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프와의 위험한 동맹
**장면 시작**
**[장면 1]**
**이른 새벽, 붕괴된 도시의 폐허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낡은 건물 안. 어둠 속에서 희미한 촛불 하나가 흔들리며 벽에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시멘트 벽돌이 드러난 공간은 오래된 책과 녹슨 기계 부품들로 어지럽게 널려있다. 먼지 쌓인 라디오 한 대가 탁자 위에서 희미한 잡음을 뱉어내고 있다. 레프가 집중한 표정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조절하고, 맞은편에 앉은 시훈은 손때 묻은 공책에 무언가를 열심히 받아 적고 있다.]**
**레프:** (낮게 읊조리듯) ... 북서쪽 구역, 통행 금지령 발령... 이번엔 또 뭘 감추려는 거지?
**시훈:** (고개를 들지 않고) 뭔가 심상치 않아요. 최근 들어 통행 금지 구역이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요. 마치... 누군가 우리가 뭔가를 찾아내는 걸 두려워하는 것처럼.
**레프:** (비웃으며) 허, 이제 보니 꼬맹이가 제법 눈치가 있네. 그래, 네 말이 맞아. '진실의 벽' 뒤에 숨은 놈들은 우리 같은 쥐새끼들이 설치는 꼴을 못 봐.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교활하게 우리를 가둬두려 할 거야.
**[레프, 자리에서 일어나 낡은 지도가 붙어있는 벽으로 다가간다. 지도는 붉은색 X자 표시들로 가득하다.]**
**시훈:** 하지만 이렇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요.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예요. '진실의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내야만 해요.
**[시훈의 눈빛이 결의에 찬 빛으로 빛난다. 레프는 그런 시훈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다시 라디오 쪽으로 돌아선다.]**
**레프:** 좋아. 네 그 패기, 마음에 들어. 하지만 꼬맹아, 세상은 네 생각보다 훨씬 더럽고 잔인한 곳이야. '진실'이라는 건, 때론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만큼 위험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
**[레프, 라디오 볼륨을 줄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레프:** 그래도... 네 녀석 덕분에 지루한 일상에 활력이 생겼다는 건 인정해야겠군.
**[레프, 품속에서 낡은 가죽 지도를 꺼내 시훈에게 던져준다.]**
**레프:** 자, 이걸로 네 호기심을 채워봐. '진실의 벽' 서쪽 경계, 아무도 살피지 않는 잊혀진 감시탑으로 가는 길이야.
**[시훈, 지도를 받아들고 눈을 크게 뜬다. 지도에는 레프가 말한 감시탑 외에도 여러 미지의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다.]**
**시훈:** 이건...
**레프:** (시훈의 말을 끊으며) 위험한 거래라는 건 알고 있겠지?
**[시훈, 잠시 고민하다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시훈:** 알아요. 하지만 저는 진실을 알아야겠어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다. 새벽의 희미한 빛 속에서, 위험한 동맹의 서막이 오른다.]**
**장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