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제목: 나는 오타쿠다]
[장소/공간: 연남동의 활기찬 거리, 낮]
[장면 설명]
맑고 햇살이 가득한 낮, 연남동의 거리는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페와 소규모 가게들이 즐비한 이곳은 젊음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거리 한편, 박원은 그의 특징적인 청바지와 계절을 착각한 듯한 후드티, 그리고 두꺼운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그의 옆에는 오타쿠 복장을 한 동료가 함께 서 있으며, 두 사람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아야나미 레이의 복장을 한 여성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박원]
(흥분해서) 오오, 아야나미 레이! 히사시부리! 스고이! 카와이이! 사스가 레이짱! 아이시떼루!
[여성]
(기겁하며 도망간다) 꺄악! 변태야!
[박원]
(울부짖으며) 니게쨔 다메 니게쨔 다메다!!!
[동료]
(고개를 저으며) 야레야레. 다메다요 원쿤, 잘 봐야지. 저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코스프레가 아니고 그냥 아야나미 레이가 입고 있던 교복이랑 비슷한 일상복이라능!
[박원]
(당황한듯이) 시맛따! 자세히 보니까 그러네...!
[동료]
(질린듯한 표정으로) 진짜 코스프레이어라도 그렇게 다가가면 누구라도 도망갈거라능!
동료의 질타에 박원은 잠시 머쓱한 웃음을 짓지만 그것도 잠시 둘은 곧 새로운 구경거리를 찾아 연남동 공원을 걷기 시작한다. 그때 갑자기 박원의 휴대폰에서 요란한 아니메 주제가가 흘러나온다. 무언가 놀란듯한 표정의 동료에게 박원이 먼저 가라고 손짓하며 전화를 받는다.
[박원]
(표정이 진중하게 급변한다) 효창동 255
[신반민특위 오퍼레이터]
백운방 18760829, 요원 확인.
[박원]
코드명 안중근, 말씀하세요.
[신반민특위 오퍼레이터]
새로운 임무입니다. 내일 오후 7시...
박원은 수십초 정도 진지한 얼굴로 통화를 하더니 끊는다. 조금 앞서 걷다가 다시 돌아온 동료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박원에게 묻는다.
[동료]
박원... 나한테 숨기는거 있지? 너 설마...
[박원]
(흠칫하며) ...어떻게 알았지? 다음 한 마디는 신중하게 고르는게 좋을거야 본인을 위해서라도.
박원이 동료를 노려보며 뒷주머니에 손을 가져간다.
[동료]
그 휴대폰 컬러링 '달의 아이 호시노쨩' 특별 콘서트 예매 특전이잖아! 너 설마 예매 성공한거야? 고노야로!!!
[박원]
(뒷주머니에서 티켓 두장을 꺼내며) 짜잔!!! 당연하지 개발자 사마를 무시하지 말라고 고노야로! 내가 직접 만든 매크로 돌려서 겟또 했다고!!!
흥분해서 떠드는 두 명의 오타쿠의 뒷모습을 비추며 카메라가 페이드 아웃된다.
어느 덧 연남동 공원 위의 하늘이 노을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