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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talk 오리지널 · 장면 15 · 챕터 5

대장장이와 금속 정조대

정조대를 대대로 가업으로 만들어온 고문 기구 장인의 삼류 제자는 저주받은 강철 팬티를 술김에 직접 착용했다가 열쇠 구멍에 맥주 캔 뚜껑이 끼어 영영 잠겨버리는 대참사를 겪는다.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마녀는 하필이면 오늘 밤 도시의 불법 성인용품 경매장에 VIP로 참석해 황금 채찍을 낙찰받을 예정이다. 번쩍이는 가죽 마스크를 뒤집어쓴 경매장 가드들이 몽둥이를 치켜들며 그가 숨은 탈의실 문을 발로 차 부수기 직전이다.

  • 등장인물 3
  • 장소 5
  • 장면 15
  • 줄거리 2,120자
대장장이와 금속 정조대 cover image

인물 · Characters

등장인물들

배두철

남성

사부 몰래 빼돌린 유물에 엉덩이가 끼어버린 고문 기구 공방의 만년 수습공

프로필

엉덩이에 들러붙은 저주받은 강철 팬티를 벗기 위해 불법 경매장의 VVIP인 벨라의 옷자락을 붙들어야 하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타구니에서 요란한 쇠마찰음이 터져 나와 위치를 동네방네 떠벌리는 꼴이 된다. 문을 부수고 들이닥치는 고광태의 몽둥이를 피해 VIP 라운지를 뒤집어엎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가업의 수치스러운 비밀이 담긴 강철 팬티의 잠금장치를 풀어내야만 사내구실을 되찾을 수 있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도망치는 와중에도 눈앞에 가죽이나 쇠붙이만 보이면 무의식적으로 핀셋과 망치를 꺼내 분해해 버리는 손버릇이 있다. 경비병이 몽둥이를 치켜들면 겁을 집어먹고 바닥을 구르면서도, 정작 상대의 가죽 멜빵 버클이나 벨트 잠금쇠를 0.5초 만에 따서 바지를 흘러내리게 만드는 기괴한 장인 정신을 발휘한다.

배경

대대로 고문 도구와 정조대를 깎아온 가문에서 유일하게 자물쇠 열기 실력만 낙제를 면치 못하던 골칫거리 제자였다. 스승이 비밀 금고에 봉인해 둔 가문의 금기 유물에 술김에 하체를 욱여넣었다가, 안줏거리로 깐 캔맥주 뚜껑 손잡이가 핵심 태엽 구멍에 말려들어가며 이 황당무계한 도주극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묘사

땀범벅이 된 헝클어진 머리칼 아래로 잔뜩 겁에 질린 채 주변을 살피는 배두철은, 낡은 가죽 앞치마와 헐렁한 작업복 바지 너머로 기괴하게 각진 하반신의 금속 굴곡을 감추지 못해 엉거주춤한 팔자걸음으로 버티고 서 있다. 주머니마다 쑤셔 넣은 소형 망치와 정밀 핀셋들이 짤랑거리는 와중에도 그의 거친 손가락은 불안을 해소하려는 듯 맹렬하게 꼬물거리며 시야에 걸리는 모든 버클과 나사를 본능적으로 조준한다. 골반을 뒤흔들며 허벅지를 옥죄는 육중한 고대 강철의 무게 탓에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기름칠 안 된 경첩 비명 같은 쇠마찰음을 요란하게 흩뿌리는,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공방 제자의 꼴사나운 실루엣이다.

벨라

여성

취향 저격 명품을 수집하느라 뒷골목 불법 경매장의 VVIP가 된 고대 마녀

프로필

평생 모아둔 어둠의 비자금을 모조리 쏟아부어 오늘 밤 출품된 황금 채찍을 반드시 낙찰받으려 한다. 그러나 백 년 전 장난삼아 만든 실패작 강철 팬티를 입고 도망치는 배두철을 발견하자, 당장 저주를 풀어주는 대신 그가 경비대장 고광태의 몽둥이를 피해 우스꽝스럽게 엉덩이를 흔들며 도망치는 꼴을 안주 삼아 느긋하게 입찰 번호표를 치켜든다.

입찰가가 오를 때마다 깃털 부채 뒤로 혀를 날름거리며 붉은 와인을 홀짝이지만, 비자금 잔고가 적힌 수표를 쥔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바들거린다. 경비대장의 진압봉이 강철 팬티에 부딪혀 쪼개질 때마다 박장대소하며 가장 높은 호가를 불러 객석을 얼어붙게 만든다.

배경

한 세기 전 마법 공방에서 온갖 짓궂은 저주 기구를 만들다 지루함에 빠져 은퇴했으나, 소장욕을 자극하는 전설의 황금 채찍이 경매장에 나온다는 소문에 지하실 금고를 털어 지상으로 기어 나왔다. 탈의실 문을 뚫고 튀어나온 엉덩이의 쇠붙이를 보자마자 자기가 젊은 시절 술김에 마법을 걸어 하수구에 버렸던 바로 그 '잠긴 바지'임을 한눈에 알아챘다.

묘사

검붉은 벨벳 드레스 위로 해골 모양의 은빛 브로치를 주렁주렁 매단 벨라는 백 년이 넘는 세월의 풍파를 짙은 화장과 기괴한 우아함 뒤로 감춘 노회한 마녀다. 경매장 VIP석에 거만하게 턱을 괴고 앉아 깃털 달린 검은 부채 사이로 기괴한 미소를 흘리며 아수라장이 된 무대를 관람하듯 즐긴다. 한 손에는 깨질 듯 위태로운 와인잔을, 다른 한 손에는 비자금 잔고가 바닥나 파들거리는 손가락으로 거대한 금박 입찰 팻말을 번쩍 치켜든 모습이 지독하게 탐욕스럽고 유쾌하다.

고광태

남성

비밀 사교 클럽과 불법 경매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죽 마스크 경비용병

프로필

난입한 쥐새끼 배두철의 대가리를 박살 내어 경매장의 권위를 증명하고 VVIP 벨라의 박수를 받아내는 것이 오늘 밤 고광태의 단 하나뿐인 목표다. 하지만 배두철의 엉덩이를 향해 몽둥이를 내리칠 때마다 강철 팬티의 묵직한 쇳소리와 함께 특제 진압봉이 동강 나며 가드들 앞에서 체면을 완전히 구긴다. 비웃음 섞인 벨라의 환호에 취해 입찰가가 치솟자, 고광태는 경비 수칙을 내던진 채 창고에 처박아둔 무식한 체벌 도구들을 양손에 꼬나쥐고 무대 위로 돌진한다.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는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꽉 쥐며 목소리를 깔지만, 흥분하면 침을 튀기며 관자놀이에 핏대를 세운다. 몽둥이가 부러져 나갈 때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얼얼한 진동을 애써 숨기려 뒷짐을 진 채 헛기침을 내뱉는다. 벨라가 부채를 흔들며 웃음을 터뜨리기만 하면, 자신이 얻어맞은 꼴도 잊은 채 광대처럼 이를 드러내며 흉악한 연장을 새로 집어 든다.

배경

특수부대 무도 교관 출신으로 암시장 뒷골목에 스카우트되어 십 년간 단 한 번의 경매 사고도 용납하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이번 경매만 완벽하게 통제해 내면 주최 측의 간부로 승진하기로 약속되어 있었으나, 난데없이 강철 팬티를 뒤집어쓰고 나타난 배두철 때문에 커리어 최대의 난장판을 맞닥뜨렸다.

묘사

터질 듯한 떡대를 옥죄는 검은색 에나멜 가죽 하네스와 징이 촘촘히 박힌 장갑을 걸친 고광태는, 입술 부위만 지퍼로 뚫린 번들거리는 가죽 복면 사이로 희번덕거리는 눈광을 뿜어낸다. 굵직한 턱선과 목덜미에는 몽둥이가 부러질 때마다 솟구친 성난 핏줄이 굵게 맥동하며, 허리춤에는 온갖 흉포한 진압 도구와 쇠사슬이 묵직하게 쩔렁거린다. 반쯤 박살 난 특제 진압봉을 등 뒤로 숨기며 태연한 척 가슴을 펴지만, 관객석의 환호에 도취되어 한쪽 입꼬리만 잔뜩 찢어 올린 채 침을 질질 흘리는 꼴은 위엄 넘치는 경비대장이라기보다 피에 굶주린 광대에 가깝다.


줄거리 · Synopsis

줄거리

폐쇄된 증기 보일러실을 불법 개조한 암시장 '바빌론 카르텔'의 탈의실에서, 고문 기구 공방의 만년 수습공 배두철은 사부 몰래 차고 나온 저주받은 강철 팬티의 열쇠 구멍에 맥주 캔 뚜껑이 짓이겨 박힌 채 옴짝달싹 못 하는 처지에 놓인다. 헐벗은 채 엉거주춤 쪼그려 앉은 그의 귓전으로 둔탁한 발길질 소리가 울리고, 경비대장 고광태가 징 박힌 가죽 마스크 사이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합판 문을 부수고 난입한다. 고광태가 무단 침입자를 처벌하겠다며 특제 진압봉을 치켜들자, 배두철은 본능적으로 굴러 바닥에 뒹굴며 상대의 가죽 멜빵 버클과 혁대 걸쇠를 핀셋으로 찰나에 낚아채 분해해 버린다. 고광태의 바지가 순식간에 발목으로 흘러내려 경비대장의 진압봉이 허공을 가르는 사이, 배두철은 요란한 쇳소리를 사타구니로 튕겨내며 붉은 암막 커튼을 찢고 경매장 복도로 내달린다.

비밀 지하 경매장의 중심부인 원형 무대 위에서는 백 년 묵은 마녀 벨라가 경매대 위를 탐욕스레 노려보며 깃털 부채를 파들거리고 있다. 오늘 밤의 최고가 매물인 황금 채찍을 낙찰받기 위해 비자금 수표를 흔들던 벨라는 난데없이 복도에서 튀어나와 엉덩이로 금속 마찰음을 뿜어내는 배두철을 목격한다. 자신이 과거 장난삼아 만든 실패작 저주 구속구에 엉덩이가 끼어 질주하는 수습공의 우스꽝스러운 꼴에 매혹된 벨라는 황금 호명봉이 경매대를 치기 직전 호가를 세 배로 껑충 올려 부르며 경매의 흐름을 뒤흔든다. 그 뒤를 바지를 겨우 추켜올린 고광태가 새 몽둥이와 쇠사슬을 휘두르며 맹렬히 추격해 온다. 고광태의 묵직한 쇠몽둥이가 배두철의 둔부에 정타로 꽂히는 순간, 몽둥이는 산산조각이 나지만 외부 충격을 흡수할수록 더 좁혀지는 저주의 법칙 탓에 강철 팬티가 배두철의 골반을 짓이기며 조여와 숨통을 가로막는다.

배두철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채 고광태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경비대장이 찬 예비 곤봉집의 태엽 리벳을 따내 그를 고꾸라뜨린다. 그 틈을 타 배두철은 벨라의 VIP 라운지 박스석 난간으로 뛰어올라 그녀의 진홍색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 저주를 풀어달라며 열쇠 구멍에 박힌 찌그러진 캔 뚜껑을 들이민다. 그러나 벨라는 자지러지게 폭소하며 배두철을 밀쳐내고, 그가 몽둥이에 맞아 쪼그라들수록 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된다며 입찰 번호표로 배두철의 이마를 후려친다. 고광태는 창고에서 긁어모은 대형 강철 집게를 양손에 쥐고 무대 위로 뛰어올라 배두철의 목덜미를 짓누르며 뼈를 부러뜨릴 기세로 짓밟는다. 강철 팬티의 결속력이 한계치에 달해 골반 뼈가 뒤틀리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 배두철은 바닥에 나뒹굴던 시계 수리용 미세 망치와 핀셋을 그러쥔다.

경매 사회자가 마지막 세 번째 호명봉을 내리치려는 순간, 배두철은 사타구니를 내리찍으려는 고광태의 거대한 집게 관절 축을 향해 몸을 내던지며 지렛대 삼아 핀셋을 찔러 넣는다. 반작용으로 튕겨 나간 집게 파편이 허공을 갈라 천장의 고압 증기 밸브를 산산조각 내자 유황 연기가 원형 무대를 집어삼킨다. 자욱한 증기 속에서 배두철은 고광태의 가죽 하네스 연결 고리를 모조리 해체해 그의 상체를 경매대 중앙 철기둥에 단단히 결박해 버린다. 당황한 벨라가 황금 채찍을 낚아채 도주하려 하자, 배두철은 채찍의 손잡이에 박힌 고대 마법석이 자신의 강철 팬티 자물쇠 태엽과 동일한 주술공학적 공명 주파수를 가졌음을 직감한다. 배두철은 달아나는 벨라의 발목을 낚아채며 황금 채찍 끝자락을 자신의 사타구니 자물쇠 틈새에 억지로 쑤셔 넣고, 벨라의 손목을 꺾어 채찍의 방아쇠 태엽을 역방향으로 격발시킨다.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황금 채찍의 마력이 역류하며 자물쇠 구멍 속의 캔 뚜껑을 가루로 날려버리고, 저주받은 강철 팬티는 마침내 두 동강 나며 바닥으로 굉음을 내며 추락한다. 마력의 반동으로 벨라는 뒤로 나자빠져 비자금 수표를 허공에 흩뿌리고, 배두철의 엉덩이에서 떨어져 나간 강철 파편은 경매대 바닥에 꽂힌 채 연기를 내뿜는다. 계엄령 순찰대의 사이렌 소리가 지상에서부터 울려 퍼져 카르텔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가운데, 배두철은 해방된 하반신에 피가 도는 저릿한 고통을 느끼며 옷소매로 식은땀을 닦아낸다. 사내구실을 되찾은 배두철은 바닥에 뒹구는 반쪽짜리 강철 팬티와 황금 채찍의 잔해를 공방의 가죽 앞치마에 쓸어 담은 뒤, 난동에 휩싸인 인파의 틈바구니로 유유히 몸을 숨긴다.


세계관 · World

세계

representative image

설정

도시의 쇠락한 구시가지 지하 4층, 폐쇄된 증기 난방 보일러실을 불법 개조한 비밀 지하 경매장 '바빌론 카르텔'. 녹슨 배관이 천장을 거미줄처럼 뒤덮고 있으며, 매캐한 저질 시가 연기와 땀에 절은 가죽 냄새, 싸구려 오일 향수가 뒤엉킨 밀실이다. 중심부에는 붉은 벨벳 천이 깔린 원형 경매 무대가 자리 잡고, 그 주변으로 방음용 암막 커튼이 쳐진 VIP 라운지 박스석과 삐걱거리는 철제 나선 계단, 기름 찌꺼기와 가죽 파편이 나뒹구는 지하 탈의실이 쥐구멍처럼 얽혀 있다.

시대

증기 기관과 초보적인 전기 배선, 어설픈 고대 주술이 난폭하게 뒤섞인 가상의 세기말. 혹한이 몰아닥친 늦겨울의 자정 무렵으로, 지상에는 계엄에 가까운 치안 단속이 펼쳐져 도시의 온갖 변태적 욕망과 뒷거래가 단 하룻밤 열리는 이 지하 밀실로 전부 쏟아져 들어온 시점이다.

규칙

1. 경매장 안에서 무기 소지는 경비대장 고광태의 사설 경비대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되며, 일반 참가자가 무기를 꺼내거나 소란을 피우면 즉각 사지 결박 후 '체벌 로트'로 강제 경매에 부쳐진다. 이 때문에 배두철은 손에 든 핀셋과 망치를 흉기가 아닌 '작업 도구'로 위장하며 고광태의 몽둥이를 피해 도망쳐야만 한다.

2. 마녀 벨라가 제작한 '저주받은 구속구'는 물리적인 타격이나 일반적인 자물쇠 따기 기술로는 절대 파괴되지 않으며, 강한 충격이 가해질수록 결속력이 강해져 착용자의 숨통을 죈다. 몽둥이질을 당할수록 팬티가 조여오는 탓에 배두철은 진압봉을 온몸으로 튕겨내는 동시에 고광태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흘려보내야 한다.

3. 황금 호명봉이 경매대를 세 번 내리치기 전까지 VIP 석의 거래는 어떠한 물리적 방해에도 중단되지 않으며, 낙찰자가 결정된 물품의 소유권은 즉각 절대적 효력을 갖는다. 벨라가 황금 채찍을 완전히 손에 넣고 자리를 뜨기 전에 배두철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아 거래를 터야만 저주를 해제할 기회가 생긴다.

기술과 철학

증기식 리벳과 스프링 태엽으로 움직이는 정밀 기계 장치 위에 조잡한 고대 흑마술이 덧씌워진 '주술공학(Thaumaturgy Metallurgy)'이 암시장의 지배적 기술이다. "욕망을 구속하는 자가 곧 육체를 지배한다"는 지하 세계의 왜곡된 장인 철학 아래, 온갖 구속구와 고문 도구들이 예술품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추앙받는다. 사소한 자물쇠 결함 하나가 한 인간의 존엄성을 영구 박탈할 수 있는 사회이기에, 열쇠 구멍에 캔 뚜껑이 박힌 배두철의 사고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 사회적 거세를 의미하는 절대적 파멸의 위기다.

시각적 묘사

피처럼 짙은 진홍색 벨벳과 검은색 유광 에나멜 라텍스, 그리고 놋쇠 파이프의 탁한 황금빛이 충돌하는 고대비 네오 누아르 톤. 천장 파이프 균열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 섞인 증기 구름 사이로 싸구려 텅스텐 조명이 명멸하며, 인물들의 얼굴에 땀방울과 극단적인 그림자를 드리운다. 바닥에는 녹슨 철판과 기름웅덩이가 깔려 있어 발을 디딜 때마다 둔탁한 금속음이 울리고, 쇠사슬에 매달린 번호판과 번쩍이는 가죽 마스크가 난폭한 빛 반사를 일으키며 폐쇄공포증적인 코믹 활극의 무대를 완성한다.

해당 세계관의 테마 음악
Lyria
트랙 01 (세계관 테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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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 음향
keytalk iconkeytalk icon2너무 징그러운

장소 · Locations

장소들

location 1 image

카르텔 폐보일러실 지하 탈의칸

누런 유황빛 텅스텐 알전구가 거칠게 점멸하는 비좁은 탈의칸 안쪽은, 수년치 땀과 각질에 절어 썩은 비닐 커튼과 정체불명의 끈적거리는 기름때가 합판 벽을 누렇게 뒤덮고 있다. 천장을 비곗덩어리처럼 감싼 동관 파이프들은 고압을 이기지 못한 채 덜그럭거리며 쇳소리를 토해내고, 배관 균열에서 배어 나온 누런 오수가 퀴퀴한 열기 속에서 찌그러진 깡통 위로 뚝뚝 떨어진다. 짓이겨진 비계 조각과 땀에 젖은 인조가죽 파편, 털 뭉치가 뒤엉킨 축축한 바닥재는 발을 디딜 때마다 쩍쩍 들러붙으며 밀실 특유의 불결하고 역겨운 악취를 뿜어낸다.

location 2 image

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천장 배관에서 찢어지듯 터져 나오는 고압 증기 제트와 관청 암시장의 미치광이 군중이 내지르는 비열한 함성이 뒤엉킨 지하 원형 무대 바닥은, 찌그러진 함석판 위로 짓눌린 진홍빛 벨벳이 누군가의 땀과 침, 누런 각질 찌꺼기에 절어 미끄덩거리는 점액질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맹렬히 번쩍이는 고대비 네온 불빛 아래 번들거리는 검은 에나멜 기둥 표면에는 땟국물과 기름이 엉겨 붙어 마치 썩은 내장 가죽처럼 축축하게 박동하고, 철기둥 사방으로 뻗은 굵직한 증발 파이프마다 핏방울 섞인 응축수가 끈적하게 배어 나온다.

쇠사슬과 도살용 집게가 나뒹구는 중앙 경매대 주변은 유황 김과 역겨운 체액 냄새가 매캐하게 뒤섞여, 관객들이 번호판을 흔들며 침을 튈 때마다 바닥의 진득한 오물 거품이 쇳소리와 함께 질척하게 터져 나간다.

location 3 image

사부의 가죽 고문기구 지하 공방

낮게 내려앉은 천장 아래 매달린 호박색 석유등이 침침한 기름때를 비추는 공방 안에는, 검게 탄 그을음과 굳은 밀랍이 뒤엉킨 채 허물처럼 빳빳하게 갈라진 동물 가죽들이 괴이한 형상으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쥐기름에 절어 번들거리는 나무 작업대 위로는 수백 개의 미세 태엽 스프링들이 멈추지 않고 불길한 박자로 째깍거리며 귓전을 긁어대고, 턱뼈 모양을 조잡하게 본뜬 무쇠 구속구와 녹슨 핀셋들은 뜯겨 나간 털가죽 부스러기 속에 아무렇게나 파묻혀 있다. 바닥에 진득하게 엉겨 붙은 검댕과 누런 왁스 찌꺼기 틈새에서는 비틀린 가죽 끈들이 건조한 공기를 빨아들이며 마찰음을 낼 때마다 소름 돋는 비계 냄새가 훅 끼쳐온다.

location 4 image

계엄령 구시가지 하수관 방출구

멍든 쪽빛 황혼 아래 입을 벌린 거대한 하수관 방출구 주변으로, 토해내듯 쏟아진 검붉은 오물 슬러지와 부패한 기름 비곗덩어리들이 살갗을 에는 진흙펄 위에 썩은 종기처럼 징그럽게 엉겨 붙어 굳어 있다. 눈보라의 새하얀 서리가 뒤덮인 빙벽 틈새마다 엉킨 머리카락과 동물성 부유물이 누런 거품 침전물과 함께 흉측한 고드름 형태로 얼어붙어 있으며, 삐죽삐죽 솟은 얼음 파편마다 찐득한 검은 진물이 번들거리며 메스꺼운 악취를 풍긴다. 살을 에는 돌풍이 휑뎅그렁한 개활지를 훑고 지나갈 때마다 지상에서 울리는 계엄령 순찰대의 기괴한 사이렌 소리가 아득히 울려 퍼지고, 얼어붙은 진창 위로 눈가루가 사납게 흩날린다.

location 5 image

벨라 마녀의 약초 표본 박제실

높은 천장 아래 흔들리는 촛불 빛이 바랜 이끼색 벽면과 박제된 기형 생물들의 털가죽을 끈적하게 비추는 가운데, 썩어 문드러진 벨벳 커튼 틈새로 배가 부풀어 오른 쇠파리 떼가 왱왱거리며 날아든다. 벽면 선반을 메운 거대한 유리병 속에는 사람 손가락처럼 마디가 옹이진 털북숭이 식물 뿌리와 짓무른 동물 내장이 누런 포르말린 액체 속에 둥둥 떠 있고, 깨진 병마개 틈으로 새어 나온 방부액이 바닥의 바스러진 양피지 위로 뚝뚝 떨어져 끔찍한 얼룩을 남긴다. 진열대 구석마다 핏줄처럼 붉은 약초 줄기들이 박제 가죽의 벌어진 봉합선 속을 파고들어 시체 썩는 악취와 진물을 게워내며 기괴하게 엉켜 있다.


장면 · Scenes

장면별 이야기

챕터 01

장면 01· 늦겨울 자정 무렵

짓이겨진 캔 뚜껑과 옥죄어오는 사타구니

짓이겨진 캔 뚜껑과 옥죄어오는 사타구니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4층 탈의칸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배두철이 땀과 각질로 썩어가는 지하 탈의칸의 합판 벽에 등을 처박은 채, 사타구니를 감싼 강철 팬티의 열쇠 구멍에 핀셋을 쑤셔 넣는다. 구멍 속에는 술김에 쑤셔 넣었던 찌그러진 맥주 캔 뚜껑의 알루미늄 파편이 태엽 사이에 뒤엉켜 있다. 그가 숨을 헐떡이며 핀셋 끝으로 찌그러진 캔 모서리를 비틀어 빼내려는 순간, 손끝이 미끄러지며 정밀 핀셋의 날카로운 끝자락이 내부의 주술공학 스프링 핀을 강하게 내리찍는다. 둔탁한 금속 파열음과 함께 톱니바퀴들이 역방향으로 억지 맞물리며, 캔 뚜껑 조각이 자물쇠 뭉치 심장부로 완전히 씹혀 들어간다. 외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한 저주의 강철 띠가 기괴한 쇳소리를 뿜어내며 배두철의 골반 뼈를 부스러뜨릴 듯 좁혀든다.
영향캔 뚜껑이 내부 태엽과 엉겨 붙어 영구 결속 상태로 잠겨버리면서 통상적인 자물쇠 따기로는 구속구를 풀 방법이 완전히 사라진다. 저주받은 금속 띠가 살갗을 파고들며 골반을 압박하자 배두철은 극심한 고통에 신음하며 헐벗은 채 바닥을 구른다. 팬티 내부에서 울린 요란한 쇳소리가 썩은 비닐 커튼 너머 복도로 퍼져나가, 바깥을 순찰하던 경비대장 고광태의 발소리를 이 비좁은 탈의칸 문 앞으로 끌어당긴다.

배두철이 덜그럭거리는 천장 배관 밑에서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놋쇠 핀셋을 사타구니의 강철 팬티 자물쇠 구멍으로 거칠게 밀어 넣는다. 천장의 균열에서 뚝뚝 떨어지는 누런 유황 오수가 땀범벅이 된 그의 이마와 콧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합판 벽에 엉겨 붙은 끈적거리는 기름 찌꺼기와 누군가의 마른 각질이 그의 등에 쩍쩍 들러붙는다. 열쇠 구멍 안쪽에 짓이겨져 있던 알루미늄 맥주 캔 뚜껑은 비틀린 맹수의 이빨처럼 태엽 톱니 사이에 흉측하게 물려 있다.

"제발 빠져라, 멍청한 깡통 대가리 놈아……!"

배두철이 핏발 선 눈을 부릅뜨고 핀셋을 비틀자, 삐걱거리던 손잡이가 미끄러지며 미세 스프링 핀을 안쪽으로 사정없이 짓뭉갠다. 찰칵, 하는 둔탁한 톱니 파열음과 함께 씹혀 들어간 캔 조각이 영구 걸쇠 틈새로 더 깊숙이 박혀든다. 충격을 삼킨 팬티 양옆의 강철 리벳이 섬뜩한 쇳소리를 내지르며 팽팽하게 수축하고, 배두철의 엉덩이와 골반 살갗을 으스러뜨릴 기세로 옥죄어온다.

골반 뼈가 뒤틀리는 맹렬한 통증에 배두철은 비명조차 삼킨 채 땀에 젖은 인조가죽 파편과 털 뭉치가 뒤엉킨 축축한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요란한 금속 마찰음이 썩은 비닐 커튼 너머로 길게 울려 퍼지자, 복도 저편에서 진압봉을 찬 육중한 군홧발 소리가 합판 문을 향해 성큼성큼 짓쳐온다.

장면 02· 세기말 늦겨울 자정 무렵

합판 문을 부순 가죽 마스크

합판 문을 부순 가죽 마스크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4층 탈의칸
시간세기말 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경비대장 고광태가 징 박힌 가죽 마스크 사이로 거친 숨을 내뿜으며 낡은 합판 문을 쇠군화로 걷어차 산산조각 낸다. 고광태는 무단 침입자를 강제 경매의 체벌용 매물로 처분하겠다며 특제 진압봉을 치켜들고 협소한 밀실 안으로 짓쳐든다. 골반을 옥죄는 강철 팬티의 무게로 바닥에 쓰러져 있던 배두철은 오물과 찌꺼기가 진득하게 엉겨 붙은 바닥재 위를 필사적으로 굴러 내리꽂히는 진압봉의 첫 타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영향고광태의 진압봉이 합판 파편과 바닥을 강타하며 배두철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 탈의칸 바닥의 썩은 오물과 녹물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배두철은 가까스로 머리통이 깨지는 화를 면하지만, 엉덩이를 바닥에 부딪치는 순간 강철 팬티의 결속 장치가 한 번 더 덜컥이며 골반 살갗을 더 깊숙이 파고든다. 도망칠 공간이 없는 막다른 구석에 처박힌 배두철은 진압봉을 꼬나쥔 고광태의 육중한 가죽 하네스와 혁대 걸쇠를 코앞에서 마주하며 극단적인 반격의 기회를 노리게 된다.

합판 문이 비명 같은 파열음을 내지르며 두 동강 나고, 쇠징이 박힌 육중한 군홧발이 썩은 비닐 커튼을 찢으며 밀실 안으로 짓쳐든다. 입 부분에 지퍼가 달린 번들거리는 검은 가죽 마스크 너머로 핏발 선 눈을 번뜩인 경비대장 고광태가 한 손에 특제 진압봉을 치켜든 채 어두운 문틀을 가득 메운다. 천장 배관 균열에서 뚝뚝 떨어지는 누런 유황 오수가 고광태의 어깨에 걸린 단단한 가죽 하네스 위로 튀어 질척하게 흘러내린다.

"쥐새끼 한 마리가 제 발로 기어들어와서 체벌 로트 번호표를 달라고 발악을 하는군."

고광태가 지퍼 틈새로 누런 침을 뱉어내며 배두철의 정수리를 향해 육중한 진압봉을 내리꽂는다. 바닥에 엎드려 덜덜 떨던 배두철은 사타구니의 끔찍한 조임 속에서도 반사적으로 몸을 뒤틀어, 땀과 각질과 털 뭉치가 짓이겨진 진창 위통을 사정없이 뒹군다. 쿵 하는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쇠몽둥이가 바닥 함석판을 찍어 누르며 배두철의 귀밑머리를 반 뼘 차이로 갈라놓는다.

구르던 배두철의 엉덩이가 합판 벽 모서리에 부딪히자, 강철 팬티의 내부 태엽이 찰칵거리며 살갗을 바스러뜨릴 듯 한 치 더 좁혀온다. 숨통이 콱 막히는 통증에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배두철의 손가락 끝은 어느새 바닥에 뒹굴던 놋쇠 핀셋을 단단히 쥐고 바로 눈앞으로 들이밀어진 고광태의 육중한 가죽 혁대 걸쇠를 정조준한다.

장면 03· 자정 무렵, 경매 시작 직전

흘러내린 바지와 찢어진 암막 커튼

흘러내린 바지와 찢어진 암막 커튼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4층 탈의칸 및 복도 암막 커튼 앞
시간자정 무렵, 경매 시작 직전
사건고광태가 휘두른 묵직한 진압봉이 머리통을 향해 내리꽂히는 찰나, 배두철은 오물과 누런 유황수가 고인 바닥으로 몸을 던져 거구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든다. 배두철은 반사적인 손놀림으로 놋쇠 핀셋을 뻗어 고광태의 단단한 가죽 하네스 연결 핀과 혁대 걸쇠의 심보를 단숨에 튕겨내 버린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가죽끈들이 요란하게 풀리며 고광태의 두꺼운 바지가 발목까지 흘러내려 그의 두 다리를 옭아맨다. 휘청거리며 균형을 잃은 경비대장이 썩은 합판 벽을 들이받고 고꾸라지는 사이, 배두철은 사타구니의 강철 팬티가 울려대는 쇳소리를 뿜어내며 붉은 암막 커튼을 잡아 찢고 광기 어린 원형 경매 무대로 뛰쳐나간다.
영향경비대장 고광태가 제 바지에 걸려 꼴사납게 바닥을 뒹굴면서 탈의칸의 포위망이 완전히 무너진다. 배두철은 곤봉 세례를 피해 살아남았지만, 커튼을 찢고 나서는 순간 사타구니의 저주받은 강철 팬티가 마찰음을 터뜨려 경매장의 모든 시선을 끌어모으게 된다. 암시장의 은밀한 어둠에서 수백 명의 관객과 마녀 벨라가 내려다보는 붉은 조명의 원형 무대로 배두철이 강제 난입하며 경매의 판도가 뒤흔들린다.

고광태의 진압봉이 머리통을 으스러뜨릴 기세로 허공을 가르자, 배두철은 미끄덩거리는 바닥의 각질과 누런 오물 웅덩이 속으로 머리를 박으며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콧구멍을 찌르는 지독한 체액 악취와 땟국물을 들이마시면서도, 배두철의 기름 묻은 손가락은 반사적으로 놋쇠 핀셋의 끝날을 고광태의 혁대 걸쇠 틈새로 쑤셔 박는다. 지레의 원리로 튕겨 나간 황동 걸쇠 핀이 핑 소리를 내며 벽을 때리고, 팽팽하던 가죽 하네스가 가차 없이 풀려나간다.

"이 미친 쥐새끼가…… 으억!"

고광태의 육중한 전술 바지가 묵직한 버클 소리와 함께 발목으로 털썩 주저앉는다. 가랑이가 묶인 채 허공을 헛발질한 고광태의 거구가 썩은 합판 문틀을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바닥의 인조가죽 쓰레기 더미 위로 곤두박질친다. 진압봉이 요란하게 굴러떨어지고, 바닥에 나자빠진 경비대장의 가죽 마스크 지퍼 틈새로 걸쭉한 침과 욕설이 쏟아져 나온다.

배두철은 엉덩이를 짓누르는 강철 팬티의 끔찍한 조임을 억누른 채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 복도 끝으로 내달린다. 앞을 가로막고 있던 땀에 찌든 진홍색 방음 암막 커튼을 손톱으로 거칠게 움켜쥐고 단숨에 찢어발기자, 찢어진 벨벳 틈새로 매캐한 유황 연기와 함께 수백 명의 광기 어린 함성이 쏟아져 들어온다. 사타구니에서 터져 나오는 맹렬한 금속 마찰음을 질질 끌며, 배두철은 핏빛 네온이 번들거리는 원형 경매 무대의 한복판으로 굴러 떨어진다.

챕터 02

장면 04· 자정 무렵

피비린내 나는 붉은 융단과 쇳소리의 행진

피비린내 나는 붉은 융단과 쇳소리의 행진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자정 무렵
사건찢어진 진홍색 암막 커튼을 뚫고 튕겨 나온 배두철이 미끄러운 함석판 바닥 위로 나뒹굴며 원형 경매 무대 한가운데로 곤두박질친다. 사타구니를 감싼 강철 팬티가 바닥의 녹슨 리벳과 충돌하며 째지는 금속 마찰음을 장내 가득 뿜어내고, 배두철은 오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손으로 놋쇠 핀셋을 꽉 쥔 채 엉거주춤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무대 위를 가득 메운 수백 명의 관객과 박스석 난간 너머의 마녀 벨라가 일제히 숨을 멈추고 그의 요란한 가랑이를 향해 번호표를 들이밀며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영향경비대의 은밀한 체포 작전이 수백 명의 암시장 구매자들과 VIP 마녀 벨라가 지켜보는 공개적인 광란의 쇼로 강제 전환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타구니에서 울리는 요란한 쇳소리와 바닥 오물로 인해 배두철은 위치를 감출 기회를 영영 잃고 전 장내의 표적이 된다. 고광태의 추격이 무대 위로 임박한 가운데, 배두철의 수치스러운 등장은 최고가 경매 물품인 황금 채찍의 흐름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뇌관으로 점화된다.

배두철이 찢긴 진홍색 암막 커튼 자락을 등 뒤로 날리며 원형 경매 무대의 끈적한 함석판 위로 거칠게 미끄러져 처박힌다. 땀과 각질, 핏방울이 엉겨 붙은 바닥의 벨벳 잔해를 온몸으로 쓸어내리자, 사타구니의 강철 팬티가 바닥 철판을 긁으며 끽, 끽거리는 끔찍한 금속 파열음을 터뜨린다. 천장 파이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 증기 사이로 피처럼 붉은 네온 불빛이 헐벗은 채 엉거주춤 쪼그려 앉은 배두철의 엉덩이를 정면으로 비춘다.

"저 미친놈 사타구니에서 놋쇠 갈리는 소리가 난다!"

객석 틈바구니에서 터져 나온 누군가의 거친 야유와 함께 수백 개의 경매 번호판이 번쩍이며 쇠사슬처럼 흔들린다. 배두철이 허벅지를 안쪽으로 오므리며 일어서려 발버둥 칠 때마다, 짓이겨진 캔 뚜껑이 물린 열쇠 구멍 틈새에서 덜컥거리는 태엽 소리가 메아리쳐 구경꾼들의 침 튀기는 폭소를 자아낸다. 머리 위 VIP 라운지 박스석 난간에서는 깃털 부채를 늘어뜨린 마녀 벨라가 자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흥미진진하게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배두철은 기름때와 누런 침방울이 엉겨 붙은 놋쇠 핀셋을 가슴팍으로 바짝 끌어당긴 채 흉측하게 뒤틀린 사타구니를 감싸 쥔다. 등 뒤 복도 어둠 속에서 바지를 턱밑까지 끌어올린 고광태의 쇠징 박힌 군홧발 소리가 찢어진 커튼 너머로 무섭게 육박해 온다.

장면 05· 자정 무렵

광기 어린 부채질과 치솟는 금빛 호가

광기 어린 부채질과 치솟는 금빛 호가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자정 무렵
사건배두철이 오물에 절은 무대 위에서 강철 팬티의 조임을 이기지 못해 사타구니를 감싸 쥔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난간을 향해 기어간다. VIP 라운지 박스석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던 벨라는 배두철의 엉덩이에 들러붙은 구속구가 백 년 전 자신이 내버린 저주받은 시제품임을 알아채고 깃털 부채를 파들거리며 광기 어린 폭소를 터뜨린다. 벨라는 우스꽝스러운 배두철의 몸부림을 더 길게 관람하기 위해 금빛 번호표를 높이 치켜들고 황금 채찍의 경매가를 세 배로 단숨에 폭등시켜 부른다.
영향경매 사회자가 경악하며 호명봉을 멈추고 객석 전체가 숨을 죽이는 충격에 휩싸여 경매의 주도권이 전적으로 벨라에게 넘어간다. 배두철은 사태를 파악하고 벨라에게 저주를 풀어달라고 소리치려 하지만, 뛰어오른 입찰가 탓에 무대로 몰려드는 경비대의 시선과 뒤따라 무대로 난입하는 고광태의 살기 어린 분노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배두철이 미끄러운 핏물과 누런 점액질이 뒤엉킨 함석판 바닥 위에서 두 무릎을 비틀며 엉거주춤 기어간다. 걸음을 뗄 때마다 사타구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놋쇠 긁히는 굉음이 장내를 뒤흔들자, 천장 배관 틈새에서 떨어진 역겨운 유황 물방울이 그의 땀투성이 목덜미로 뚝뚝 떨어진다.

"저 기괴한 태엽 소리, 백 년 전에 처박아둔 내 엉터리 마법 구속구잖아!"

VIP 라운지 난간에 몸을 기댄 벨라가 검은 타조 깃털 부채로 입을 가린 채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뜨린다. 벨라는 바들거리는 손가락으로 쥐고 있던 금빛 번호표를 허공 높이 치켜들며, 중앙 경매대를 향해 쇳소리 섞인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내지른다.

"삼천만 금화! 저 볼품없는 엉덩이가 바닥을 기어 다니는 꼴을 안주 삼을 테니, 황금 채찍은 지금부터 세 배다!"

경매 사회자의 호명봉이 허공에서 굳어버리고 수백 명의 관객이 침을 꿀꺽 삼키는 정적 속에서, 배두철은 놋쇠 핀셋을 꽉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벨라를 올려다본다. 그 찰나의 침묵을 찢고 무대 뒤편 어둠 속에서 바지를 거칠게 추켜올린 고광태가 새 쇠몽둥이를 꼬나쥔 채 쿵쾅거리며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장면 06· 늦겨울 자정 무렵, 벨라의 3천만 금화 호가 직후

박살 난 곤봉과 옥죄어오는 골반

박살 난 곤봉과 옥죄어오는 골반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원형 경매 무대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벨라의 3천만 금화 호가 직후
사건고광태가 흘러내린 바지를 가죽 혁대로 대충 틀어쥔 채 쇠못이 박힌 특제 쇠몽둥이를 치켜들고 무대 위로 돌진한다. 배두철이 몸을 웅크리며 엉덩이를 들이미는 순간, 고광태의 육중한 일격이 강철 팬티의 둔부 장갑판을 정타로 강타한다. 귀를 찢는 쇳소리와 함께 특제 쇠몽둥이가 산산조각 나며 쇳조각들이 튀고, 외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한 강철 팬티의 내부 태엽이 비명을 지르듯 맞물려 배두철의 골반을 무자비하게 옥죄어든다.
영향경비대장 고광태의 흉포한 무기가 박살 나며 전 관객과 벨라 앞에서 경비대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러나 물리 타격을 동력으로 삼는 저주 구속구의 법칙이 발동하면서 배두철의 골반 뼈가 뒤틀릴 듯 수축해 그는 하반신의 숨통이 완전히 끊어지는 극한의 질식 상태에 빠진다. 배두철은 살아남기 위해 오물 바닥을 기어 VIP 박스석의 벨라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려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다.

고광태가 지퍼 달린 가죽 마스크 틈새로 피거품 섞인 침을 뿜어내며, 쇠못이 촘촘히 박힌 육중한 특제 진압봉을 양손으로 치켜든 채 미끄러운 함석판 무대로 짓쳐든다. 붉은 네온빛 아래 헐벗은 채 웅크리고 있던 배두철은 도망칠 틈도 없이 바닥의 진득한 벨벳 찌꺼기 위로 엉덩이를 바짝 치켜올린다. 묵직한 쇠몽둥이가 둔부를 강타하는 찰나, 강철 팬티의 놋쇠 표면에서 벼락이 치는 듯한 금속 파열음이 터져 나오며 고광태의 단단한 무기가 허공에서 세 동강으로 쪼개져 나간다.

"내 몽둥이가…… 이 빌어먹을 쇳덩어리가 왜 안 깨져!"

부러진 몽둥이 손잡이를 쥔 고광태의 손아귀가 찢어져 검붉은 피가 바닥의 누런 오물 웅덩이로 뚝뚝 떨어진다. 머리 위 VIP 박스석 난간에 기댄 벨라는 박살 난 쇠붙이 파편을 보며 깃털 부채를 파들거리며 뾰족한 이를 드러내고 낄낄거린다. 하지만 그 환호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외부의 무식한 충격을 집어삼킨 저주받은 강철 팬티의 내부 태엽 수백 개가 끼기긱 쇳소리를 토해내며 안쪽으로 사정없이 말려든다.

골반 뼈마디가 통째로 으스러지는 끔찍한 압박에 배두철의 입에서 꺽꺽거리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살갗을 파고드는 강철 띠의 결속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배두철은 허리를 뒤틀며 땀과 핏물과 각질이 뒤범벅된 함석판 바닥에 이마를 짓찧는다.

챕터 03

장면 07· 자정 무렵, 경비대장의 몽둥이가 산산조각 난 직후

곤봉집 태엽 해체와 난간 등반

곤봉집 태엽 해체와 난간 등반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원형 경매 무대
시간자정 무렵, 경비대장의 몽둥이가 산산조각 난 직후
사건배두철은 골반을 으스러뜨리는 저주 구속구의 압박을 견디며 바닥의 기름진 점액질을 타고 고광태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는 품에서 놋쇠 핀셋을 뽑아 올려 고광태의 허벅지에 결착된 예비 곤봉집의 태엽 리벳을 사정없이 찔러 비틀어 따낸다. 리벳이 풀려 곤봉집 철판이 다리 안쪽을 사정없이 옥죄자 고광태는 균형을 잃고 핏물 섞인 벨벳 바닥 위로 요란하게 고꾸라진다. 그 틈을 타 배두철은 진득한 오물과 땀 찌꺼기를 손톱 밑에 짓이기며 무대 기둥을 딛고 벨라가 자리한 VIP 박스석 난간을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오른다.
영향고광태가 제 무기 수납구에 다리가 엉켜 바닥에 처박히며 경비대의 포위망에 치명적인 빈틈이 생긴다. 그러나 배두철이 난간을 향해 발버둥 치며 기어오르는 동안 강철 팬티의 조임은 골반 뼈를 부술 듯 한층 더 강해져 그의 숨통을 쥐어짠다. 무대 바닥의 난투극이 VIP 박스석 바로 코앞까지 육박하면서 배두철과 마녀 벨라 사이의 거리가 단숨에 좁혀져 직접적인 충돌 국면으로 치닫는다.

배두철이 땀과 누런 침방울, 핏물이 뒤섞여 썩어가는 함석판 바닥을 배로 밀어붙이며 고광태의 쇠징 박힌 군화 사이로 미끄러져 파고든다. 으스러질 듯 조여드는 골반 뼈마디의 비명을 억누른 채, 배두철은 기름때에 절은 놋쇠 핀셋 끝을 고광태의 넓적다리에 매달린 예비 곤봉집의 태엽 리벳 틈새로 찔러 박는다. 찰칵하는 파열음과 함께 억센 스프링이 튀어나오며 가죽 하네스가 고광태의 허벅지 살점을 질끈 죈다.

"이 빌어먹을 쥐새끼가 어디에 손을 대!"

고광태가 지퍼 달린 가죽 마스크 틈으로 시커먼 침을 뿜어내며 허우적대다 끈적한 오물 웅덩이 위로 둔탁하게 곤두박질친다. 난간 위에서 타조 깃털 부채를 파들거리던 마녀 벨라가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리고, 그녀의 주름진 손가락에 들린 번호판이 요란하게 흔들린다.

배두철은 미끄러운 핏물과 짓이겨진 각질 찌꺼기를 온몸으로 쓸어 담으며 검은 에나멜 철기둥의 놋쇠 틈새에 발가락을 쑤셔 넣는다. 사타구니의 짓이겨진 캔 뚜껑이 파이프 표면을 긁어대며 불꽃과 쇳소리를 뿜어내는 가운데, 배두철은 진홍빛 드레스 자락이 나부끼는 VIP 박스석 난간을 향해 피 묻은 손을 뻗어 올린다.

장면 08· 늦겨울 자정 무렵

짓이겨진 캔 뚜껑과 황금 번호표의 세례

짓이겨진 캔 뚜껑과 황금 번호표의 세례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및 VIP 라운지 박스석 난간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배두철은 미끄러운 철기둥을 타고 기어올라 VIP 라운지 박스석 난간을 움켜쥐고는 벨라의 진홍색 드레스 자락에 매달린다. 그는 땀과 오물에 젖은 손으로 사타구니를 내밀며 자물쇠 틈새에 짓이겨 박힌 맥주 캔 뚜껑을 가리키며 저주를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벨라는 역겨움과 광기가 뒤섞인 미소를 지으며 검은 타조 깃털 부채를 거두고, 날카로운 금속 모서리가 달린 황금 입찰 번호표를 꼬나쥐어 배두철의 이마와 관자놀이를 사정없이 내리찍는다. 피투성이가 된 배두철의 손아귀가 풀리며 그는 허공에서 중심을 잃고 나가떨어진다.
영향배두철의 유일한 구원줄이었던 마녀 벨라와의 평화적 교섭이 무참히 박살 나며 그는 무대 바닥의 진창으로 추락한다. 머리에 입은 자상으로 시야가 피범벅이 된 데다, 벨라의 폭력적인 타격을 흡수한 저주받은 강철 팬티의 태엽이 다시 한번 끔찍하게 수축해 그의 골반을 한계까지 으스러뜨린다. 경매장 관객들의 조롱 섞인 환호 속에서 무대 아래의 고광태가 새로운 흉기를 꼬나쥐고 추락 지점으로 육박할 결정적 틈이 열린다.

배두철이 피 묻은 손가락으로 VIP 박스석 난간의 놋쇠 장식을 낚아채며 벨라의 진홍색 벨벳 드레스 밑단을 억세게 움켜쥔다. 헐벗은 사타구니를 난간 틈새로 바짝 들이민 그는 누런 거품이 인 입술을 달싹이며 열쇠 구멍에 짓이겨 박힌 찌그러진 맥주 캔 뚜껑을 손가락 끝으로 가리킨다. 파이프에서 새어 나온 유황 증기가 축축한 이마 위로 쏟아지는 가운데, 뼈마디가 바스러지는 비명이 배두철의 목구멍을 찢고 터져 나온다.

"마녀님, 제발 이것 좀 따주십시오! 당신이 백 년 전에 버린 거라면서요!"

벨라는 자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타조 깃털 부채를 접어 배두철의 턱을 거칠게 밀어낸다. 뾰족한 덧니 사이로 차가운 조롱이 섞인 쇳소리가 새어 나온다. 벨라는 비자금 수표를 쥔 손을 허공에 흔들며, 묵직한 황금 테두리가 둘러진 입찰 번호표의 날카로운 모서리로 배두철의 이마빡을 내리찍는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찢겨 나간 살갗에서 검붉은 핏방울이 터져 나와 벨라의 검은 레이스 소매와 난간 난간살을 끈적하게 적신다.

"징그러운 쥐새끼가 어디서 감히 명품 벨벳을 만져? 네놈 골반이 쪼그라드는 꼴이야말로 오늘 밤 최고의 볼거리란다!"

연이어 정수리를 강타하는 번호표 세례에 시야가 시뻘겋게 물든 배두철의 손가락이 드레스 자락을 놓치며 허공을 허우적거린다. 난간에서 뜯겨 나간 배두철의 몸뚱이가 쇳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아래쪽 무대 바닥의 진득한 점액질 웅덩이를 향해 곤두박질친다.

장면 09· 늦겨울 자정 무렵

도살 집게의 돌진과 짓밟힌 골반

도살 집게의 돌진과 짓밟힌 골반
장소바빌론 카르텔 지하 원형 경매 무대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무대 바닥의 끈적한 점액질 웅덩이로 추락한 배두철의 목덜미를 경비대장 고광태가 쇠징 박힌 군홧발로 짓밟아 으스러뜨린다. 고광태는 양손에 든 도살용 대형 강철 집게를 번뜩이며 배두철의 사타구니를 향해 짓쳐들고, 벨라의 폭력과 추락 충격을 흡수한 강철 팬티의 내부 태엽이 비명을 지르듯 맞물려 골반을 박살 낼 기세로 조여든다. 숨이 멎어가는 극심한 통통 속에서 배두철은 진창 바닥의 핏물과 각질 찌꺼기 틈새에 처박혀 있던 시계 수리용 미세 망치와 놋쇠 핀셋을 필사적으로 그러쥔다.
영향배두철은 육체적으로 완전히 제압당해 바닥에 짓눌리지만, 사투 끝에 무기로 활용할 정밀 도구 두 개를 모두 손에 쥐며 마지막 반격의 수단을 확보한다. 고광태가 집게로 사타구니의 강철 팬티를 통째로 뜯어내려 하면서 구속구의 저주 결속력이 임계치에 도달하고, 배두철은 자신의 뼈가 부스러지기 직전 고광태의 육중한 도살 기구를 역이용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국면에 직면한다.

배두철이 굉음과 함께 VIP 박스석 난간에서 곤두박질쳐, 땀과 각질과 핏물이 썩어 문드러진 함석판 바닥의 진득한 점액질 웅덩이 속으로 처박힌다. 바닥에 짓이겨진 누런 벨벳 잔해를 온몸으로 들이받는 순간 사타구니의 강철 팬티가 요란한 금속 파열음을 터뜨리고, 낙하 충격을 삼킨 내부 태엽들이 끼기긱 소리를 내며 골반 뼈마디를 사정없이 으스러뜨린다. 숨통이 턱 막혀 거품 섞인 핏물을 게워내는 배두철의 목덜미 위로, 가죽 마스크 사이로 핏발 선 눈을 번뜩이는 고광태의 쇠징 박힌 군홧발이 무자비하게 내리꽂힌다.

"이 쥐새끼 엉덩이통을 통째로 뜯어내서 경매대에 올려주마!"

고광태가 지퍼 달린 입구멍으로 시커먼 침을 튀기며 양손에 꼬나쥔 도살용 대형 강철 집게의 시퍼런 주둥이를 쩍 벌린다. 머리 위 VIP 박스석 난간에 기댄 벨라는 피투성이가 된 번호표를 파들거리며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낸 채 요란한 박장대소를 터뜨린다. 목을 짓누르는 군화의 무게와 가랑이를 쥐어짜는 저주받은 강철 띠의 끔찍한 조임 탓에 배두철의 시야가 검붉게 점멸한다.

배두철은 부러질 듯 비틀리는 손가락을 뻗어 진창과 기름 찌꺼기 바닥을 헤집는다. 손톱 밑으로 질척한 오물이 파고드는 찰나, 차가운 쇠붙이의 날카로운 감촉이 손끝에 걸린다. 배두철은 오물 틈에 묻혀 있던 시계 수리용 미세 망치의 자루를 낚아채며, 가슴팍에 품고 있던 놋쇠 핀셋과 함께 으스러져라 틀어쥔다.

챕터 04

장면 10· 자정 직후

증기 밸브와 부서진 관절축

증기 밸브와 부서진 관절축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자정 직후
사건사회자의 마지막 세 번째 호명봉이 경매대를 내리치기 직전, 배두철은 사타구니를 향해 짓쳐드는 대형 집게의 회전축 틈새로 미세 망치와 핀셋을 쑤셔 박는다. 고광태의 완력에 짓눌린 집게 관절이 파열하며 튀어나간 쇳덩이 파편이 천장의 고압 증기 밸브를 산산조각 낸다. 찢어진 배관에서 폭포처럼 터져 나온 유황 증기와 끓어오르는 응축수가 진홍빛 벨벳 무대를 삼키며 장내를 자욱한 암흑과 혼돈 속에 빠뜨린다.
영향고광태의 살인적인 도살 집게가 완전히 박살 나면서 배두철의 목덜미와 골반을 짓이기던 물리적 압박이 일순간 와해된다. 천장 증기망이 연쇄 폭발을 일으켜 지독한 유황 김과 뜨거운 비산물이 무대를 뒤덮자 관객석과 경매대는 극심한 공황에 휩싸이고, 배두철은 고광태와 벨라의 시야가 차단된 찰나의 틈을 타 반격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목을 짓누르는 고광태의 군홧발 아래서 배두철은 오물투성이 바닥을 긁어모으며 놋쇠 핀셋과 미세 망치를 바짝 맞쥐었다. 중앙 경매대 위에서 사회자가 쥐어든 황금 호명봉이 마지막 세 번째 낙찰을 알리기 위해 허공을 가르며 떨어져 내렸다. 가죽 마스크의 지퍼 구멍으로 끈적한 침을 쏟아내던 고광태가 으르렁거리며 쩍 벌린 강철 집게 주둥이를 배두철의 사타구니로 내리찍었다. 뼈마디가 조여드는 통증 속에서 배두철은 몸을 비틀어, 짓쳐드는 집게의 맞물린 톱니 회전축 정중앙으로 망치 자루와 핀셋 부리를 한꺼번에 쑤셔 박았다.

"이 쥐새끼가 어디다 쑤셔 박아!"

고광태가 온몸의 체중을 실어 손잡이를 짓누르자, 억지 결속된 관절 태엽이 끔찍한 파열음을 토해내며 튕겨 나갔다. 부러진 집게 머리통의 묵직한 쇳덩어리가 허공을 치솟아 올라 천장을 거미줄처럼 뒤덮은 주철 배관의 고압 증기 밸브를 정통으로 들이받았다.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밸브 뚜껑이 날아가고, 끓는 기름 찌꺼기와 누런 각질 찌꺼기가 뒤엉킨 역겨운 점액질 오수가 폭죽처럼 사방으로 뿜어져 내렸다.

쉭쉭거리는 맹렬한 쇳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쏟아진 유황 수증기가 원형 무대 위로 짙은 안개 장벽을 쳤다. 끓어오르는 응축수가 튀어 오르자 고광태는 비명을 내지르며 반사적으로 군화를 뗐고, VIP 박스석 난간에 서 있던 벨라의 비명 어린 욕설도 매캐한 증기 구름 너머로 흩어졌다. 짓눌렸던 목덜미를 움켜쥐며 오물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배두철의 손안에는, 파괴된 집게에서 튕겨져 나온 날카로운 톱니 파편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장면 11· 늦겨울 자정 무렵

기둥에 묶인 거구와 낚아챈 치맛자락

기둥에 묶인 거구와 낚아챈 치맛자락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배두철은 천장에서 뿜어져 나온 유황 증기 속에서 집게 파편으로 고광태의 가죽 하네스 버클을 끊어낸 뒤, 풀려난 억센 혁대를 검은 에나멜 철기둥에 휘감아 고광태의 거구를 묶어버린다. 기둥에 결박된 고광태가 버둥거리며 포효하는 사이, 배두철은 미끄러운 함석판 바닥으로 몸을 던져 황금 채찍을 움켜쥐고 도망치려던 벨라의 발목을 낚아챈다. 중심을 잃은 벨라가 찢어진 진홍색 드레스 자락과 함께 바닥의 진득한 오물 위로 고꾸라진다.
영향경매장을 지배하던 경비대장 고광태가 철기둥에 묶여 완전히 무력화되고, 무단 이탈하려던 마녀 벨라의 도주가 저지된다. 벨라의 손목에 쥐어진 황금 채찍이 배두철의 눈앞으로 곤두박질치며, 골반을 옥죄는 저주받은 강철 팬티의 자물쇠에 채찍의 주술공학적 마력을 역류시킬 결정적 기회가 열린다.

배두철이 유황 증기 사이를 뚫고 쇄도해, 끓는 응축수에 데여 눈을 까뒤집은 고광태의 가슴팍으로 집게 톱니 파편을 내리꽂는다. 질긴 가죽 멜빵이 찢겨 나가며 버클 핀이 튕겨 나오자, 배두철은 덜렁거리는 굵직한 징 박힌 혁대를 낚아채 검은 에나멜 철기둥 주위로 억세게 둘러친다. 기둥 표면의 끈적한 기름때와 응축수 위로 가죽 끈을 단단히 교차시킨 배두철이 회전축 핀을 틈새에 쑤셔 박아 결속 레버를 짓눌러 고정한다.

"이 버러지 같은 쥐새끼가 어디다 묶는 거야! 당장 안 풀어!"

가죽 마스크의 지퍼 틈새로 검붉은 핏물과 침을 튀기며 고광태가 발악하지만, 굵은 철기둥에 옥죄인 육중한 상체는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배두철은 으스러질 듯 조여드는 골반 뼈마디의 통증을 씹어 삼키며, 무대 한구석에서 황금 채찍을 낚아채 계단으로 내빼려던 벨라를 향해 땀과 각질이 썩어가는 함석판 바닥을 미끄러져 내달린다. 진홍빛 벨벳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계단을 밟으려던 벨라의 앙상한 발목뼈를, 배두철의 기름투성이 손가락이 쇠갈퀴처럼 우악스럽게 틀어쥔다.

"어딜 도망치십니까, 마녀님!"

비명을 내지른 벨라의 몸뚱이가 뒤로 꺾이며 함석판 바닥의 진득한 점액질 웅덩이 속으로 둔탁하게 처박힌다. 허공으로 흩뿌려진 타조 깃털 부채 너머로,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낸 벨라의 손목에 감긴 황금 채찍의 마법석이 쇳소리를 내뿜는 배두철의 강철 팬티 자물쇠 바로 코앞에 곤두박질친다.

장면 12· 늦겨울 자정 무렵

역류하는 벼락과 두 동강 난 쇠붙이

역류하는 벼락과 두 동강 난 쇠붙이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늦겨울 자정 무렵
사건배두철은 진창 바닥에 처박힌 벨라의 메마른 손목을 사정없이 비틀어 꺾고, 그녀가 쥐고 있던 황금 채찍의 마법석 머리통을 사타구니의 찌그러진 캔 뚜껑 틈새에 억지로 처박아 맞물린다. 벨라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독기 품은 비명을 지르는 틈을 타, 배두철은 채찍 손잡이의 방아쇠 태엽을 역방향으로 우악스럽게 꺾어 젖힌다. 순간 주술공학적 공명과 함께 채찍에 응축되어 있던 맹렬한 마력이 거꾸로 용솟음치며 강철 팬티 내부의 태엽 톱니들을 향해 눈먼 번갯불처럼 쏟아져 들어간다.
영향마력의 격렬한 역류로 인해 자물쇠 속 맥주 캔 뚜껑이 시커먼 쇳가루로 산산조각 나며 타버리고, 골반을 짓이기던 저주받은 강철 팬티가 굉음과 함께 두 동강으로 쪼개져 바닥에 튕겨 나간다. 하반신을 옥죄던 구속이 완전히 박살 나면서 배두철은 질식할 듯한 골반 압박에서 풀려나 비로소 자유와 사내구실을 되찾는다. 마력 폭발의 반동으로 벨라는 뒤로 날아가 웅덩이에 처박히고, 무대를 뒤덮은 연기 속에서 경매장의 모든 군중은 벼락같은 파열음에 얼어붙는다.

배두철이 오물에 미끄러져 쓰러진 벨라의 앙상한 손목을 꺾어 누르며, 황금 채찍 끝의 마법석을 사타구니의 짓이겨진 열쇠 구멍 속 캔 뚜껑 틈으로 사정없이 처박는다. 땀과 누런 각질 점액질이 튄 함석판 위에서 벨라가 검붉은 피거품을 뿜으며 비명을 내지르고, 기둥에 묶인 고광태는 피 묻은 가죽 마스크 틈으로 고래고래 악을 쓴다. 배두철은 으스러져 가는 골반 뼈마디의 통증을 짓씹으며 채찍 손잡이에 달린 황동 태엽 방아쇠를 손바닥 전체로 역방향으로 꺾어 젖힌다.

"이 더러운 쇠붙이 뚜껑, 제발 좀 꺼져라!"

귀청을 찢는 굉음과 함께 채찍의 마법석에서 뿜어져 나온 보랏빛 번갯불이 자물쇠 내부를 거꾸로 집어삼킨다. 찌그러져 박혀 있던 알루미늄 캔 조각이 시커먼 쇳가루로 폭발해 흩날리고, 타오르는 마력의 격류를 견디지 못한 강철 팬티의 중앙 리벳이 쩍 갈라지며 양옆으로 사납게 튕겨 나간다. 벨라는 마력 폭풍의 반동을 얻어맞고 뒤로 붕 날아가 썩은 벨벳 융단과 찢어진 수표 더미 속으로 거칠게 나자빠진다.

바닥을 뒤흔든 폭음 뒤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반쪽짜리 강철 껍데기 두 짝이 진창 위로 덜컹거리며 굴러떨어진다. 피와 땀으로 얼룩진 잿빛 앞치마를 움켜쥔 배두철은 마침내 골반을 짓누르던 끔찍한 압박이 사라진 채, 사타구니로 왈칵 번져나가는 저릿한 혈류를 느끼며 헐떡이는 숨을 토해낸다.

챕터 05

장면 13· 자정 직후, 고압 증기가 무대를 뒤덮은 직후

박살 난 쇠붙이와 흩날리는 수표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시간자정 직후, 고압 증기가 무대를 뒤덮은 직후
사건배두철은 사타구니를 조이던 강철 팬티가 두 동강 나며 풀려나자 바닥에 엎드려 헐떡인다. 그는 연기와 유황 증기가 자욱한 진창 바닥을 기어 다니며, 시뻘겋게 달아오른 반쪽짜리 강철 팬티 파편들과 부서진 황금 채찍의 마법석 조각들을 두 손으로 긁어모아 가죽 앞치마 품속으로 쓸어 담는다. 에나멜 철기둥에 묶인 채 발악하는 고광태가 찢어진 가죽 마스크 틈으로 침과 피를 뿜으며 부하들을 부르짖자, 배두철은 그 살벌한 시선을 피해 흩날리는 수표 더미 아래로 몸을 바짝 웅크려 숨긴다.
영향배두철은 골반을 으스러뜨리던 저주 구속구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신체적 자유를 얻었지만, 챙겨 넣은 파편들의 무게와 열기 때문에 재빨리 몸을 숨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철기둥에 결박된 고광태의 고함으로 인해 경매장 외곽을 지키던 사설 경비대원들이 무대로 무기를 치켜들고 몰려들기 시작하며, 나자빠졌던 벨라가 의식을 되찾고 일어서는 위기 국면으로 이어진다.

배두철이 땀과 오물에 전 무릎으로 바닥을 기며 널브러진 쇳덩어리 조각들을 긁어모은다. 짓이겨진 채 쪼개진 강철 팬티의 뾰족한 테두리가 가죽 앞치마 안쪽으로 덜커덩거리며 쓸려 들어갈 때마다, 아직 식지 않은 쇠붙이의 뜨거운 열기가 배두철의 허벅지 살갗을 데운다. 사타구니를 옥죄던 끔찍한 구속은 마침내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왈칵 쏟아져 들어온 피 탓에 하반신 전체가 바늘로 찌르듯 저려와 걸음을 뗄 수조차 없다. 그는 부서진 황금 채찍의 손잡이와 톱니 파편까지 닥치는 대로 움켜쥐어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경비대! 몽둥이 든 놈들 다 튀어나와! 저 새끼 대가리 안 깨고 뭐 해!"

검은 에나멜 철기둥에 억세게 묶인 고광태가 핏발 선 눈을 부릅뜬 채 턱을 치켜들며 고래고래 악을 쓴다. 가죽 마스크의 찢어진 지퍼 틈새로 허연 침거품과 시커먼 핏물이 줄줄 흘러내려 그의 우람한 가슴팍 하네스를 적신다. 유황 연기 너머 객석에서 몽둥이와 쇠사슬을 치켜든 경비병들의 거친 군홧발 소리가 무대를 향해 쏟아지자, 배두철은 침을 꿀꺽 삼키며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허공을 맴돌던 거액의 비자금 수표들이 새하얀 날개처럼 펄럭이며 쓰러진 배두철의 둥근 등허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진홍빛 벨벳 융단에 엉겨 붙은 누런 각질 찌꺼기와 피웅덩이 속으로 머리통을 처박은 배두철은, 고광태의 핏발 선 시선이 증기 장벽 너머를 헤매는 틈을 타 쥐새끼처럼 숨을 죽인 채 몸을 잔뜩 웅크린다.

장면 14· 자정 직후, 고압 증기가 자욱한 세기말 혹한의 밤

벨라의 히스테리와 막혀버린 배수로

장소바빌론 카르텔 원형 경매 무대 및 비상 배수관 밸브실
시간자정 직후, 고압 증기가 자욱한 세기말 혹한의 밤
사건진홍빛 벨벳 융단에 엉겨 붙은 수표 더미를 헤치며 몸을 일으킨 벨라가 찢어진 부채를 휘둘러 시커먼 마법 탄환을 맹렬히 난사한다. 철기둥에 결박된 고광태의 악에 받친 고함과 함께 사설 경비병들의 쇠몽둥이가 쇄도하자, 배두철은 앞치마에 챙긴 잔해들을 끌어안은 채 함석판 바닥의 점액질 웅덩이를 미끄러져 피한다. 터져 나가는 암흑 광탄이 무대 바닥의 썩은 오수와 비산물을 폭발시키는 찰나, 배두철은 좁은 배수용 격자창 틈새로 몸을 구겨 넣으며 기름 찌꺼기와 누런 슬러지가 가득 찬 비상 배수관 밸브실 안으로 굴러떨어진다.
영향원형 무대의 화려한 경매장은 벨라의 무차별적인 마력 난사와 경비대의 곤봉 세례로 완전히 박살 나며 폭동과 공황에 휩싸인다. 배두철은 쇄도하는 추적자들의 사격과 포위망에서 벗어나 지하 4층의 배수 통로로 진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비상 밸브실 내부는 역겨운 오물 찌꺼기와 녹슨 배관으로 퇴로가 꽉 막혀 있어 즉각적인 탈출이 가로막힌 채 고립된다.

흩날리는 백지수표와 누런 각질 찌꺼기를 머리칼에 뒤집어쓴 채 비틀거리며 일어난 벨라가 찢어진 타조 깃털 부채를 허공으로 난폭하게 내리긋는다. 보랏빛 안광을 번뜩이는 마녀의 뾰족한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오자, 부챗살 끝에서 뿜어진 시커먼 암흑 광탄 대여섯 발이 함석판 바닥을 사납게 짓이기며 터져 나간다.

"내 황금 채찍! 내 돈! 저 천박한 수습공 쥐새끼 대가리를 당장 터뜨려 죽여!"

철기둥에 매달린 고광태가 침과 시커먼 핏물을 가죽 마스크 밖으로 쏟아내며 고래고래 사살을 종용하고, 쇄도하는 경비병들의 징 박힌 쇠몽둥이가 배두철의 귓전을 찢을 듯 스쳐 바닥의 벨벳 융단을 짓이긴다. 배두철은 앞치마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강철 팬티 파편을 억세게 그러쥔 채, 피거품과 미끄덩거리는 점액질 웅덩이 위로 몸을 던져 미끄러져 나간다. 등 뒤에서 터진 마법 탄환의 충격파가 등허리를 강타해 그를 바닥 구석의 비좁은 주철 격자문으로 사납게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부서진 경첩 틈새를 머리통부터 비집고 들어간 배두철은 썩은 기름 찌꺼기와 동물성 부유물이 종기처럼 엉겨 붙은 비상 배수관 밸브실의 진창 바닥으로 굴러떨어진다. 머리 위로는 쇠몽둥이로 철창을 후려치는 경비병들의 거친 군홧발 소리가 쏟아지고, 코앞을 가로막은 주철 배수 밸브는 누런 유황 찌꺼기와 시커먼 슬러지에 파묻힌 채 굳게 닫혀 있다.

장면 15· 늦겨울 혹한의 새벽녘

혹한의 방출구와 해방된 하반신

장소바빌론 카르텔 비상 배수관 밸브실 및 계엄령 구시가지 하수관 방출구 개활지
시간늦겨울 혹한의 새벽녘
사건배두철은 가죽 앞치마에서 꺼낸 쪼개진 강철 팬티의 날카로운 태엽 조각을 비상 밸브실의 굳어버린 수동 방출 레버 축에 쐐기처럼 틀어박고 온몸의 무게를 실어 짓누른다. 주철 배관이 비명을 지르며 열리자 지하 4층 바닥에 고여 있던 부패한 동물성 비곗덩어리와 유황 슬러지가 경매 무대 쪽으로 사납게 역류하여, 기둥에 묶인 고광태와 독기를 품고 마법 탄환을 쏘아대던 벨라의 시야와 발을 완전히 집어삼킨다. 격자문 너머로 터져 나오는 비명과 아수라장을 등진 배두철은 오물관의 좁은 틈새를 기어 빠져나와 살갗을 에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구시가지 방출구의 얼어붙은 진창 위로 굴러떨어진 뒤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영향지하 4층의 역겨운 오물과 슬러지가 원형 경매 무대를 완전히 침수시키며 경비대의 추격망과 벨라의 마법 사격이 강제로 무력화된다. 지상에서 들이닥친 계엄령 순찰대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불법 경매장이 파멸적인 폭동에 휩싸이는 사이, 사타구니의 저주에서 벗어나 사내구실을 온전히 되찾은 배두철은 망가진 유물의 파편들을 챙긴 채 추적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지상의 설원 너머로 완벽하게 탈출한다.

배두철이 가죽 앞치마 속에서 꺼낸 쪼개진 강철 팬티의 뾰족한 태엽 조각을 시커먼 기름 찌꺼기에 절어 굳어버린 주철 수동 밸브 틈새로 내리찍는다. 덜컹거리는 파편 끝이 녹슨 기계 축을 물어뜯자, 배두철은 앞치마에 묻은 오물 범벅의 체중을 고스란히 실어 레버를 아래로 꺾어 젖힌다. 머리 위 격자문 틈새로 철기둥에 묶인 고광태의 피 섞인 고함과 벨라의 신경질적인 비명이 쏟아져 내리는 찰나, 파열된 배관 안쪽에서 묵직한 마찰음과 함께 거대한 압력이 꿈틀거린다.

"그 천박한 쇠붙이 당장 뱉어내고 멈춰, 이 버러지 자식아!"

배수로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검붉은 기름 비곗덩어리와 누런 각질 슬러지가 거대한 오물 분수처럼 역류해 경매 무대 바닥의 찢어진 진홍 벨벳과 함석판을 사납게 덮친다. 밸브실 철창 너머로 곤봉을 쑤셔 넣던 경비병들이 미끄러운 점액질 웅덩이에 처박히고, 수표 더미 속에서 암흑 광탄을 난사하려던 벨라의 앙상한 드레스 자락까지 끈적한 유황 오수에 잠겨 허우적거린다. 배두철은 등 뒤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지상에서 아득하게 꽂혀오는 계엄령 순찰대의 사이렌 소리를 뒤로한 채, 흉측한 고드름이 매달린 비좁은 배수관 통로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살을 에는 영하의 돌풍이 불어 닥치는 개활지 바깥으로 배두철의 기름투성이 몸뚱이가 거칠게 굴러떨어진다. 하수관 방출구 주변의 썩은 종기처럼 얼어붙은 진흙펄 위에서, 그는 사타구니를 조여오던 끔찍한 쇠사슬 대신 자유롭게 맥박 치는 하반신의 감각을 확인하며 바지춤을 질끈 동여맨다. 흩날리는 새하얀 눈가루와 피어오르는 유황 김 너머로, 묵직한 전리품을 품에 안은 수습공의 기괴한 발자국만이 혹한의 어둠 속으로 길게 이어지다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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