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돌이는 늘 그렇듯, 새벽녘의 실험실 복도에서 마법 빗자루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먼지를 쓸고 있었다. 그날도 연구원들의 무심한 눈길을 피해 구석진 곳을 샅샅이 훑던 그는,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복도 끝에서 이상한 동물과 마주친다. 그 동물은 토끼와 여우, 그리고 족제비의 특징이 기괴하게 섞인 모습으로, 유달리 큰 눈과 길쭉한 귀, 반쯤 투명한 털을 지니고 있었다. 동물은 돼돌이의 앞에서 의미심장한 소리로 "곧 세 명의 과학자가 죽을 것이다"라고 속삭이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돼돌이는 처음엔 환각이라 여겼지만, 그날 밤 진짜로 한 연구원이 실험기구 폭발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사건은 실험실 전체에 불안과 의심을 불러일으켰고, 돼돌이는 본능적으로 이 이상한 동물과 죽음의 관련성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한편, 열 살의 과학 신비론 비밀조직 수장인 인간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실험실 내외부의 모든 정보를 장악하려 든다. 그는 자신의 방대한 실험 노트와 과거의 미해결 사건들을 모조리 다시 검토하며, 이번 사고가 단순한 과실이 아니라는 의심을 굳힌다. 인간의 이성적이고 냉철한 태도는 어른 연구자들마저 주눅 들게 했고, 그는 돼돌이의 이상한 행동과 함께 사라진 동물의 흔적에 집요하게 집착한다. 인간은 실험실 내에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흔적들을 발견하지만, 자신의 권위와 조직의 비밀을 지키려는 강박 때문에 마법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오히려 돼돌이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둘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고조된다.
리아나는 외부 취재 목적으로 실험실에 들어온 뒤, 현장의 혼란과 연구원들의 동요를 예리하게 감지한다. 그녀는 과학과 미신, 그리고 조직 내부의 위선을 교차적으로 분석하며, 본능적으로 돼돌이와 인간—이 두 명의 아이가 이 사건의 핵심임을 깨닫는다. 리아나는 특유의 냉소적 언변과 위트로 어른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실험실 곳곳에서 수집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비밀리에 조사망을 넓혀간다. 그녀는 죽은 연구원의 노트에서 기이한 암호와 동물의 털 조각을 발견하고, 돼돌이와 은밀히 접촉하여 자신의 추론을 공유한다. 리아나는 진실을 밝힘으로써 과학계와 마법계의 위선을 폭로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의 심층부로 파고든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번째, 세 번째 사망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각 죽음에는 예외 없이 그 기묘한 동물의 흔적과 불가해한 예언이 따라붙었고, 실험실 내부는 공포와 불신으로 점점 금이 간다. 돼돌이는 자신이 본 동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금지된 마법 의식을 시도한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마법적 재능과 관찰력을 총동원해 죽음의 패턴을 추적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 겪은 배신과 소외의 기억이 떠오르며, 돼돌이는 자신의 무력감과 싸우게 된다. 인간은 돼돌이의 행동을 감시하며, 동시에 자신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앞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두 아이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점차 사건의 본질에 다가선다.
세 인물의 조사가 교차하며 드러나는 진실은, 이 기묘한 동물이 과거 과학-마법 공동 실험에서 탄생한 ‘예언적 존재’라는 것이다. 실험실의 권력자들은 과학적 명분 아래 이 생물을 창조했으나, 예언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존재를 감추고 모든 기록을 삭제했다. 그러나 동물은 자신을 창조한 이들의 욕망과 두려움을 읽어내,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비밀과 죄를 ‘예언’이라는 형태로 드러내고 있었다. 죽음의 진짜 원인은 동물의 예언 그 자체가 아니라, 예언이 불러일으킨 인간들의 불안과 집착, 그리고 서로에 대한 극한의 불신에서 비롯된 ‘심리적 감염’에 가까웠다. 돼돌이와 인간, 리아나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 진실에 다가가지만, 마지막 순간 세 인물 모두 자신만의 약점을 마주하게 된다.
클라이맥스에서 돼돌이는 자신의 마법적 재능과 과학적 추리를 결합해 동물의 예언을 거짓으로 만드는 의식을 시도한다. 인간은 과학적 논리로 이를 통제하려 들지만, 결국 자신의 불안과 강박에 굴복한다. 리아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실험실의 모든 비밀을 외부에 폭로할 결심을 한다. 그러나 의식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동물은 세 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 ‘진실은 너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실험실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과학과 마법의 질서가 뒤섞인다. 돼돌이는 자신이 세상에 인정받지 못할 존재임을 받아들이면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운다.
결국 실험실은 외부 세계에 그 존재가 드러나며 해체되고, 각 인물은 자신만의 상처와 진실을 안고 흩어진다. 돼돌이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인간은 다시 실험과 진실의 경계에 선다. 리아나는 폭로 기사로 세상을 뒤흔들지만, 그 후유증으로 과학계와 마법계 양쪽 모두에서 배척당한다. 사건의 진실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독자에게 다층적인 여운을 남긴다. 과학과 마법, 예언과 불안, 인간의 욕망과 진실이 교차하며, 모든 것은 처음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계에 파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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