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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talk オリジナル · 場面 13 · チャプター 5

내 뿔로 왕관 만들지 마

하늘사슴이 뿔로 태양을 들어 올리는 왕국에서, 견습 제빵사는 새벽마다 굽던 해 모양 빵이 얼어붙자 봄을 돌려달라며 신들의 산에 오른다. 산꼭대기에서 만난 사슴은 괴물에게 붙잡힌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뿔을 베어 왕관을 만들 때마다 새 뿔을 길러온 탓에 더는 일어설 수 없는 늙은 신이다. 제빵사는 사슴을 지키는 외눈박이 늑대와 함께 왕궁의 왕관들을 녹여 뿔을 잇기로 하지만, 마지막 왕관을 벗기면 얼음 속에서 잠든 어린 왕자도 깨어나지 못한다. 늑대가 왕자의 침상 앞에 용광로를 끌고 온 순간, 제빵사는 왕관을 불에 넣거나 창밖에서 얼어가는 마을 아이들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

  • 人物 5
  • 場所 5
  • 場面 13
  • あらすじ 4,199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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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物 · Characters

登場人物たち

보늬

女性

새벽마다 마을 공동 화덕에서 해 모양 빵을 굽고, 얼어붙은 빵까지 배급해야 하는 견습 제빵사

プロフィール

보늬는 아이들이 빵을 품속에서 녹이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왕궁의 왕관을 녹여 해받침의 부러진 뿔을 잇겠다고 약속한다. 보늬가 얼어붙은 해빵을 가져오자 금서루는 선대의 왕관들을 내주지만, 보늬는 마지막 왕관에 집게를 대기 전에 금서루에게 창가로 와서 빵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함께 세어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도담의 차가운 손을 두 손으로 감싼 보늬는 왕관을 벗기면 이 손이 다시는 빵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두면 창밖의 손들이 얼어간다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집게를 내려놓지 못한다.

열여섯 살 보늬는 빵을 나눌 때 가장 작은 아이부터 부르지만, 마지막 한 개가 남으면 반으로 가르는 대신 빈손들을 다시 세다가 배급을 늦춘다. 잿귀가 인간의 손을 경계하며 이를 드러내면 보늬는 손을 등 뒤로 감추고도, 해받침의 턱 아래 쌓인 눈을 치우려고 다시 손을 내민다. 용광로 앞에서 보늬는 집게 손잡이에 데인 손바닥을 앞치마에 문지른 뒤, 도담의 손을 덮어둔 천이 흘러내리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한다.

背景

보늬가 열여섯이 된 겨울, 화덕에서 막 꺼낸 해빵도 문턱을 넘기 전에 굳었고, 보늬는 아이들이 빵을 품에 넣느라 외투를 벌리는 모습을 배급 때마다 보았다. 도담이 시종을 통해 화덕 앞에서 직접 빵을 사고 싶다는 말을 전했을 때, 보늬는 왕자 몫도 다른 아이들과 같은 크기로 빚어두었지만 도담은 끝내 오지 않았다. 보늬는 남은 밀가루를 덮어두고 빈 자루를 신발에 둘러 산에 올랐으며, 해받침의 부러진 뿔을 본 뒤에는 봄을 재촉하던 말을 멈추고 왕실의 절단용 톱까지 가져오겠다고 덧붙였다.

描写

보늬는 둥근 볼에 아직 앳된 기색이 남은 열여섯 살 소녀로, 검갈색 머리를 목덜미에 짧게 묶고 빛바랜 황토색 모직 저고리 위에 밀가루가 밴 거친 아마포 앞치마를 두른다. 해진 가죽 신발을 감싼 밀가루 자루에는 곡물 상인의 푸른 도장이 반쯤 남아 있어, 발을 모으고 서도 두 발의 무늬가 어긋난다. 갈라진 손으로 긴 쇠집게를 배 앞에 붙들고 어깨를 조금 웅크린 채, 짙은 갈색 눈으로 상대의 얼굴을 살피다가 빈손 쪽으로 시선을 내린다.

해받침

男性

왕들이 베어 간 뿔을 거듭 길러 태양을 들어 올렸으나, 이제 산꼭대기에 누워 새벽을 늦추고 있는 하늘사슴

プロフィール

해받침은 왕관으로 이은 뿔을 받기 전에 왕실의 절단용 톱부터 가져오라고 보늬에게 요구하며, 금서루가 다시 뿔을 베지 못하게 톱날을 왕관과 함께 녹이려 한다. 해받침의 요구 때문에 보늬는 봄을 얻으러 간 왕궁에서 왕관뿐 아니라 왕실이 뿔을 가져갈 수단까지 받아내야 하고, 그동안 산 아래 화덕은 더 차갑게 식는다. 그러나 해받침은 보늬의 갈라진 손에 남은 온기를 불어넣은 뒤 눈에서 턱조차 떼지 못해, 톱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제 숨을 아껴 두지 못한다.

1803세의 해받침은 잿귀가 부러진 뿔에 묻은 눈을 털 때도 먼저 “만져도 된다”고 말하며, 보늬가 손을 뻗으면 허락하기 전까지 귀를 뒤로 눕힌다. 봄을 달라는 보늬에게 해받침은 “이번에는 내 몸을 남겨 다오”라고 답하지만, 보늬가 손을 소매 속에 감추자 코끝으로 소매를 밀어 올려 따뜻한 숨을 내쉰다. 잿귀가 인간은 다시 산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으르렁거리면, 해받침은 보늬가 내려갈 눈길 쪽으로 눈동자를 돌려 길부터 열어 달라고 한다.

背景

해받침은 1803년 동안 새벽마다 뿔을 들어 태양을 올렸고, 왕실 행렬은 새 뿔이 굳을 때마다 비단으로 감싼 톱을 산에 가져왔다. 금서루의 즉위식에 쓸 뿔을 실은 썰매 앞에서 잿귀가 한쪽 눈을 잃은 날, 해받침은 잘린 뿔 밑동을 눈에 묻고 다음 새벽에도 몸을 일으켰다. 이번 겨울에는 해받침의 앞다리가 끝내 펴지지 않았고, 봄을 요구하러 올라온 보늬 앞에 해받침은 왕실 톱니 자국이 남은 밑동을 그대로 드러냈다.

描写

해받침은 천팔백삼 년을 버틴 수사슴으로, 잿빛으로 바랜 흰 털 아래 어깨뼈가 솟고 긴 목의 늘어진 가죽은 접힌 앞다리 위로 겹겹이 내려앉는다. 옷이나 장식 없이 드러낸 두 뿔의 밑동에는 왕실 톱이 남긴 평행한 홈들이 층층이 굳어 있으며, 그 무거운 머리를 바닥에 댄 채 손이 다가오면 긴 귀부터 뒤로 눕힌다. 흐린 호박빛 눈은 다가오는 이를 끝까지 살피지만, 거친 손을 향해서는 주름진 코끝을 조금 밀어 옅은 금빛 콧김을 내준다.

잿귀

女性

하늘사슴의 잠자리에서 눈을 털어내고, 뿔을 훔치러 오는 행렬을 막아온 외눈박이 늑대

プロフィール

잿귀는 왕관들을 되찾은 뒤 산길을 닫으려 하며, 보늬에게 뿔을 잇는 일이 끝나면 인간의 발길을 직접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요구한다. 그러나 왕관을 녹일 손이 필요해 보늬를 등에 태운 잿귀는, 해받침에게 가까이 가도록 허락한 바로 그 아이를 향해 “산에 돌아가면 다시는 올라오지 마라”라고 으르렁거린다. 도담의 침상까지 용광로를 끌고 간 잿귀는 마지막 왕관을 낚아채는 대신 보늬 앞에 집게를 밀어놓고, 불이 잦아드는 동안에도 대신 집어 들지 않는다.

217세의 잿귀는 산을 찾는 사람이 장갑을 벗으면 먼저 손과 해받침 사이에 몸을 세우지만, 보늬의 갈라진 손에서는 떨어진 밀가루를 혀로 닦아준다. 잿귀는 회수한 왕관을 발톱으로 두드려 빈 소리를 확인하고, 금서루가 도담의 왕관만은 남겨달라고 할 때에는 대답 없이 용광로의 끌채를 다시 문다. 보늬가 집게를 놓치면 잿귀는 손잡이가 보늬 쪽을 향하도록 돌려놓되, 떨리는 손을 재촉하려고 이빨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背景

217년을 살아온 잿귀는 해받침의 새 뿔 아래에서 봄눈 녹는 물을 마시다가, 금서루의 즉위식에 뿔을 실어 나르던 썰매 앞을 막아 한쪽 눈을 잃었다. 그날 이후 잿귀는 잘린 뿔이 지나간 산길마다 돌을 굴려놓았고, 궁으로 내려갈 때마다 빈 눈가에 달라붙는 눈을 앞발로 털었다. 해 모양 빵까지 얼어붙은 겨울, 잿귀는 보늬의 밀가루 자루 신발을 물어 산 아래로 끌어내리려다가 왕관을 녹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등을 낮췄다.

描写

잿귀는 아이 하나를 등에 태울 만큼 몸집이 큰 암늑대로, 이백십칠 년을 견딘 잿빛 털 사이로 희어진 속털이 드러나고 낮게 처진 허리 아래에는 굵은 앞다리가 버티고 있다. 옷이나 장신구 없이 거친 겨울털을 두른 얼굴에는 왼쪽 눈자리에서 콧등까지 비스듬히 당겨진 오래된 흉터가 남아 있으며, 오른쪽의 탁한 호박빛 눈은 다가오는 사람의 얼굴보다 손을 먼저 좇는다. 누군가 손을 뻗으면 어깨부터 들이밀지만, 발치에 놓인 집게는 두툼한 앞발로 손잡이만 인간 쪽으로 돌려놓고 주둥이를 거둔다.

도담

男性

첫 겨울 열병 때 씌워진 왕관의 힘으로 얼음 침상에서 숨을 이어가는 왕위 계승자

プロフィール

도담은 보늬가 침상에 놓은 빵을 배급품이 아니라 자신이 값을 치른 첫 빵으로 받아주길 바라며, 얼음에 붙은 구리 동전 세 닢을 보늬 쪽으로 밀려 한다. 왕관을 벗기면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도 도담은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려 애쓰지만, 손을 감싼 보늬가 집게를 내려놓자 그 움직임마저 멎는다. 도담의 작은 몸짓 때문에 보늬는 구해야 할 왕자뿐 아니라 대답을 기다리는 손님 앞에서도 왕관을 녹일지 결정해야 한다.

8세인 도담은 빵집에 가는 연습을 할 때마다 동전 세 닢을 탁자에 나란히 놓고 주문을 또박또박 외치다가, 거스름돈 이야기가 나오면 시종의 소매를 잡았다. 금서루가 대신 값을 내겠다고 하면 도담은 동전을 등 뒤로 숨겼지만, 혼자 줄을 서라는 말에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놓지 않았다. 이제 도담의 손톱 끝은 보늬가 빵 이야기를 할 때 희미하게 떨리고, 금서루가 즉위 뒤의 잔치를 약속할 때는 얼음 아래에서 가만히 머문다.

背景

얼어붙기 전, 8세의 도담은 즉위식 순서를 읽어주는 시종에게 보늬의 화덕 앞에서 자기 몫의 빵을 직접 사게 해달라고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금서루가 마련한 금화 주머니를 시종에게 돌려준 도담은 구리 동전 세 닢만 챙겼고, 궁문을 나서기도 전에 얼어붙어 그 동전까지 손바닥에 붙었다. 마지막 왕관을 씌운 뒤에도 눈을 뜨지 못한 도담에게 금서루는 날마다 침상 곁의 소식을 읽어주었으며, 보늬가 찾아온 날에는 왕관을 벗길 경우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 설명까지 잠결에 들려왔다.

描写

도담은 볼에 아직 어린 살이 남은 여덟 살 아이로, 밤색 머리 위의 뿔가지 모양 왕관이 가느다란 목과 작은 어깨에 비해 유난히 크다. 상아색 누비 잠옷의 소매 밖으로 짧은 손가락이 나와 있고, 감긴 눈 아래 입술은 주문할 말을 잊지 않으려는 듯 조금 벌어져 있다. 얼음에 붙은 구리 동전 세 닢을 위로 향한 손바닥에 나란히 품은 채, 검지 끝만 손바닥 바깥으로 뻗어 누군가 받아주기를 기다린다.

금서루

女性

잠든 아들을 대신해 왕국을 다스리며, 왕관 창고와 왕자의 침실 열쇠를 함께 지니고 있는 여왕

プロフィール

금서루는 도담이 깨어나 제 발로 정원을 걷는 날까지 마지막 왕관을 지키려 하며, 보늬에게 왕관 대신 가져갈 궁의 물건을 하나씩 내보인다. 금서루가 잠든 도담의 손을 보늬의 손바닥에 얹어 놓는 순간, 왕관을 회수하러 온 보늬는 한 아이의 머리맡에서 집게를 들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 금서루는 마을 아이들에게 궁의 장작을 전부 보내지만, 마지막 왕관의 열쇠만은 혀 밑에 숨겨 불 꺼진 침실에서 아들과 함께 밤을 견딘다.

41세의 금서루는 날마다 도담의 머리맡에서 정원 지도를 새로 그리며, 어제보다 짧아진 길 끝에도 반드시 두 사람이 앉을 벤치를 넣는다. 보늬가 얼어붙은 해빵을 탁자에 놓자 금서루는 선대의 왕관들을 내어주지만, 집게가 도담의 왕관에 닿으면 맨손을 그 사이에 밀어 넣는다. 금서루는 창밖 아이들의 장작 수레를 손수 밀어 보내고 돌아와, 열쇠가 달그락거리지 않도록 입을 다문 채 도담의 이불 속에 차가운 발을 넣는다.

背景

금서루의 즉위식 날, 뿔을 실은 썰매 앞에서 한쪽 눈을 잃은 잿귀가 물러나자 금서루는 행렬을 계속하라는 손짓을 했다. 도담의 첫 겨울 열병 때 금서루는 침상 옆에서 왕관을 씌우게 했고, 울음이 멎은 뒤에도 아이가 눈을 뜨지 않자 왕관을 벗기려던 시종의 손을 붙잡았다. 이제 41세가 된 금서루는 해받침이 절단용 톱까지 요구했다는 말을 듣고 보관실 문을 열지만, 잿귀 앞에 톱을 내려놓을 때에는 날을 천으로 감싸느라 한참 고개를 들지 못한다.

描写

41세의 금서루는 관자놀이에 은빛이 섞인 검은 머리를 낮게 틀어 올리고, 해진 소맷단에도 금실 사슴 문양이 남은 먹청색 비단 예복 위에 회색 양모 숄을 단단히 여민다. 눈가의 잔주름과 움푹 팬 볼에는 긴 밤의 피로가 남아 있지만, 침상 쪽으로 기울인 몸과 길목을 막듯 내민 맨손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늘 아랫입술 한쪽을 안으로 물고 있어 입매가 비뚤게 굳어 있으며, 정원 도면을 누르는 손끝에는 흑연이 묻어 있다.


あらすじ · Synopsis

あらすじ

봄맞이 첫 반죽을 해야 할 날이 스무 날 넘도록 지나자, 첫불마을의 해빵은 화덕에서 꺼내 배급창에 놓는 사이 얼어붙는다. 열여섯 살 견습 제빵사 보늬는 마지막 빵 하나를 앞에 놓고 남은 아이들의 손을 거듭 센다. 누구에게도 빈손을 돌려주고 싶지 않아 망설이는 동안, 가장 작은 아이가 난간 아래 주저앉는다. 보늬는 아이를 화덕 옆으로 옮기고 빵을 깨뜨려 나누지만, 단단한 빛살은 아이의 입에서 녹지 않는다. 그날 저녁 보늬는 신에게 바칠 첫 빵까지 배급에 보태고 빈 제단에 밀가루로 해를 그린다. 다음 새벽 그 앞에 놓인 장작 한 토막을 발견한 보늬는 그것을 화덕지기에게 건넨다.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아이들의 손을 데워 달라고 부탁한 뒤, 얼어붙은 해빵과 쇠집게를 챙겨 밀 창고 뒤 산길로 들어선다. 봄을 돌려받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모두를 세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버릇부터 버려야 한다.

산길에서 외눈박이 늑대 잿귀가 보늬를 눈 속에 넘어뜨리고 빵 든 손을 가로막는다. 보늬는 집게를 내려놓고 해빵을 앞으로 민다. 신이 받을 몫도 먹어야 했다고 말하자, 잿귀는 빵을 깨물었다가 돌처럼 굳은 조각을 뱉는다. 잿귀를 따라 오른 정상에는 괴물에게 붙잡힌 신 대신, 눈에 턱을 묻은 늙은 하늘사슴 해받침이 누워 있다. 보늬는 잘린 뿔의 겹겹이 난 톱자국을 보고도 처음에는 새 뿔이 자라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해받침은 고개를 들려다 앞다리를 접고, “이번에는 내 몸을 남겨 다오”라고 답한다. 왕들이 가져간 뿔을 왕관으로 굳힐 때마다 그는 새 뿔을 길러 태양을 떠받쳤으며, 이제 그 힘은 남아 있지 않다. 보늬가 턱 아래 눈을 치우려 손을 뻗자 잿귀가 몸으로 막는다. 해받침이 만져도 된다고 허락한 뒤에야 보늬는 그의 얼굴을 들어 마른 풀 위에 받친다.

해받침은 왕관으로 굳힌 뿔을 하나도 빠짐없이 녹여 돌려달라고 한다. 이어 왕실의 절단용 톱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보늬가 왕관부터 구해 오겠다고 하자 그는 잘린 뿔을 눈 쪽으로 돌린다. 다시 일어선 뒤 또 베이는 일을 견딜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해받침은 보늬의 소매를 코끝으로 밀어 올려 갈라진 손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는다. 그 짧은 숨 때문에 정상에 걸린 빛이 더 낮아진다. 잿귀는 보늬를 등에 태우되, 일이 끝나면 인간들이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길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보늬는 내려가는 길에 회관으로 들러 벽화 속 사슴이 왕에게 뿔을 건네는 모습을 올려다본다. 벽화 아래에는 봄맞이 행렬에 쓰던 빈 수레가 있다. 보늬는 그 수레를 끌고 왕궁으로 향한다.

금서루는 침실 문 앞에서 잿귀의 길을 막는다. 보늬가 탁자에 얼어붙은 해빵을 놓자 여왕은 빵을 손바닥으로 덥히려다 실패하고, 선대의 왕관 창고를 연다. 잿귀는 왕관마다 발톱으로 두드려 속을 확인한다. 마지막 왕관을 달라는 말에 금서루는 보석함과 은그릇, 궁의 남은 장작을 차례로 내놓는다. 보늬가 집게를 거두지 않자 여왕은 그를 도담의 침상으로 데려가 잠든 아들의 손을 보늬의 손바닥에 얹는다. 여덟 살 도담의 머리에는 가지뿔 모양 왕관이 씌워져 있고, 위로 향한 작은 손에는 구리 동전 세 닢이 얼음에 붙어 있다. 보늬가 빵을 머리맡에 놓고 값을 받겠다고 말하자 도담의 손톱 끝이 희미하게 떨린다. 금서루는 그 동전으로 혼자 빵을 사는 연습을 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왕관이 머리에서 떨어지는 순간 마지막 숨이 끝난다는 말을 피하지 않는다. 봄이 돌아와도 그 아이는 일어나지 못한다. 보늬는 집게를 침상 아래 내려놓는다.

보늬는 선대의 왕관만으로 뿔을 얼마나 이을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왕실 작업장으로 내려간다. 금서루는 장인들에게 도울 것을 명하고 직접 따라간다. 틀에 부은 왕관은 한쪽 뿔의 가지 끝을 채우기 전에 바닥을 드러낸다. 은그릇을 넣으려는 여왕의 손을 장인이 붙잡는다. 다른 금속은 뿔이 되지 못한다. 작업장 벽에는 오래된 절단용 톱이 걸려 있다. 보늬가 그것을 내리려 하자 금서루는 손잡이를 움켜쥔다. 여왕은 아직 왕실의 물건이라고 말하지만, 잿귀가 톱날 아래 제 잃은 눈을 들이밀자 손을 놓는다. 보늬는 톱을 빈 행렬 수레에 싣고 마을로 끌고 간다. 왕관을 쓰고 산에 오르던 행렬 대신, 뿔을 자르던 도구가 회관 앞을 지난다. 사람들은 벽화와 수레를 번갈아 본다. 한 사람이 톱날에 천을 덮으려 하자 보늬가 천을 걷어 자기 어깨에 두른다. 추워서 빌리겠다고 말한 뒤, 톱은 그대로 두고 화덕으로 들어간다.

궁에서 내려온 장작 덕분에 아이들은 잠시 손을 펴지만, 화덕집 뒤 우물에서는 두레박이 다시 얼음에 붙는다. 보늬는 해빵을 기다리는 줄을 세고, 다음 새벽 몫으로 남겨 둔 숯자루를 꺼낸다. 왕관을 녹일 용광로를 옮기려면 그 숯이 필요하다. 화덕지기가 자루 위에 손을 얹자 보늬는 함께 배급창으로 간다. 두 사람은 남은 빵을 모두 나누고 화덕의 불씨를 흙으로 덮는다. 내일 구울 빵을 포기한 보늬는 숯과 톱을 왕궁으로 가져간다. 잿귀는 작업장의 작은 용광로 끌채를 물고, 보늬는 계단마다 바퀴 아래 널빤지를 받친다. 침실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서 바퀴가 걸리자 금서루가 내려와 어깨로 용광로 옆면을 민다. 도담의 방을 덥히는 데만 쓰라고 말하면서도 여왕은 보늬와 함께 뜨거운 쇠바퀴를 들어 문턱을 넘긴다.

용광로가 침상 앞에 놓이자 보늬는 절단용 톱을 먼저 불에 넣는다. 장인이 내민 별도의 도가니에서 톱날이 무너지고, 여왕은 대대로 이어진 의식의 도구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다. 이어 보늬는 선대의 왕관으로 만든 뿔 조각들을 다시 녹인다. 마지막 왕관을 넣을 도가니만 비어 있다. 창밖 돌다리에는 장작을 받으러 온 아이들이 모여 있고, 궁의 빈 수레를 끌던 한 아이가 손잡이를 놓쳐 다른 아이와 함께 얼음 위로 넘어진다. 보늬는 금서루에게 창가로 와서 아이들을 함께 세어 달라고 청한다. 여왕은 두 아이가 일어서는 것까지 본 뒤 돌아와 아들의 왕관과 집게 사이에 맨손을 넣는다. 보늬는 여왕의 손을 밀어내지 못한다. 잿귀도 왕관을 낚아채지 않는다. 늑대는 떨어진 집게의 손잡이를 보늬 쪽으로 돌려놓고, 잦아드는 불 앞에서 기다린다.

보늬는 도담의 손을 덮은 천을 바로잡다가 동전 하나가 손바닥 가장자리까지 밀려 나온 것을 본다. 그는 동전을 받아 앞치마 주머니에 넣고, 침상에 둔 빵을 도담의 것으로 팔았다고 말한다. 그 작은 움직임을 왕관을 벗겨도 좋다는 대답으로 삼지는 않는다. 보늬는 금서루에게 도담을 살릴 다른 길을 찾지 못했다고 말하고, 아이를 혼자 두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금서루는 손을 왕관에서 떼는 대신 도담의 뺨 아래로 옮긴다. 보늬는 데인 손바닥에 천을 감고 집게를 들어 왕관의 가지를 잡는다. 마지막으로 여왕을 바라본 뒤, 왕관을 들어 올린다. 금서루는 숨이 멎은 아들을 품에 끌어안는다. 보늬는 왕관을 불에 넣고, 꺼내 달라고 외치는 여왕의 목소리를 들으며 집게를 놓지 않는다. 금빛 가지가 도가니 안으로 가라앉을 때까지 잿귀는 침상과 보늬 사이에 서 있되 누구에게도 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장인들이 완성한 두 뿔을 식혀 수레에 고정하자 보늬와 잿귀는 곧바로 산으로 오른다. 보늬는 궁의 계단을 내려오기 전 금서루에게 돌아와 도담의 빵값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끝까지 하겠다고 약속한다. 정상에서 해받침은 잿귀의 도움을 받아 목을 들고, 보늬가 가져온 뿔을 살핀다. 보늬는 톱을 녹인 빈 도가니도 보여준다. 해받침이 허락하자 두 사람은 뿔을 남은 밑동에 맞춘다. 이어진 가지 사이로 낮게 걸렸던 태양이 움직인다. 해받침은 한 번에 일어서지 못한다. 잿귀가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 보늬가 앞발 아래 돌을 빼낸 뒤에야 그는 다리를 편다. 첫불마을 지붕의 나무뿔 사이로 두 갈래 그림자가 문턱까지 내려온다. 산 아래에서 얼음 깨지는 소리가 올라와도 해받침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네 발로 서 있는다.

보늬는 산길 입구에 밧줄을 매고 봄맞이 행렬 수레를 가로세운다. 사람들이 감사의 빵을 들고 올라오려 하자 그는 빵을 받아 산으로 가져가지 않고 마을의 배급 줄에 보탠다. 잿귀는 밧줄 너머에서 지켜보다 몸을 돌린다. 궁에서는 금서루가 도담의 머리맡에 그리던 정원 지도를 접고, 왕관 없는 아이를 안아 해가 드는 방으로 옮긴다. 보늬가 돌아와 남은 동전 두 닢을 여왕에게 건네자 금서루는 받지 않는다. 보늬는 세 닢을 모두 화덕집 작은 접시에 놓아 둔다. 다시 구운 첫 해빵은 배급창에 이르는 동안 얼지 않는다. 보늬는 마지막 빵 하나가 남자 기다리는 아이들을 센 뒤 곧바로 가른다. 그날 오후 금서루는 왕관 없이 배급 줄 끝에 선다. 보늬가 건넨 빵에서 따뜻한 김이 오르지만, 여왕은 곧 먹지 않고 두 손으로 오래 감싼다.


世界観 · World

世界

representative image

設定

왕국의 동쪽 산기슭에 붙은 **첫불마을**. 신들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과 왕궁으로 이어지는 곡물길이 만나는 곳이다. 낮은 집들은 공동 화덕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있고, 골목마다 화덕의 연기를 끌어오는 흙관이 묻혀 있다. 예전에는 그 관 위에 신발을 놓으면 아침까지 말랐다. 지금은 아이들이 관의 갈라진 틈에 손을 대고 남은 온기를 찾는다.

보늬가 일하는 화덕집은 마을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건물이다. 안쪽에는 사람이 허리를 굽혀 들어갈 만큼 큰 화덕이 있고, 바깥 처마에는 빵을 기다리는 이들이 붙잡을 나무 난간이 있다. 난간의 낮은 부분만 반들반들하다. 아이들이 키를 재며 기다렸던 자리다.

화덕집 뒤편의 밀 창고는 산길 입구와 맞닿아 있다. 평소에는 제빵사가 밀가루를 받는 문이지만, 이제는 보늬가 왕국을 떠나지 않고도 인간의 법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다. 산에서 내려온 바람이 먼저 이 창고를 지나므로, 밀가루 자루의 입구부터 딱딱하게 언다.

왕궁은 계곡 건너 높은 바위턱에 있다. 화덕집 처마 아래에서는 왕자의 침실 창문이 보이지만, 장작 수레를 끌고 가려면 얼어붙은 돌다리를 돌아야 한다. 궁의 굴뚝에서 연기가 끊기는 날에는 마을 사람들도 자기 장작을 더 깊이 숨긴다.

時代

왕국력 1803년, 봄맞이 첫 반죽을 해야 할 시기를 스무 날 넘긴 때다. 기록에는 봄이라고 적히지만, 우물의 얼음은 매일 더 두꺼워진다. 새벽은 오되 태양은 산등성이 위로 충분히 올라오지 못한다.

금속 도구와 수차, 손수레가 생활을 지탱하는 시대다. 왕실은 해받침의 뿔을 베어 왕관을 만드는 일을 대대로 이어왔다. 왕관을 쓰지 않은 통치자의 초상은 궁에도 마을 회관에도 없다.

도담이 첫 겨울 열병으로 쓰러진 뒤 왕궁은 봄맞이 행렬을 중단했다. 사람들은 왕자를 깨우기 위해 신이 계절을 늦춘다고 들었다. 보늬가 산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화덕집 벽에는 “전하의 쾌유와 함께 봄이 온다”는 포고문이 붙어 있다. 종이가 습기를 먹어 떨어져도 누구도 먼저 떼어내지 않는다.

ルール

- **태양은 해받침이 두 뿔로 들어 올려야 왕국을 따뜻하게 비춘다.** 장작불은 방과 손을 데울 수 있지만 봄을 대신하지 못한다. 궁의 장작을 모두 나누어도 밭은 풀리지 않으며, 보늬가 화덕 앞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는 다음 수확을 지킬 수 없다.

- **왕관으로 굳힌 뿔은 모두 녹여 되돌려야 해받침의 두 뿔을 온전히 이을 수 있다.** 보통 금속이나 새로 벤 뿔로는 부족한 부분을 대신할 수 없다. 선대의 왕관을 내주는 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므로, 금서루가 보늬에게 내놓는 다른 보물들은 선택을 늦출 뿐이다.

- **해받침의 뿔은 자르거나 녹일 수 있어도 다시 자라게 하는 힘은 돌려줄 수 없다.** 해받침은 이미 그 힘을 소진했다. 왕관을 되찾아도 또 한 번 베이면 같은 일을 되풀이할 수 없기에, 그는 왕실의 절단용 톱도 함께 녹일 것을 요구한다.

- **도담의 왕관은 머리에 닿아 있는 동안만 그의 마지막 숨을 붙잡는다.** 왕관을 벗기면 그 숨은 끝나며, 다시 씌우거나 봄을 되돌려도 도담은 깨어나지 못한다. 보늬는 왕관을 잠깐 빌려 쓰거나 일부만 녹이는 방법으로 두 약속을 함께 지킬 수 없다.

技術と哲学

공동 화덕은 빵집이자 배급소이며 마을의 마지막 온기 저장고다. 두꺼운 흙벽이 밤의 열을 붙잡고, 제빵사들은 쇠집게와 긴 나무 삽으로 불씨를 아껴 쓴다. 밀가루가 남아 있어도 장작이 없으면 배급할 수 없다. 보늬는 반죽의 양뿐 아니라 다음 새벽에 쓸 숯까지 계산해야 한다.

왕관은 겉보기에는 옅은 금빛 금속이다. 왕실 장인들은 뿔을 높은 열로 굳혀 이 형태로 만들며, 같은 고열로 다시 녹일 수 있다. 마을의 빵 화덕은 그 온도에 닿지 못한다. 왕궁 작업장의 작은 용광로에는 끌채와 쇠바퀴가 달려 있어 옮길 수 있지만, 돌계단을 오를 때마다 바퀴가 걸린다. 잿귀가 왕자의 침실까지 끌고 갈 수 있는 도구는 존재하되, 그 길에 소모되는 숯과 시간도 보늬가 마련해야 한다.

마을에서는 해빵을 구울 때 반죽에 짧은 빛살 여덟 개를 낸다. 첫 빵은 신에게 바치고 나머지는 어린아이부터 나누는 풍습이다. 겨울이 길어지자 사람들은 첫 빵도 배급하자고 요구한다. 보늬는 빈 제단에 밀가루로 작은 해를 그린 뒤 빵을 줄에 보탠다. 다음 날 누군가 그 그림 앞에 장작 한 토막을 놓는다.

왕실은 뿔을 베는 의식을 “새 뿔을 청하는 예”라 부른다. 마을 회관의 벽화에는 사슴이 고개를 숙여 왕에게 뿔을 건네는 모습만 있다. 톱은 그려져 있지 않다. 보늬가 가져와야 하는 것은 오래된 왕관뿐 아니라, 누구나 벽화에서 빠진 도구를 보게 할 실물이다.

視覚的描写

마을의 주된 색은 밀가루의 누런 흰색, 젖은 장작의 검정, 오래된 화덕 벽의 붉은 갈색이다. 눈은 깨끗하게 쌓이지 않는다. 굴뚝에서 나온 재가 눈 위에 얇은 회색 테두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발길은 그 아래 얼음을 드러낸다.

지붕마다 나무로 깎은 사슴뿔 장식이 동쪽을 향한다. 봄이면 그 사이로 햇빛이 들어와 문턱에 두 갈래 그림자를 놓았지만, 지금은 희미한 빛이 뿔 끝에만 걸린다. 집 안쪽은 한낮에도 어둡다.

화덕집에는 반죽의 쉰내와 젖은 양털 냄새가 함께 머문다. 빵을 꺼낼 때는 껍질 갈라지는 소리가 나지만, 배급창까지 옮기는 동안 그 소리가 멎는다. 해 모양 빵의 짧은 빛살을 손으로 꺾으면 부스러기 대신 단단한 조각이 떨어진다. 보늬의 앞치마 주머니에는 버리지 못한 빛살들이 모여 있다.

멀리 보이는 왕궁 창문은 마을의 불빛보다 푸르다. 그 위로 신들의 산이 솟아 있지만, 정상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마을 어디에서도 쓰러진 사슴을 볼 수 없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낮아진 태양과 길어진 배급 줄뿐이다.


場所 · Locations

舞台となる場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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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불마을 해빵 화덕집

화덕집의 비좁은 지상층에는 밀가루 묻은 붉은 갈색 흙벽을 따라 반죽대와 숯자루가 붙어 있고, 커다란 화덕 입구의 낮은 불빛이 긴 나무 삽 아래만 밝힌다. 배급창 안쪽 선반에는 빵을 거듭 가른 칼자국 여덟 줄이 부채꼴로 패여 있으며, 창 너머 나무 난간은 아이들 손이 닿는 낮은 부분만 반들반들하다. 갓 꺼낸 해빵의 껍질이 짧게 갈라지는 소리는 선반에 내려놓을 무렵 멎고, 빛살 하나가 떨어져 나무에 딱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배급 줄의 웅성거림이 밀려든다. 화덕 곁의 빈 제단에는 밀가루로 그린 작은 해가 남아 있고, 벽에 붙은 쾌유 포고문의 들뜬 귀퉁이가 배급창으로 들어오는 찬 공기에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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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받침의 정상 잠자리

정상의 굳은 눈에는 거대한 사슴의 몸을 따라 얕게 팬 자리가 있고, 성긴 잿빛 흰 털 아래로 납작하게 눌린 마른 풀이 드러난다. 구름에 눌린 희미한 햇빛이 잘린 두 뿔의 겹겹이 난 톱자국에 걸리고, 턱 앞에는 긴 숨이 닿을 때마다 가느다란 풀 끝 하나가 떨린다. 탁 트인 눈밭을 훑는 바람이 낮게 누운 몸 둘레에 눈가루를 밀어 쌓지만, 한쪽 어깨 곁에는 늑대의 발로 거듭 쓸어낸 좁은 자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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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봉헌 벽화 회관

회관의 낮은 들보 아래로 넓게 펼쳐진 누런 황토색 회벽에는 사슴이 고개를 숙여 왕에게 뿔을 건네는 그림이 있고, 뿔 밑동 둘레만 안료를 덧칠한 두꺼운 테두리가 남아 있다. 출입문으로 비끼는 낮빛이 닳은 마룻바닥을 가로질러 벽화 아래 빈 행렬 수레의 바퀴에 걸린다. 끌채를 조금만 들어도 나무 차축이 길게 삐걱거리고, 양쪽 긴 의자에서 이어지던 대화는 문 너머 드러난 절단용 톱 앞에서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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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뿔 주조 작업장

깊고 높은 작업 홀 한가운데서 도가니의 주황빛이 치솟아 숯검정 기둥과 벽에 걸린 오래된 절단용 톱의 이빨을 낱낱이 드러낸다. 풀무가 거칠게 숨을 뿜는 사이, 거친 뿔 모양 주조 틀을 두드리는 망치 소리가 높은 천장까지 울리고, 틀의 한쪽 가지 끝에는 쇳물이 닿지 않은 검은 홈이 남아 있다. 작업대 가장자리에는 왕관을 고정하던 둥근 쇠받침들이 겹겹의 눌린 자국을 간직한 채 줄지어 있고, 그 아래 작은 용광로의 열 먹은 쇠바퀴와 긴 끌채가 도가니 빛에 번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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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의 얼음 침실

침실 한가운데 놓인 얼음 침상이 창가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높은 창에서 들어온 빛은 매끄러운 얼음 모서리에 꺾여 천장에 옅은 푸른 띠를 겹쳐 놓는다. 누빈 비단 이불 밖으로 나온 작은 손바닥에는 구리 동전 세 닢이 얼어 붙어 있고, 머리맡 탁자의 정원 지도에는 짧은 길 끝마다 두 사람이 앉을 벤치가 그려져 있다. 침상 발치까지 밀어 넣은 작은 용광로에서 숯이 타닥거리는 사이, 이불 가장자리가 스치는 소리가 가늘게 들린다. 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돌다리에는 아이들이 모여 있고, 침상과 용광로 사이에는 쇠집게 하나를 내려놓을 만큼의 틈만 남아 있다.


場面 · Scenes

場面ごとの物語

チャプター 01

シーン 01

얼어붙은 해빵이 찾아낸 왕관의 톱자국

얼어붙은 해빵이 찾아낸 왕관의 톱자국
チャプター 02

シーン 02· 정상에서 내려온 날, 낮은 태양이 회관 문턱에 걸린 오후

빈 수레가 향하는 곳

빈 수레가 향하는 곳
場所첫불마을 뿔 봉헌 벽화 회관에서 왕궁으로 이어지는 곡물길
時間정상에서 내려온 날, 낮은 태양이 회관 문턱에 걸린 오후
出来事보늬는 잿귀의 등에서 내려 회관 벽화 아래 놓인 빈 행렬 수레를 끌어낸다. 문턱에 바퀴가 걸리자 잿귀가 끌채를 물어 당기고, 보늬는 차축을 들어 수레를 밖으로 밀어낸다. 보늬는 왕관 전부와 절단용 톱을 실어 돌아오겠다고 말한 뒤 수레를 왕궁 쪽으로 돌린다.
影響왕에게 뿔을 바치던 행렬의 수레가 왕관을 되찾아 올 운반 도구로 바뀐다. 보늬는 벽화에서 빠진 톱의 자리를 짚으며, 산에서 들은 사실을 왕궁에 요구할 말로 꺼낸다. 잿귀는 인간의 의식에 쓰이던 물건을 함께 끌고 궁으로 향한다.

보늬는 잿귀의 등에서 내려 회관 문을 밀어 열고, 벽화 아래 빈 행렬 수레의 끌채를 들어 올린다. 낮은 들보 밑으로 수레가 움직이자, 황토색 회벽에 그려진 왕의 두 손 아래에서 나무 차축이 길게 삐걱거린다. 보늬는 끌채를 옆구리에 받친 채 벽화 속 사슴의 뿔 밑동을 올려다보고, 두껍게 덧칠된 테두리 바로 아래에 집게 끝을 댄다.

“톱은 그리지 않았네.” 보늬가 집게를 거두자 잿귀는 벽화 속 왕에게서 고개를 돌려 수레 앞을 막는다. 보늬는 천에 싼 해빵을 빈 짐칸 구석에 놓고, “왕관은 전부, 톱도 여기 실어 올 거야”라고 말하며 끌채를 문 쪽으로 돌린다.

한쪽 바퀴가 문턱에 걸려 수레가 기울자 잿귀가 끌채 끝을 물고, 보늬는 무릎을 굽혀 차축 아래 두 손을 넣는다. 둘이 동시에 밀고 당기자 바퀴가 문턱을 넘어 재 섞인 눈 위에 두 줄을 긋는다. 보늬는 앞치마 끈에 집게를 다시 끼우고 계곡 건너 왕궁 쪽으로 수레를 틀며, 잿귀는 끌채를 놓지 않은 채 나란히 발을 뗀다.

シーン 03· 봄맞이가 스무 날 넘게 늦어진 날, 낮빛이 기울 무렵

왕관 대신 내놓는 것들

왕관 대신 내놓는 것들
場所왕궁, 도담의 얼음 침실 문턱
時間봄맞이가 스무 날 넘게 늦어진 날, 낮빛이 기울 무렵
出来事금서루는 침실 문을 몸으로 막고, 보늬가 내민 얼어붙은 해빵을 두 손으로 감싼다. 빵이 녹지 않자 왕관 창고를 열어 선대의 왕관들을 내주고, 잿귀는 발톱으로 하나씩 두드려 확인한다. 금서루는 보석과 은그릇, 궁의 남은 장작까지 내놓지만 보늬는 그것들을 받는 대신 침상 위 도담의 마지막 왕관을 가리킨다.
影響얼어붙은 배급품이 여왕의 손에 넘어가면서 선대의 왕관을 돌려받을 길이 열린다. 그러나 궁의 재물을 내주는 금서루도 도담의 왕관 앞에서는 다시 길을 막는다. 보늬의 요구는 창고에 보관된 물건에서 잠든 아이의 머리에 닿아 있는 왕관으로 좁혀진다.

금서루가 도담의 얼음 침실 문을 닫으려 하자 보늬는 천에 싼 해빵을 문턱 안쪽 탁자에 밀어 넣고, 잿귀는 보늬의 옆에 앞발을 디딘다. 금서루는 빵을 집어 두 손으로 감싸지만, 짧은 빛살 하나가 부러져 탁자 위에 떨어진다. “아이들에게 나눈 빵이에요.” 보늬가 말하자 금서루는 떨어진 조각까지 모아 천 위에 놓고 허리춤의 열쇠를 푼다.

금서루가 문 맞은편 왕관 창고를 열어 꺼낸 선대의 왕관들을 바닥에 늘어놓자, 잿귀는 금빛 테두리를 발톱으로 하나씩 두드리고 보늬 쪽으로 밀어 보낸다. 보늬는 왕관들을 천 위에 모으면서 “뿔을 베던 톱도 돌려주세요”라고 말한다. 금서루는 대답 대신 머리맡 보석함을 열고 은그릇을 끌어다가 그 옆에 놓는다. “궁에 남은 장작도 전부 보내겠다.” 금서루는 보석함을 보늬 앞으로 밀지만, 보늬는 집게를 든 손을 거두지 않는다.

금서루가 물건들을 놓느라 비운 문틈 너머로 침실 한가운데의 얼음 침상이 드러나고, 높은 창빛이 얼음 모서리에서 꺾여 천장에 푸른 띠를 놓는다. 보늬는 누빈 이불 밖으로 나온 도담의 작은 손과 머리에 씌워진 가지뿔 모양 왕관을 향해 집게 끝을 들어 올린다. 금서루는 은그릇을 바닥에 내려놓고 두 사람 사이로 돌아와, 도담의 왕관을 가리키는 집게 앞을 맨손으로 가로막는다.

シーン 04· 왕국력 1803년, 봄맞이가 스무 날 넘게 늦어진 낮

동전 세 닢을 쥔 손님

동전 세 닢을 쥔 손님
場所왕궁, 도담의 얼음 침실
時間왕국력 1803년, 봄맞이가 스무 날 넘게 늦어진 낮
出来事금서루는 집게를 막던 손으로 보늬를 침상 곁에 이끌고, 도담의 작은 손을 보늬의 손바닥에 얹는다. 보늬가 머리맡에 해빵을 놓고 빵값을 이야기하자 도담의 손톱 끝이 떨린다. 금서루는 왕관을 벗기면 도담의 마지막 숨이 끝나며, 봄이 돌아와도 깨어나지 못한다고 밝힌다. 보늬는 집게를 침상 아래 내려놓고 선대의 왕관으로 뿔을 어디까지 이을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겠다고 요구한다.
影響마지막 왕관을 돌려받는 일이 잠든 아이의 숨을 끝내는 일임이 드러난다. 보늬는 왕관 회수를 포기하지 않지만, 도담에게서 곧장 왕관을 가져가려던 행동을 멈춘다. 선대의 왕관부터 녹여 보겠다는 요구가 왕실 작업장으로 이어질 길을 연다.

금서루는 집게 앞을 막던 손으로 보늬의 빈손을 붙잡아 얼음 침상 곁으로 끌고, 이불 밖에 나온 도담의 손을 그 손바닥에 얹는다. 도담의 위로 향한 손에는 구리 동전 세 닢이 얼음에 붙어 있고, 보늬의 다른 손에 들린 집게 끝은 가지뿔 모양 왕관 아래에서 멈춘다. 잿귀가 침실 안으로 들어와 침상 발치에 앞발을 디디자 금서루는 도담의 손목 아래로 이불을 밀어 받친다.

보늬는 집게를 무릎 옆으로 낮추고 문턱의 탁자에서 가져온 해빵을 머리맡에 놓으며, “빵값은 여기 있는 세 닢으로 받을게요”라고 말한다. 도담의 손톱 끝이 떨리자 금서루는 얼음에 붙은 동전을 가리키며 혼자 빵을 사러 가려고 준비한 돈이라고 말하고, 빵에 눌린 정원 지도의 모서리를 펴 두 사람용 벤치를 드러낸다. 보늬가 왕관 쪽으로 집게를 돌리자 금서루는 그 끝을 다시 맨손으로 막는다. “벗기면 이 아이의 마지막 숨이 끝난다, 다시 씌워도, 봄이 와도 도담은 깨어나지 못한다.”

보늬는 도담의 손을 이불 위에 내려놓고 쇠집게를 침상 아래로 밀어 넣는다. 잿귀가 집게 쪽으로 고개를 숙이자 보늬는 손잡이를 놓으며 “왕관은 돌려받아야 해요, 먼저 선대의 왕관으로 뿔을 어디까지 이을 수 있는지 보여주세요”라고 말한다. 금서루는 도담의 손을 덮어 주던 손을 멈췄다가 허리춤의 열쇠를 풀고, 잿귀는 문 쪽으로 몸을 돌려 바닥에 모아 둔 왕관 하나를 앞발로 밀어낸다.

チャプター 03

シーン 05· 도담의 침실을 나온 직후, 낮은 태양이 창에 걸린 오후

채워지지 않는 가지

채워지지 않는 가지
場所왕궁, 왕실의 뿔 주조 작업장
時間도담의 침실을 나온 직후, 낮은 태양이 창에 걸린 오후
出来事보늬는 금서루가 연 작업장에서 선대의 왕관들을 녹여 뿔 모양 틀에 붓는다. 재료가 가지 끝까지 닿지 않자 금서루는 은그릇을 보태려 하지만, 보늬가 그릇을 붙잡아 막는다. 이어 보늬가 벽의 절단용 톱을 내리려 하자 금서루가 손잡이를 움켜쥔다. 잿귀가 톱날 아래로 잃은 눈을 들이밀고, 금서루가 손을 놓으면서 톱은 보늬에게 넘어간다.
影響선대의 왕관만으로는 두 뿔을 완성할 수 없다는 사실이 빈 주조 홈으로 드러난다. 도담의 왕관을 남겨 둘 방법을 시험하던 보늬는 부족한 재료와 마주하지만, 마지막 왕관을 가져가는 결정까지 내리지는 않는다. 대신 왕실의 절단용 톱을 확보해, 회관 벽화에서 빠진 도구를 밖으로 가져갈 길을 연다.

보늬는 금서루가 열어 준 왕실의 뿔 주조 작업장 안에서 선대의 왕관들을 도가니에 내려놓고, 잿귀가 발톱으로 밀어 주는 마지막 금빛 테두리까지 집어 넣는다. 금서루가 풀무 손잡이를 당기는 동안 왕관의 둥근 띠들이 무너지고, 도가니의 주황빛이 벽에 걸린 긴 톱의 이빨을 드러낸다. 보늬는 작업대의 쇠고리를 걸어 도가니를 기울이지만, 틀을 따라 흐르던 금빛 줄기는 한쪽 뿔의 가지 끝에 닿기 전에 끊긴다.

금서루가 은그릇을 들어 도가니 위로 가져가자 보늬는 두 손으로 그릇의 가장자리를 붙잡는다. “이건 해받침의 뿔이 아니에요.” 보늬가 그릇을 작업대에 내려놓자 금서루는 빈 가지 홈에 손가락을 대려다가 거두고, 그릇을 다시 자기 쪽으로 당긴다. 보늬는 앞치마로 손을 닦고 벽의 톱을 두 걸이에서 들어 올린다.

금서루가 톱 손잡이를 움켜쥐어 아래로 누르며 “아직 왕실의 물건이다”라고 말하자, 보늬의 팔꿈치가 벽에 부딪힌다. 잿귀는 둘 사이로 머리를 밀어 넣고 톱날 바로 아래에 흉터로 닫힌 왼쪽 눈을 들이댄다. 금서루의 손가락이 하나씩 펴지고, 보늬는 풀려난 톱을 두 손으로 받쳐 문밖으로 돌린다. 잿귀가 앞발로 문을 밀어 여는 동안, 톱의 긴 이빨이 문턱 너머 낮빛 속으로 나온다.

シーン 06· 왕관을 녹여 본 날, 낮빛이 기울기 시작한 오후

벽화 아래 지나가는 톱

벽화 아래 지나가는 톱
場所첫불마을 뿔 봉헌 벽화 회관 앞
時間왕관을 녹여 본 날, 낮빛이 기울기 시작한 오후
出来事보늬는 왕실 작업장에서 가져온 절단용 톱을 봉헌 수레에 싣고, 잿귀와 함께 회관 앞까지 끌어간다. 뒤따라온 금서루가 톱날에 회색 숄을 덮자 보늬는 수레를 멈추고 그 천을 걷어 자기 어깨에 두른다. 보늬는 회관 문을 끝까지 열고, 벽화 속 사슴의 뿔 아래에 실제 절단 도구가 보이도록 수레를 돌려 세운다.
影響왕에게 뿔을 건네는 벽화와 뿔을 잘랐던 톱이 한자리에서 드러난다. 금서루는 톱을 내주고도 그 모습을 가리려 하지만, 보늬는 여왕의 천을 빌리는 방식으로 은폐를 막는다. 톱은 더 이상 왕실 작업장 안에 숨겨진 도구가 아니라, 회관 앞을 지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실물이 된다.

보늬는 절단용 톱을 실은 봉헌 수레의 끌채를 들어 회관 문 앞으로 돌리고, 잿귀는 바퀴 앞에 걸린 얼음 덩이를 앞발로 밀어낸다. 왕궁에서 내려온 금서루가 짐칸 뒤를 붙잡자 수레가 멎고, 긴 톱날 너머 열린 문 안으로 황토색 벽화가 드러난다. 보늬는 끌채를 내려놓고 톱 손잡이가 벽화 속 왕의 두 손 아래에 오도록 짐칸을 조금 더 민다.

금서루는 어깨에서 회색 숄을 풀어 톱날 위에 펼치고, 삐져나온 마지막 이빨까지 천 끝으로 감싼다. 잿귀가 짐칸에 앞발을 올리지만, 보늬는 먼저 숄의 양 끝을 잡아 톱에서 들어 올린다. “추워서 빌릴게요.” 보늬는 천을 자기 어깨에 두르고, 금서루가 내민 손 앞으로 빈 톱 손잡이를 드러내 놓는다.

보늬는 회관 문을 끝까지 밀어 열어 문짝 아래에 돌을 괸다. 비껴든 낮빛이 벽화의 두껍게 덧칠한 뿔 밑동과 수레 위 톱날을 함께 밝히자, 금서루는 천을 되찾으려던 손을 내려 짐칸 가장자리를 붙잡는다. 잿귀는 수레 곁에 몸을 붙이고, 보늬는 톱날을 가리지 않도록 흘러내린 숄 끝을 자기 목 뒤로 넘긴다.

シーン 07· 톱을 회관 앞에 드러낸 날, 낮빛이 기울 무렵

내일의 불을 옮기다

내일의 불을 옮기다
場所첫불마을 화덕집에서 왕실 작업장을 거쳐 도담의 침실 문턱까지
時間톱을 회관 앞에 드러낸 날, 낮빛이 기울 무렵
出来事보늬는 남은 해빵을 모두 배급창에 내놓고 화덕의 불씨를 흙으로 덮는다. 다음 새벽에 쓸 숯자루와 절단용 톱을 왕궁으로 가져가, 잿귀가 끄는 작은 용광로의 바퀴 아래에 널빤지를 받친다. 마지막 계단에서 금서루가 함께 용광로를 밀어 도담의 침실 문턱을 넘긴다.
影響다음 날 빵을 구울 연료가 왕관을 녹일 용광로로 옮겨진다. 금서루는 용광로의 쓰임을 아들의 방을 덥히는 데로 제한하려 하지만, 직접 침실 안으로 밀어 넣는다. 절단의 증거와 뿔을 되돌릴 불이 마지막 왕관 앞에 함께 도착한다.

보늬는 회관 앞 수레의 끌채를 들어 화덕집으로 돌리고, 금서루는 드러난 톱이 흔들리지 않도록 짐칸 가장자리를 붙잡는다. 화덕집 뒤 우물에서 보늬가 두레박 줄을 당기자 얼음에 붙은 바닥은 움직이지 않고 줄만 팽팽해진다. 보늬는 배급창 선반에 남은 해빵을 모두 갈라 내놓고, 금서루가 빈 빵판을 거두는 동안 화덕 입구로 흙을 밀어 넣어 붉은 불씨를 덮는다.

잿귀가 숯자루 앞을 막아서자 보늬는 자루 입구를 묶어 수레에 싣고, 어깨의 회색 숄 끝을 톱날에서 걷어 낸다. “이걸 가져가면 내일은 못 구워.” 보늬의 말에 잿귀는 숯자루에서 물러나 끌채를 문다. 왕실 작업장에 돌아온 보늬는 숯을 작은 용광로에 붓고, 가지 끝이 비어 있는 뿔 조각과 톱을 각각 묶어 싣는다. 잿귀가 용광로를 계단 위로 당길 때마다 보늬는 널빤지를 바퀴 밑으로 옮기지만, 마지막 돌계단에서 널빤지 끝이 갈라지며 쇠바퀴가 턱에 박힌다.

금서루가 계단을 내려와 용광로 옆면에 어깨를 댄다. “도담의 방을 덥히는 데만 써라.” 보늬는 접은 숄로 바퀴 축을 감싸 들어 올리고, 잿귀가 끌채를 당기는 동안 금서루와 함께 용광로를 문턱 너머로 밀어 넣는다. 침상 발치에 멎은 톱날 위로 불빛이 번지고, 보늬가 바퀴 아래 널빤지를 괴는 사이 왕관을 쓴 도담의 이불 끝이 작은 숨에 맞춰 들렸다 내려온다.

チャプター 04

シーン 08· 용광로를 침상 발치에 밀어 넣은 직후, 낮빛이 기우는 때

톱이 사라진 자리

톱이 사라진 자리
場所왕궁, 도담의 얼음 침실
時間용광로를 침상 발치에 밀어 넣은 직후, 낮빛이 기우는 때
出来事보늬는 절단용 톱을 별도 도가니에 넣어 녹이고, 잿귀는 톱을 묶었던 끈을 불에서 끌어낸다. 금서루는 방을 덥히는 데만 쓰라던 명령을 되풀이하지만, 보늬는 톱날이 무너질 때까지 집게를 붙든다. 이어 선대의 왕관으로 만든 불완전한 뿔 조각들을 다른 도가니에 넣는다. 보늬가 마지막 왕관 쪽으로 집게를 돌리자 금서루는 맨손으로 그 앞을 막는다.
影響해받침의 뿔을 거듭 잘랐던 왕실의 도구가 되돌릴 수 없는 쇳물로 바뀐다. 그러나 절단을 멈추는 일과 봄을 되찾는 일은 같은 불 안에서도 따로 남는다. 금서루의 손이 집게를 막으면서, 보늬는 물건을 녹이던 자리에서 도담의 마지막 숨을 끝낼 선택 앞에 멈춘다.

보늬는 침상 발치에 괴어 둔 널빤지를 밟고 절단용 톱의 이빨부터 별도 도가니 안으로 밀어 넣는다. 잿귀가 늘어진 묶음 끈을 물어 끌어내자, 금서루는 보늬의 어깨에서 흘러내린 회색 숄을 잡아 불길 밖으로 당긴다. “방을 덥히는 데만 쓰라고 했다.” 보늬는 집게를 더 깊이 밀며 “이 톱은 산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라고 답한다.

불 밖으로 길게 나와 있던 톱날이 도가니 가장자리에서 휘어지고, 보늬는 남은 손잡이까지 밀어 넣는다. 금서루가 숄을 움켜쥔 채 지켜보는 동안 마지막 이빨이 쇳물 아래로 내려가고, 잿귀는 빈 묶음 끈을 발밑에 눌러 놓는다. 보늬는 그 도가니를 옆으로 옮긴 뒤, 가지 끝이 비어 있는 뿔 조각들을 다른 도가니에 내려놓는다.

금빛 조각의 모서리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보늬는 집게를 빼내 도담의 머리 쪽으로 돌린다. 금서루가 침상과 용광로 사이의 틈에 발을 들여놓고 맨손을 집게 끝 앞에 펼친다. 보늬는 벌어진 쇠 끝을 멈추고, 그 손 너머에서 왕관 아래 도담의 이불 끝이 한 번 들렸다 내려온다.

シーン 09· 톱을 녹인 직후, 용광로의 숯불이 잦아드는 때

창가까지 돌아가는 길

창가까지 돌아가는 길
場所왕궁, 도담의 얼음 침실
時間톱을 녹인 직후, 용광로의 숯불이 잦아드는 때
出来事보늬는 왕관을 향하던 집게를 물리고 금서루에게 창밖 아이들을 함께 세어 달라고 청한다. 금서루는 보늬를 따라 얼음 침상을 돌아 창가로 가서, 돌다리에 넘어진 아이들이 서로 붙잡고 일어서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침상으로 돌아오자 다시 맨손으로 왕관을 가로막는다. 보늬가 떨어뜨린 집게를 잿귀는 앞발로 돌려놓되, 왕관을 대신 가져가지는 않는다.
影響금서루는 마지막 왕관을 지키는 동안 창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보지만, 아들의 머리에서 손을 거두지 않는다. 보늬는 여왕을 창가로 데려가는 일만으로 왕관을 받아낼 수 없게 된다. 불은 줄어들고, 집게는 다시 보늬가 집어야 할 자리에 놓인다.

보늬는 금서루의 맨손 앞에서 집게를 아래로 물리고, 비켜선 발로 침상 둘레의 좁은 길을 연다. “창가로 와 주세요. 빵을 기다리던 아이들을 함께 세어 주세요.” 금서루는 도담의 이불 끝을 턱 아래까지 당겨 놓은 뒤 보늬를 따라가고, 두 사람의 옷자락이 얼음 침상의 모서리를 차례로 스친다.

보늬가 높은 창 아래로 손을 뻗자 돌다리에서 빈 수레의 손잡이를 놓친 아이가 다른 아이와 함께 미끄러진다. 금서루는 창틀을 움켜쥐고, 보늬는 아래를 가리키던 손가락을 두 아이가 서로의 소매를 붙잡고 일어설 때까지 내리지 않는다. “궁의 장작을 다 보냈다.” 금서루는 그 말을 남기고 침상으로 돌아가 가지뿔 왕관 앞에 다시 손을 펼친다.

보늬가 돌아서며 든 집게는 금서루의 손 앞에서 멈추었다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 침상과 용광로 사이의 바닥에 떨어진다. 잿귀는 좁은 틈으로 앞발을 넣어 집게 손잡이를 보늬의 신발 쪽으로 돌리고 발을 거둔다. 용광로 안에서 금빛 뿔 조각이 낮아진 불빛을 받아 번들거리는 동안, 금서루의 손은 왕관 앞에 남고 보늬의 빈손은 집게 위로 내려간다.

シーン 10· 창가에서 돌아온 직후, 용광로의 숯불이 잦아드는 때

빵값과 마지막 숨

빵값과 마지막 숨
場所왕궁, 도담의 얼음 침실
時間창가에서 돌아온 직후, 용광로의 숯불이 잦아드는 때
出来事보늬는 도담의 손끝에서 밀려 나온 구리 동전 하나를 받아 빵값으로 챙긴다. 그 움직임을 왕관을 벗겨도 된다는 허락으로 삼지 않고, 금서루에게 다른 길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금서루가 왕관을 막던 손을 아들의 뺨 아래로 옮기자 보늬는 집게로 마지막 왕관을 벗겨 용광로에 넣는다. 금서루는 숨이 멎은 도담을 안고 왕관을 꺼내 달라고 외치지만, 보늬는 금빛 가지가 녹을 때까지 집게를 놓지 않는다.
影響해받침의 두 뿔을 되돌릴 왕관이 모두 용광로에 들어간다. 도담의 마지막 숨은 끝나며, 돌아올 봄으로도 그를 깨울 수 없다는 사실이 침상 위에서 드러난다. 보늬에게는 녹인 뿔을 산으로 가져가는 일과 금서루에게 돌아와 빵값 이야기를 끝내는 일이 남는다.

보늬는 바닥의 집게에서 손을 거두어 도담의 손을 덮은 천을 올리고, 손바닥 가장자리로 밀려 나온 구리 동전 하나를 받아 든다. 얼음에 붙은 나머지 두 닢을 남겨 둔 채 동전을 앞치마 주머니에 넣고, 머리맡의 해빵을 도담 쪽으로 당긴다. “빵값으로 받을게요.”

보늬는 금서루를 향해 “이건 왕관을 가져가도 된다는 대답이 아니에요. 다른 길을 찾지 못했어요. 도담을 혼자 두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한다. 금서루는 집게를 막던 손을 천천히 접어 도담의 뺨 아래에 넣고, 다른 손으로 이불을 벌린다. 보늬는 데인 손바닥에 천을 감아 집게를 집어 들고 금서루를 한 번 바라본 뒤, 가지뿔 왕관을 물어 도담의 머리에서 들어 올린다. 왕관 아래로 눌렸던 머리카락이 풀리고, 들리던 이불 끝이 멎자 금서루는 도담을 두 팔로 끌어안는다.

보늬가 왕관을 뿔 조각의 도가니 안으로 내리자 금서루가 침상 밖으로 한 손을 뻗으며 “꺼내 줘!”라고 외친다. 잿귀는 침상과 보늬 사이로 몸을 옮기되 이를 드러내지 않고, 금서루의 뻗은 손 아래에 등을 둔다. 보늬는 왕관을 문 집게를 불 속에 붙들고, 휘어진 금빛 가지가 먼저 녹여 둔 뿔 사이로 가라앉을 때까지 팔을 내리지 않는다. 마지막 가지가 사라진 뒤에도 금서루의 손은 도가니 쪽으로 뻗어 있고, 도담의 손바닥에 남은 두 닢은 기울어진 이불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チャプター 05

シーン 11· 마지막 왕관을 녹여 두 뿔을 완성한 뒤, 낮은 태양이 아직 산등성이에 걸린 때

네 발로 서는 신

네 발로 서는 신
場所신들의 산 정상, 해받침의 잠자리
時間마지막 왕관을 녹여 두 뿔을 완성한 뒤, 낮은 태양이 아직 산등성이에 걸린 때
出来事보늬는 완성된 두 뿔과 톱의 쇳물을 비운 도가니를 정상으로 가져온다. 해받침의 허락을 받은 뒤 잿귀와 함께 뿔을 잘린 밑동에 맞춘다. 해받침이 일어서다 앞다리를 다시 접자, 보늬는 발굽 아래 돌을 빼내고 잿귀는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 준다. 해받침은 네 다리를 펴고 태양을 들어 올린다.
影響왕관으로 빼앗겼던 뿔이 해받침에게 돌아가고, 왕국을 묶었던 얼음이 풀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돌아온 뿔은 해받침의 쇠약한 몸까지 회복시키지 못한다. 보늬에게는 산길을 막겠다는 약속과 금서루에게 돌아가 도담의 빵값 이야기를 끝내는 일이 남는다.

보늬는 잿귀가 끌어온 수레에서 빈 도가니를 내려 해받침의 턱 곁, 눈에 눌린 마른 풀 위에 놓는다. 두 뿔을 묶은 끈을 풀기 전에 보늬가 “톱은 녹였어요”라고 말하자, 해받침은 도가니 안의 검은 자국을 향해 코끝을 내린다. 잿귀가 뿔 하나의 밑동 아래로 등을 밀어 넣고, 보늬는 천을 감은 손으로 다른 뿔을 받쳐 든 채 해받침의 대답을 기다린다.

“맞춰도 된다.” 해받침이 목을 들자 보늬와 잿귀는 금빛 뿔을 겹겹이 톱자국 난 두 밑동에 맞추고, 이어진 가지 끝에서 빛이 번지는 동안 물러서지 않는다. 해받침은 앞다리를 밀어 몸을 세우려다가 한쪽 발굽이 돌 위에서 미끄러져 다시 무릎을 댄다. 보늬가 뿔에서 손을 떼고 발굽 아래 박힌 돌을 두 손으로 끌어내는 사이, 잿귀는 해받침의 어깨에 붙은 눈덩이를 앞발로 쓸어 떨어뜨린다.

해받침은 돌이 빠진 자리에 발굽을 깊이 박고 뒷다리까지 펴며, 두 뿔 사이에 걸린 태양을 산등성이 위로 들어 올린다. 아래쪽 첫불마을 지붕의 나무뿔에서 문턱까지 두 갈래 그림자가 길어지고, 계곡에서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올라온다. 보늬는 앞치마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온 구리 동전의 가장자리를 밀어 넣고, 잿귀는 해받침의 기울어진 어깨 곁에 몸을 붙인다. 해받침은 턱을 조금 낮춘 채 네 발로 서 있고, 풀밭에 놓인 빈 도가니 안으로 햇빛이 들어온다.

シーン 12· 해받침이 태양을 올린 날, 산 아래 얼음이 풀리기 시작한 오후

봄이 들어오지 못하는 자리

봄이 들어오지 못하는 자리
場所첫불마을 산길 입구에서 왕궁의 해 드는 방까지
時間해받침이 태양을 올린 날, 산 아래 얼음이 풀리기 시작한 오후
出来事보늬는 잿귀와 함께 행렬 수레를 산길에 가로세우고 밧줄을 묶어 약속을 실행한다. 산에 바칠 빵은 마을 배급으로 돌린 뒤 왕궁으로 돌아간다. 금서루가 도담을 햇빛 드는 방으로 옮기는 곁에서, 받은 동전은 빵값일 뿐 왕관을 벗길 허락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보늬가 내민 나머지 두 닢을 금서루는 받지 않는다.
影響봄맞이 행렬에 쓰였던 수레가 인간의 접근을 막는 울타리로 바뀐다. 보늬는 봄이 돌아온 뒤에도 도담에게서 허락을 받았다는 말로 자신의 행동을 덮지 않는다. 금서루가 반환을 거절한 두 닢은 처음 받은 한 닢과 함께 보늬에게 남아, 화덕집으로 가져갈 빵값이 된다.

보늬는 잿귀가 끌고 내려온 행렬 수레를 밀 창고 뒤 산길에 가로세우고, 바퀴와 양쪽 말뚝 사이에 밧줄을 묶는다. 잿귀가 끌채를 앞발로 눌러 수레를 고정하는 동안, 보늬는 산에 바치려고 입구에 놓아둔 빵들을 배급창 쪽으로 옮긴다. 돌아온 보늬가 마지막 매듭을 당기자 잿귀는 밧줄 너머로 물러나고, 수레 아래 녹은 눈물이 곡물길 쪽으로 흘러간다.

왕궁에 도착한 보늬는 금서루가 머리맡의 정원 지도를 접어 내려놓고 도담의 무릎 아래로 팔을 넣는 곁에서, 바닥까지 늘어진 이불을 걷어 받친다. 금서루가 도담을 안아 해 드는 방으로 옮기자, 보늬는 뒤따라가 이불 끝을 낮은 침상 위에 올려놓는다. 햇빛이 왕관 자국 아래 풀린 머리카락을 비추는 동안 금서루는 도담의 뺨에 붙은 실오라기를 떼어낸다. 보늬는 얼음에서 풀려난 구리 동전 두 닢을 손바닥에 놓고 내민다.

“받은 한 닢은 빵값이에요, 왕관을 벗겨도 된다는 허락은 아니었어요.” 금서루는 내민 손 아래로 이불을 끌어 올려 도담의 손을 덮고, 동전 쪽으로는 손을 뻗지 않는다. 보늬는 두 닢을 도로 주머니에 넣고, 먼저 들어 있던 한 닢과 부딪혀 소리가 나자 천을 감은 손으로 주머니 입구를 눌러 닫는다.

シーン 13· 태양이 돌아온 날 오후, 마지막 배급 무렵

접시 위의 세 닢

접시 위의 세 닢
場所첫불마을 해빵 화덕집, 배급창 안쪽
時間태양이 돌아온 날 오후, 마지막 배급 무렵
出来事보늬는 화덕집의 쾌유 포고문을 떼어 접어 두고, 도담의 구리 동전 세 닢을 배급창 안쪽 작은 접시에 놓는다. 마지막 해빵 앞에 빈손들이 남자 곧바로 빵을 갈라 나눈다. 왕관 없이 줄 끝에 온 금서루에게도 따뜻한 빵을 건네며, 동전이 놓인 접시를 치우지 않는다.
影響왕자의 쾌유와 봄을 함께 약속하던 포고문이 배급창 곁에서 내려온다. 보늬는 도담의 죽음을 숨기지 않고, 받은 돈을 빵값으로 남긴다. 금서루는 배급받은 빵을 받아 들지만 먹거나 감사를 표하지 않으며, 돌아온 온기가 두 사람의 화해로 바뀌지는 않는다.

보늬는 화덕집 배급창 옆에 붙은 쾌유 포고문을 양손으로 떼어 내고, 들뜬 귀퉁이가 찢어지지 않도록 붉은 갈색 흙벽에서 천천히 당긴다. 보늬는 “전하의 쾌유와 함께 봄이 온다”는 글줄을 안쪽으로 접어 선반 아래에 넣은 뒤, 앞치마 주머니의 구리 동전 세 닢을 작은 접시에 내려놓는다. 배급창 너머에서 손들이 올라오자 보늬는 접시를 선반 안쪽으로 밀고, 그 곁에 갓 구운 해빵을 놓는다.

마지막 해빵 하나 앞에 빈손들이 남자 보늬는 칼을 들어 빛살 사이를 곧바로 가르고, 벌어진 속에서 김이 오르는 조각들을 차례로 내민다. 선반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쓸어 모을 때, 줄 끝까지 걸어온 금서루가 회색 숄 아래에서 두 손을 꺼낸다. 왕관 없는 머리 위로 지붕의 나무뿔 그림자가 지나가고, 보늬는 남겨 둔 빵을 집어 금서루의 손바닥에 얹는다. “도담은 깨어나지 못했어요. 접시에 놓인 건 도담의 빵값이에요.”

금서루는 접시 쪽으로 한 손을 옮기다가 멈추고, 빵 아래에 다시 손바닥을 받친다. 보늬는 선반 아래로 삐져나온 포고문의 모서리를 접어 넣되 접시는 그대로 둔다. 금서루는 빵을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김이 가늘어질 때까지 두 손으로 감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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