀 때마다 하늘에 매달렸던 물건들이 지상으로 떨어지자, 세신사는 첫 손님의 등에서 나온 우박을 석탄삽으로 퍼내며 나머지 신들에게 고무대야를 씌운다. 신들이 가리킨 천장 너머에서 목욕탕 급수 밸브가 헛돌고, 세신사는 천사 배관공과 함께 비상계단을 타고 구름 속 저수조까지 올라가 신들이 혼자 쓰려고 잠가 둔 물을 끌어온다. 그러나 가장 먼저 깨끗해지고 싶다는 어린 신이 다른 손님들을 욕탕 밖으로 밀쳐내고, 세신사는 그 작은 손목을 붙든 채 모두 똑같이 기다리라고 말한다. 이제 일몰까지 칠 분, 뜨거워진 저수조 아래로 신들의 죄를 담은 때가 쌓여 가고 마지막 냉수 한 통이 배수구 쪽으로 넘어지고 있다.
종교물현재에 충실한순수함과 욕망형이상학적인어드벤처병맛하드보일드
회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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