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서진우
프로필
78세의 서진우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인 얼굴과는 달리 반짝이는 눈빛을 간직한 채, 낡은 책 냄새와 은은한 국화차 향이 배어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다. 은퇴한 대학교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그의 서재는 방대한 철학 서적과 역사적 사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예리한 통찰력과 논리적 사고를 지닌 그는 학계에서도 명성이 자자했지만, 고집스러운 면모와 냉소적인 태도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내의 죽음 이후, 그는 더욱 세상과 벽을 쌓은 채 과거의 기억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매일 아침 딥페이크 기술로 재현된 아내의 목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며, 그녀와 나누던 사소한 농담이나 추억들을 곱씹는 것을 삶의 유일한 낙으로 여기는 그의 모습에는 쓸쓸함과 함께 깊은 그리움이 묻어났다. 젊은 시절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던 진우는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정성스럽게 보관하고 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빛바랜 사진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며 지난날을 회상하곤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아내의 목소리를 복원해준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그의 무료한 일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잊고 있던 감정들을 다시금 일깨우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