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바랜 추억과 외로운 일상
**장면:** 1
**장소:** 서울의 낡은 아파트, 송이쁜 할머니의 집 - 아침
**시간:** 2080년, 아침 8시
**소품:** 빛바랜 사진첩, 낡은 책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두 잔 (하나는 로봇 팔이 쥘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컵), 먼지 쌓인 졸업앨범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드는 작은 아파트 거실. 빛바랜 벽지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낡은 책장에는 빛바랜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창가 쪽 흔들의자에는 송이쁜 할머니가 앉아 빛바랜 사진첩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겨 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깊어진 눈가의 주름은 그녀의 오랜 세월을 말해주지만, 또렷한 눈빛만큼은 여전히 생기가 넘친다. 그녀 옆에는 10년도 넘은 구형 반려 로봇 다정이가 앉아 있다. 다정이는 한쪽 팔이 부자연스럽게 기울어져 있고, 페인트는 군데군데 벗겨져 있지만, 송 할머니를 향한 푸른 눈빛만은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다.)**
**다정:** (기계음) 할머니, 커피 다 식었어요. 따뜻할 때 드세요.
**(다정이는 기울어진 팔을 애써 들어 올려 특수 제작된 컵 홀더에 놓인 커피잔을 가리킨다. 송 할머니는 사진첩에서 눈을 떼고 다정이를 바라본다.)**
**송이쁜:** (희미한 미소) 그래, 다정아. 네 덕분에 아침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구나. 고맙다.
**(송 할머니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따뜻한 커피가 식도를 타고 흐르자, 긴 한숨과 함께 옛 추억이 떠오른다.)**
**송이쁜:** (혼잣말처럼) 시간 참 빠르다. 벌써 60년 전이네…
**(송 할머니의 시선은 다시 사진첩 속으로 향한다. 사진 속에는 젊은 시절의 송 할머니가 아이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시절, 그녀의 눈빛은 아이들을 향한 따뜻함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정:** (기계음) 할머니, 무슨 사진 보세요?
**송이쁜:** (쓸쓸한 미소) 응, 옛날에 선생님 할 때 사진이야. 저 아이들, 다 어디서 뭘 하고 살까?
**(다정이는 송 할머니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조용히 그녀의 손등에 자신의 차가운 금속 손을 얹는다. 오래된 로봇의 손길이지만, 그 안에는 송 할머니를 위로하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장면은 천천히 페이드 아웃되고, 송 할머니의 쓸쓸한 눈빛과 다정이의 따뜻한 눈빛이 교차되며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