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상, 그러나 그 공존은 절대적 힘의 불균형 아래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었다. 뱀파이어들은 인간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규칙과 질서를 강요했으며, 인간들은 그들의 그림자 아래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다. 그 숨 막히는 현실 속에서 18살 소녀 신지혜는 뱀파이어들이 다니는 '에탤로 고등학교'에 전학 오게 된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지혜는 처음에는 들뜬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애썼다. 하지만 학교는 지혜의 예상을 뛰어넘는 끔찍한 비밀을 감추고 있었다.
학교는 뱀파이어들이 인간 사회에 녹아들기 위한 교육기관인 동시에, 인간 학생들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곳이었던 것이다. 지혜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경악한다. 뱀파이어들은 인간의 피를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극심한 갈증을 억누르며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 '인공 혈액'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공 혈액은 진짜 피에 대한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해주지 못했고, 학교 곳곳에는 뱀파이어 학생들이 피를 갈구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만연했다.
지혜는 자신이 마치 맹수들의 우리에 갇힌 한 마리의 토끼와 같은 처지임을 깨닫고, 언제 뱀파이어들에게 정체를 들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혜는 우연히 학교의 반장이자 모든 뱀파이어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명문가의 장남 키릴 데미도프와 마주치게 된다. 차가운 푸른 눈빛과 조각 같은 외모를 지닌 키릴은 뱀파이어 사회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완벽한 모범생으로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백 년 가까이 인간 세상을 맴돌며 살아온 그는 내면 깊은 곳에 인간에 대한 경멸과 삶의 권태를 품고 있었다. 인간을 사냥감 그 이상으로 여겨본 적 없던 키릴.
그러나 지혜의 피에서 풍겨오는 알 수 없는 매력은 그의 오랜 냉담함을 뒤흔들 만큼 강렬했다. 키릴은 자신도 모르게 지혜에게 이끌리기 시작하고,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집요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지혜는 키릴의 날카로운 시선과 알 수 없는 호기심 어린 눈빛에 불안감을 느끼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고 평범한 학교생활을 이어가려 애쓴다. 한편,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짜리' 루벤 니콜로프는 남몰래 지혜를 지켜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뱀파이어의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피를 갈망하지 않는 루벤은 자신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었다.
루벤은 지혜의 순수함에 이끌리면서도, 그녀가 자신의 존재로 인해 위험에 빠질까 봐 두려워한다. 그는 멀리서 지혜를 지켜보며 그녀에게 다가갈 기회만을 노린다. 그러던 중, 학교 내에서 의문의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인간 학생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뱀파이어들은 학교 어딘가에 '금기를 어긴 뱀파이어'가 숨어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학교 전체는 공포와 불신에 휩싸인다. 지혜는 자신을 향한 키릴의 집착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 사이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는다.
지혜는 자신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학교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끔찍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측 불허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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