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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talk オリジナル · 場面 25 · チャプター 5

(맥도날드)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

동네 맥도날드 새 메뉴 출시 행사 날, 퇴마사 알바를 자처한 배달 라이더는 빨간 배달 가방에 접이식 십자가와 따뜻한 애플파이 여섯 개를 넣고, 매장 앞 광장을 점령한 좀비 같은 단골 손님들을 헤치며 들어간다. 정오 12시 정각마다 황금 아치 조형물의 네온이 깜빡이고, 라이더는 같은 30분을 반복하며 매번 다른 사람이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고 말한 뒤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지는 장면을 본다. 그는 트레이 매트 광고지를 부적으로 접고, 맥플러리 스푼을 성물처럼 꽂아 악령이 깃든 어린이 생일파티 왕관을 떼어내려 하지만, 루프가 돌수록 매장 전체가 거대한 주문 대기표처럼 번호를 부르기 시작한다.

12시 29분, 전광판에 라이더의 번호가 뜨고 주방 쪽 문에서 수십 개의 작은 생일초가 켜진 채 그를 향해 굴러온다.

  • 人物 6
  • 場所 7
  • 場面 25
  • あらすじ 5,401字
(맥도날드)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 cover image

人物 · Characters

登場人物たち

도기태

男性

점심 피크마다 동네 맥도날드 배달을 뛰며, 밤에는 중고 성물로 퇴마 의뢰를 받는 라이더

プロフィール

기태는 12시 30분을 넘겨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고 밀린 오토바이 할부를 막고 싶지만, 루프가 돌 때마다 빨간 배달 가방 안의 애플파이가 하나씩 식어 간다. 매장 매니저 백은조가 숨긴 생일파티 왕관을 떼어내야만 빠져나갈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그는 매번 사라지는 손님을 구하려다 주문 번호를 놓친다.

背景

도기태는 예전에 작은 심부름센터에서 귀신 들린 물건을 치워 주는 일을 하다가, 의뢰비보다 수리비가 더 많이 나와 배달 라이더로 옮겨 탔다. 오토바이 할부가 두 달 밀린 날, 백은조가 “행사 시간만 버텨 주면 추가 수당을 얹어 주겠다”고 말했고, 도기태는 퇴마 도구보다 보온 가방을 먼저 챙겼다. 첫 루프에서 도기태는 사라지는 손님을 못 본 척하고 완료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벤치 밑에 남은 해피밀 장난감의 작은 플라스틱 눈이 계속 그를 따라왔다.

描写

도기태는 낡은 검은 라이더 재킷 위에 맥도날드 배달용 빨간 보온 가방을 한쪽 어깨로 비스듬히 멘 채, 헬멧 턱끈도 풀지 못하고 늘 출구와 주문 전광판을 동시에 훔쳐본다. 기름 냄새 밴 장갑 손등에는 애플파이 껍질을 긁다 묻은 설탕 가루가 붙어 있고, 재킷 안주머니에서는 접이식 십자가와 네모반듯하게 접은 트레이 매트 부적이 삐져나와 있다. 겁먹은 눈으로 웃는 척하지만, 왼손 엄지는 언제든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려는 자세로 휴대폰 화면 위에 굳어 있다.

백은조

女性

새 메뉴 출시 행사를 혼자 총괄하며 본사 점검표와 고장 난 주문 전광판 사이에 끼인 맥도날드 매장 매니저

プロフィール

은조에게 오늘 행사는 폐점 위기 매장을 살릴 마지막 실적이고, 황금 아치 네온이 깜빡이는 순간에도 그녀는 풍선 끈을 다시 묶고 바닥의 케첩 자국을 닦는다. 도기태가 왕관을 찢으려 할수록 그녀는 본사 촬영팀 앞에서 모든 것을 정상처럼 보이게 해야 하며, 그 대가로 루프마다 직원 한 명의 이름을 주문 대기표에서 잃어버린다.

背景

백은조는 7년 전 야간 아르바이트로 이 매장에 들어와, 첫 월급으로 고장 난 네온 간판의 한쪽 불을 갈았다. 근처 재개발로 손님이 줄고 폐점 심사표가 내려온 뒤에도 백은조는 단골 아이들의 생일 왕관을 버리지 못해 창고 맨 위 칸에 날짜순으로 쌓아 두었다. 오늘 아침 본사 촬영팀이 도착하기 직전, 백은조는 주문 대기표에 없는 직원 이름 하나를 처음 발견했고, 그 빈칸을 매출 목표 숫자로 덮어 버렸다.

描写

백은조는 노란 로고가 박힌 검은 매니저 셔츠 위에 구겨진 회색 앞치마를 단단히 묶고, 한 손에는 무전기, 다른 손에는 케첩 묻은 행사용 풍선 끈을 쥔 채 늘 계산대와 촬영 카메라 사이에 서 있다. 입꼬리는 고객 응대용으로 정확히 올라가 있지만 눈 밑은 잠을 잃은 사람처럼 푸르고, 황금 아치 네온이 깜빡일 때마다 그녀는 겁먹는 대신 바닥 얼룩을 먼저 닦는다. 포스기 옆 빈 종이컵에 사라진 직원들의 이름을 검은 매직으로 적어 둔 것이 그녀만의 표식처럼 따라다닌다.

문라온

男性

생일파티 예약석에 혼자 남아 매 루프마다 다른 어른에게 장난감 하나를 더 요구하는 초등학생

プロフィール

라온은 엄마가 오기 전까지 생일파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종이 왕관 안쪽에 붙은 기름진 스티커를 손톱으로 계속 문지른다. 그의 부탁을 들어준 사람은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지고, 도기태만이 라온의 촛불이 매번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기억한다.

背景

문라온의 엄마는 행사장 풍선 아치를 직접 묶어 주고 “케이크 초 불기 전에 올게”라고 말한 뒤, 밀려든 주문과 배달 호출 사이에서 매장 밖으로 사라졌다. 문라온은 기다리다 식은 너겟을 왕관 안에 숨겼고, 그 기름이 종이 스티커를 적신 정오부터 황금 아치 네온이 깜빡일 때마다 같은 생일파티가 다시 시작됐다. 첫 루프에서 문라온에게 해피밀 장난감을 하나 더 건넨 사람이 벤치 밑으로 접힌 뒤, 매장은 문라온의 기다림을 주문 대기표처럼 부르기 시작했다.

描写

문라온은 생일파티 예약석 끝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노란 종이 왕관을 한쪽으로 삐뚤게 쓴 채 식은 너겟 냄새가 밴 손끝으로 왕관 안쪽의 기름진 스티커를 계속 문지른다. 빨간색과 노란색 풍선 그림이 찍힌 파티 티셔츠 위에는 콜라 얼룩이 말라붙어 있고, 웃으려다 만 입가에는 감자튀김 소금이 하얗게 남아 있다. 누가 다가오면 겁먹은 아이처럼 어깨를 움츠리지만, 촛불이 하나 더 켜지는 순간에는 테이블 아래 그림자 쪽을 똑바로 보며 “저 아직 안 끝났어요”라고 낮게 말한다.

신복례

女性

매일 같은 창가 자리에서 커피 리필을 기다리며 영수증 뒷면에 사라진 사람들의 번호를 적는 단골 손님

プロフィール

복례는 손주에게 줄 해피밀 장난감을 챙겨 나가야 하지만, 출입문을 세 걸음만 지나면 다시 12시 정각의 커피 향 속에 앉아 있다. 백은조에게는 귀찮은 민원인으로 찍혔고, 도기태에게는 접힌 트레이 매트가 부적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대신 자기 번호가 전광판에 뜨면 모른 척해 달라고 요구한다.

背景

신복례는 오래전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팔며 아이들이 뽑기 종이를 접어 부적처럼 들고 다니는 걸 수없이 봤고, 그 손버릇이 지금은 맥도날드 트레이 매트를 접는 방식으로 남았다. 손주가 입원한 뒤 신복례는 병원 면회 시간 전에 늘 이 매장에 들렀고, 새 메뉴 출시 행사 날 처음으로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는 말을 따라 했다가 루프를 기억하게 됐다. 신복례가 사라진 루프마다 창가석에는 식지 않는 커피와 반쯤 접힌 광고지만 남아, 도기태가 처음으로 이 반복이 손님을 잡아먹는다는 걸 알아차리게 만든다.

描写

신복례는 낡은 자주색 누빔 조끼 위에 꽃무늬 블라우스를 받쳐 입고, 병원 면회용 비닐가방과 해피밀 상자를 품에 꼭 끌어안은 채 창가 자리 끝에 비스듬히 앉아 있다. 커피 뚜껑의 작은 구멍은 늘 출입문을 향하고, 그녀의 오른손 엄지손톱에는 냅킨 귀퉁이를 눌러 생긴 하얀 자국이 남아 있다. 전광판이 번쩍일 때마다 눈꺼풀은 한 번도 떨리지 않지만, 자기 번호가 뜨는 순간만큼은 접다 만 트레이 매트를 슬쩍 뒤집어 남의 시선부터 막는다.

장우묵

男性

새 메뉴 바이럴 영상을 찍으러 와서 황금 아치 조형물 아래에 카메라 세 대와 조명 배터리를 세워 둔 외주 피디

プロフィール

우묵은 기괴한 루프 현상까지 ‘조회수 터지는 현장감’으로 포장해 납품하려 하고, 카메라가 꺼지는 순간 자기 얼굴이 주문 전광판에 뜨는 것을 숨긴다. 은조와는 행사 동선을 두고 계속 부딪치며, 도기태가 맥플러리 스푼을 성물처럼 꽂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려다 악령에게 다음 진행 멘트를 빼앗긴다.

背景

장우묵은 한때 지역 축제 생중계로 이름을 얻었지만, 비 오는 날 끊긴 송출 사고 뒤로 “현장 변수도 콘텐츠로 만들라”는 말만 붙들고 버텼다. 이번 맥도날드 행사는 장우묵이 본사 대행사 안에서 다시 메인 피디 자리를 되찾을 마지막 납품 건이고, 그는 매장 천장 조명보다 주문 전광판의 반사광을 더 자주 살핀다. 첫 루프에서 장우묵은 자기 대기번호가 불리는 것을 듣고도 녹화 버튼을 눌렀고, 그 뒤로 악령은 장우묵의 진행 멘트를 빌려 행사를 계속 시작하게 만든다.

描写

장우묵은 구겨진 검은 촬영 조끼 위에 본사 출입증과 무선 이어폰 케이스를 매달고, 한 손으로는 카메라 모니터를 가리면서도 다른 손의 떨림은 검은 개퍼테이프로 감은 삼각대 손잡이에 숨긴다. 마흔둘의 얼굴에는 밤샘 편집으로 생긴 누런 피로와 억지 미소가 같이 붙어 있고, 주문 전광판의 붉은 반사광이 뜰 때마다 턱 근육이 먼저 굳는다. 그의 signature detail은 뒤집어 든 큐카드다. 앞면에는 “좋아요, 한 번만 더 갑니다”가 적혀 있지만, 뒷면에는 자기 대기번호를 지운 자국이 번져 있다.

고말숙

女性

오래전 사라진 파티 진행 도우미의 목소리로 주방 스피커와 주문 호출음을 번갈아 차지한 존재

プロフィール

말숙은 매장 안의 모든 생일 노래를 끝까지 부르게 만들고 싶어 하며, 노래가 끊길 때마다 작은 초들을 굴려 다음 희생자의 발목 앞에 세운다. 문라온의 왕관에 붙어 있지만 그 아이를 해치려는 것은 아니고, 도기태가 접이식 십자가를 펼칠 때마다 오래된 파티 예약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찾아 달라고 속삭인다.

背景

고말숙은 20년 전 이 매장에서 조카의 생일파티를 예약했지만, 행사 당일 새 메뉴 홍보 리허설에 밀려 이름이 명단 아래로 내려갔다. 케이크 촛불을 켜 둔 채 기다리던 고말숙은 주방 문 너머에서 생일 노래가 광고 음악으로 끊기는 소리를 들었고, 그 뒤로 정오 12시 29분마다 꺼지지 않는 초들과 함께 문틈에 남았다. 문라온의 왕관에 붙은 것은 아이를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왕관 안쪽 스티커에 아직도 흐릿하게 남은 파티 예약 번호가 고말숙의 마지막 단서이기 때문이다.

描写

고말숙은 주방 문틈의 노란 불빛 속에 반쯤 서 있는 54세 여성의 형상으로, 오래된 파티 진행 도우미 유니폼 위에 기름 얼룩진 앞치마와 색 바랜 생일 리본을 달고 있다. 입가에는 끝나지 않은 노래의 마지막 음절이 걸린 듯 굳은 미소가 남아 있고, 한 손에는 녹은 촛농이 굳어 붙은 예약 명단 클립보드를 꼭 쥐고 있다. 그녀의 가장 또렷한 표식은 목에 감긴 빨간 풍선 끈으로, 숨을 쉴 때마다 끈 끝의 작은 생일초들이 바닥을 향해 딸깍딸깍 흔들린다.


あらすじ · Synopsis

あらすじ

도기태는 11시 58분, 빨간 배달 가방에 새 메뉴 세트와 애플파이 여섯 개를 넣은 채 동네 맥도날드 앞 광장으로 들어온다. 황금 아치 조형물 아래에서는 장우묵이 카메라 세 대를 세우고 모델 가족에게 웃는 법을 지시하고, 백은조는 풍선 기둥이 쓰러지지 않게 무릎으로 받친 채 본사 점검표에 체크 표시를 한다. 기태의 목표는 단순하다. 12시 30분 전에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고 오토바이 할부 독촉 전화를 피하는 것. 하지만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창가 자리의 신복례가 그를 보고 영수증 뒷면을 접어 흔든다. 거기에는 기태의 배달 번호와 함께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혀 있다. “이번엔 애플파이 먼저 식는다.”

정오가 되자 자동문 위 황금 아치 네온이 한 박자 늦게 깜빡인다. 매장 안 기름 냄새가 갑자기 진해지고, 주문 전광판의 초록 숫자가 흔들린다. 생일파티 예약석에 혼자 앉아 있던 문라온이 노란 종이 왕관을 손톱으로 긁으며 가장 가까운 촬영 스태프에게 말한다.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 스태프가 웃으며 해피밀 박스를 내미는 순간, 그의 무릎이 먼저 접히고 몸 전체가 플라스틱 벤치 밑 그림자 속으로 납작하게 빨려 들어간다.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장우묵은 놀란 얼굴을 감추며 “리액션 좋다, 계속 가자”고 외친다. 기태는 배달 가방을 떨어뜨리고 접이식 십자가를 꺼내지만, 12시 29분에 주방 문틈에서 생일초들이 굴러나오고 전광판에 그의 번호가 뜬다. 생일 노래 반주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속삭인다. “예약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아.” 기태가 주방으로 뛰어들기도 전에 네온이 다시 번쩍이고, 그는 12시 정각의 광장으로 되돌아온다.

두 번째 루프에서 기태는 자기만 기억한다고 믿고 곧장 라온의 왕관을 낚아채려 한다. 그러나 은조가 그의 손목을 잡아 비튼다. 그녀는 촬영팀 앞에서 아이의 생일 왕관을 찢는 배달 라이더가 매장 폐점 심사에 어떤 의미인지 너무 잘 안다. 기태가 “사람이 벤치 밑으로 사라진다”고 낮게 말하자, 은조는 미소를 유지한 채 그를 카운터 옆으로 밀어붙이고 귓속말한다. “그럼 조용히 처리해요. 오늘 매장 닫히면 여기 직원들 다 같이 사라져요.” 그녀는 바닥에 남은 콜라 자국을 닦다가, 방금 전 루프에서 사라진 스태프의 이름이 자기 점검표에서 빈칸으로 변한 것을 보고 잠깐 손을 멈춘다. 그 순간에도 그녀는 걸레를 다시 짜고, 빈칸 위에 ‘행사 정상 진행’이라고 적는다.

기태는 복례에게 끌려 창가 자리로 간다. 복례는 커피 리필 컵을 방패처럼 쥐고, 영수증 뒷면에 사라진 사람들의 주문 번호를 줄줄이 적어 두었다. 그녀는 트레이 매트 광고지를 네 번 접어 노란 M 로고가 안쪽으로 들어가게 만들면 잠깐 부적이 된다고 알려 준다. 대가로 자기 번호가 전광판에 뜨면 모른 척하라고 한다. 기태가 따지자 복례는 해피밀 박스를 병원 방문 가방에 넣으며 말한다. “손주가 장난감 기다려. 나까지 구하면 네가 못 나가.” 기태는 그 말을 못 들은 척하지만, 손가락으로는 이미 트레이 매트를 접고 있다.

루프가 반복될수록 기태의 퇴마 도구는 하나씩 망가진다. 첫 번째 트레이 매트는 라온의 왕관에 닿자마자 기름에 젖어 찢어지고, 두 번째 루프에서 꽂은 맥플러리 스푼은 스티커를 살짝 들어 올리지만 은조가 “고객 테이블 위생”이라며 빼내 쓰레기통에 버린다. 세 번째 루프에서 기태는 라온에게 말을 걸지 못하게 손님들 사이를 몸으로 막고, 복례는 커피 컵을 일부러 쏟아 벤치 앞 바닥을 미끄럽게 만든다. 하지만 라온은 매번 다른 얼굴로 변하듯 어른의 약한 곳을 찾아낸다. 촬영 모델에게는 “엄마가 안 와서요”라고 말하고, 주방 막내에게는 “형이 제일 착해 보여요”라고 말한다. 부탁을 들어준 사람은 접히고, 다음 루프의 매장 유니폼 명찰 하나가 비어 있다.

장우묵은 처음엔 이 기괴한 반복을 숨긴다. 그는 카메라 모니터를 가슴에 붙들고, 사라진 스태프의 자리를 다른 각도로 가리며 은조에게 “이거 납품하면 매장도 살고 우리도 산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어느 루프에서 전광판이 순간적으로 ‘장우묵’이라는 이름을 띄우자 그는 겁에 질려 기태를 따라다닌다. 그는 맥플러리 스푼을 왕관에 꽂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려고 삼각대를 들이밀고, 그 바람에 라온이 놀라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이 생일 노래 반주와 겹치자 주방 문 너머의 고말숙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낡은 파티 도우미 유니폼을 입은 그녀는 촛농이 묻은 예약 클립보드를 끌어안고, 정중한 미소로 라온의 왕관 끈을 다시 묶어 준다. 기태가 십자가를 펼치자 말숙은 물러서지 않고 손바닥으로 십자가 끝을 감싼다. “아이 파티는 끝까지 해야지. 그런데 내 이름이 없으면 노래가 안 끝나.”

기태는 악령이 라온을 잡아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끝나지 않은 생일파티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라온은 엄마가 오기 전까지 생일이 끝나면 안 된다고 믿고 왕관 안쪽의 기름진 스티커를 계속 문지른다. 그 스티커 아래에는 오래전 파티 예약 명단의 일부가 붙어 있다. 고말숙의 이름은 본사 기록에서도, 직원들의 기억에서도 지워졌지만 왕관 안쪽 기름때 밑에는 남아 있다. 문제는 스티커를 떼는 순간 라온의 파티도 끝난다는 것, 그리고 라온이 그 사실을 알면 누구에게든 다시 장난감을 요구해 시간을 접어 버린다는 것이다.

은조는 이 진실을 일부 알고 있었다. 오래된 창고 정리를 하다 말숙의 파티 리본과 예약 클립보드를 발견했지만, 폐점 심사 전날 괴담이 새어 나갈까 봐 주방 안쪽 박스 더미에 숨겼다. 그 뒤로 직원 이름이 하나씩 점검표에서 사라졌다. 기태가 그녀를 몰아붙이자 은조는 처음으로 서비스 미소를 잃고, 주방 문 앞에서 두 팔을 벌려 막는다. “나도 매일 한 명씩 잃어. 그래도 문 열어야 돼. 문 닫으면 남은 사람들 월급도 없어.” 기태는 그녀를 밀치려다 멈춘다. 자기 역시 애플파이 식는 것보다 할부와 완료 버튼을 먼저 생각했다는 것을 손에 묻은 설탕 가루를 보고 깨닫는다.

12시 20분이 되는 루프에서 복례의 번호가 전광판에 뜬다. 복례는 약속대로 모른 척하라고 눈짓하지만, 기태는 그녀의 병원 방문 가방을 낚아채고 창가 자리에서 끌어낸다. 생일초들이 복례의 발목 앞으로 굴러와 작은 불꽃을 세운다. 복례는 “젊은 놈이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고 욕하면서도 트레이 매트 마지막 장을 기태 손에 쥐여 준다. 그 장에는 그녀가 루프마다 적어 온 사라진 사람들의 번호가 빽빽하다. 기태는 그것을 부적으로 접지 않고, 펼친 채로 라온 앞 테이블에 놓는다. “장난감 더 받으면 이 사람들 다 네 생일 손님에서 빠져.” 라온은 처음으로 부탁을 멈춘다. 하지만 곧 왕관 안쪽을 긁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럼 엄마도 안 오잖아요.”

장우묵은 마지막 기회를 조회수로 바꾸려 한다. 그는 조명 배터리를 황금 아치 아래로 끌고 와 네온 깜빡임을 더 선명하게 찍으려 하고, 그 전선이 자동문 앞을 가로막는다. 12시 27분, 손님들이 출입문으로 몰리지만 전선과 삼각대에 걸려 넘어지고, 벤치 밑 그림자가 길게 벌어진다. 은조는 처음으로 점검표를 찢어 바닥에 던지고, 풍선 기둥 끈으로 삼각대를 묶어 넘어뜨린다. 우묵이 카메라를 지키려고 달려들자 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으로 그를 밀어 카운터에 부딪히게 한다. 카메라가 바닥을 구르며 해피밀 박스 옆에 멈추고, 렌즈에는 웃는 포스터 대신 주방 문에서 번지는 촛불만 담긴다. 우묵은 겁에 질려 진행 멘트를 외치려 하지만, 스피커에서 그의 목소리로 생일 노래 첫 소절이 흘러나온다. 말숙이 그의 말을 빼앗은 것이다.

12시 29분, 전광판에 기태의 번호가 다시 뜬다. 주방 문이 저절로 열리고, 수십 개의 작은 생일초가 바닥을 따라 굴러나와 카운터와 생일파티석 사이에 불빛 길을 만든다. 기태, 은조, 복례, 우묵은 같은 공간에 갇힌다. 라온은 왕관을 움켜쥐고 테이블 밑으로 숨으려 하고, 말숙은 주방 문턱에 서서 생일 노래를 끝까지 부르라고 손짓한다. 기태는 접이식 십자가를 버리고, 식어 딱딱해진 애플파이 상자를 뜯어 촛불 앞에 내려놓는다. 그는 라온에게 새 장난감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애플파이를 반으로 갈라 하나는 라온에게, 하나는 주방 문턱의 말숙에게 밀어 준다. “생일은 더 받는 날이 아니라, 온 사람 이름 부르는 날이래.”

복례가 영수증 뒷면을 펴고 사라진 번호들을 읽기 시작한다. 은조는 찢어진 점검표 뒷면에 기억나는 직원 이름을 손으로 눌러 쓰고, 우묵은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내려놓은 뒤 조명 배터리를 들어 주방 문이 닫히지 않게 괴어 둔다. 기태는 맥플러리 스푼의 휘어진 끝을 라온의 왕관 안쪽 스티커 밑에 밀어 넣는다. 라온이 울면서 그의 손을 물어뜯고, 기태의 장갑에 침과 소금이 묻는다. 은조가 라온을 뒤에서 끌어안고 “파티 끝나도 매장은 안 없어져. 내가 안 숨길게”라고 말한다. 그 말에 말숙의 미소가 처음으로 무너진다. 그녀는 클립보드를 내밀지만, 기태는 받지 않는다. 그는 라온의 머리 위에서 왕관을 통째로 찢지 않고, 스티커만 천천히 벗겨 낸다. 기름때 밑에서 ‘고말숙 파티 진행’이라는 흐린 글씨가 드러난다.

생일 노래가 마지막 소절에 닿자 초들이 한꺼번에 꺼지지 않고 하나씩 낮아진다. 말숙은 라온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자기 몫의 식은 애플파이를 두 손으로 받는다. 그녀는 라온에게 장난감을 더 주지 않는다. 대신 왕관 안쪽에서 떨어진 스티커 조각을 그의 손바닥에 올려놓고 “이제 기다리는 건 네 일이 아니야”라고 말한다. 라온은 테이블 밑으로 접히지 않는다. 그는 처음으로 왕관을 벗어 은조에게 건넨다. 그 순간 전광판은 주문 번호 대신 복례가 읽은 이름들을 빠르게 띄우고, 벤치 밑 그림자에서 접혔던 사람들이 기침하며 기어 나온다. 모두 돌아오지는 않는다. 복례의 영수증에 적힌 몇몇 번호는 끝내 빈칸으로 남고, 은조는 그 빈칸을 손바닥으로 가리지 않는다.

12시 30분이 지나도 네온은 깜빡이지 않는다. 매장 안에는 식은 감자튀김 냄새와 꺼진 초의 냄새가 섞여 있다. 장우묵은 바닥에 주저앉아 카메라를 확인하지만, 녹화본에는 선명한 공포 대신 사람들이 서로를 붙잡고 이름을 부르는 흔들린 장면만 남아 있다. 그는 그걸 지우려다 은조의 시선을 받고 손을 멈춘다. 은조는 본사 점검표 대신 말숙의 이름이 적힌 낡은 리본을 카운터 옆 직원 게시판에 꽂는다. 라온의 엄마는 늦게 도착하고, 라온은 울지 않고 식은 애플파이 반쪽을 내민다. 복례는 해피밀 장난감을 병원 가방에 넣고 자동문을 세 걸음 넘어간다.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는다.

기태는 배달 완료 버튼을 12시 31분에 누른다. 앱은 지각을 표시하고, 할부 독촉 문자는 그대로 온다. 빨간 배달 가방 안에는 애플파이 상자 하나가 비어 있고, 접이식 십자가는 카운터 밑에 두고 왔다. 그는 오토바이 헬멧을 쓰려다 유리창에 비친 황금 아치 로고를 본다. 네온은 조용하다. 그런데 트레이 매트 새 광고지 한 귀퉁이가 혼자 접히며, 작은 글씨 하나를 만든다. ‘리필.’ 기태는 욕을 한마디 삼키고, 다시 자동문 쪽으로 돌아선다. 이번에는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이름을 잃기 전에 먼저 물어보기 위해서다.


世界観 · World

世界

representative image

設定

서울 외곽 재개발 상가 1층에 붙은 동네 맥도날드와 그 앞 작은 광장. 매장 전면 유리에는 새 메뉴 출시 포스터와 노란 M 로고가 겹겹이 붙어 있고, 자동문 위 황금 아치 네온은 정오마다 한 박자 늦게 깜빡인다. 광장에는 플라스틱 벤치, 배달 오토바이 주차선, 풍선 기둥, 본사 촬영팀의 삼각대와 조명 배터리가 뒤엉켜 있다. 안쪽은 주문 키오스크, 전광판, 생일파티 예약석, 창가 커피석, 주방 출입문이 한눈에 보일 만큼 좁지만, 루프가 깊어질수록 테이블 사이 거리가 미묘하게 늘어나고 벤치 밑 그림자가 사람 하나를 접어 넣을 만큼 깊어진다.

時代

현재의 초여름 평일, 새 메뉴 출시 행사가 걸린 단 하루의 점심 피크. 시간은 매번 12시 정각에서 12시 30분 직전까지 되감기며, 바깥 도로의 햇빛과 매장 안 기름 냄새는 그대로 반복된다. 이 매장은 폐점 심사 직전이고, 본사 바이럴 촬영과 어린이 생일파티 예약이 같은 시간에 겹친 날부터 이상 현상이 시작되었다. 오래전 사라진 파티 진행 도우미 고말숙의 이름은 직원 기록에서 지워졌지만, 주방 스피커와 생일 노래 반주에는 아직 남아 있다.

ルール

정오 12시 황금 아치 네온이 깜빡이면 매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30분 전으로 돌아가지만, 루프를 기억하는 사람은 도기태와 신복례처럼 주문 번호를 잃어버린 사람뿐이다. 이 기억은 탈출의 단서가 되지만, 기억하는 사람의 번호가 전광판에 뜰 확률도 매번 높아진다.

누군가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는 말을 라온 앞에서 받아 주면, 그 사람은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지고 다음 루프의 주문 대기표에서 이름이 빠진다. 선의로 아이를 달래는 행동이 곧 희생이 되기 때문에, 도기태는 사람을 구할지 왕관을 노릴지 매번 선택해야 한다.

트레이 매트 광고지는 부적으로 접을 수 있고 맥플러리 스푼은 왕관을 고정한 기름진 스티커를 찌를 수 있지만, 한 번 사용한 물건은 다음 루프에서 눅눅해지거나 휘어져 효력을 잃는다. 도기태의 임시 퇴마술은 매번 더 약해지고, 백은조가 정상 영업처럼 보이게 치워 버리는 순간 단서도 함께 사라진다.

12시 29분에 전광판이 특정 번호를 부르면 주방 문 너머에서 생일초들이 굴러나오고, 그 번호의 주인은 생일 노래가 끝나기 전 왕관의 진짜 예약 명단을 찾아야 한다. 실패하면 루프는 다시 시작되지만, 직원이나 손님 한 명의 이름이 매장에서 지워져 은조의 점검표와 복례의 영수증 뒷면에만 흔적으로 남는다.

技術と哲学

이 세계의 일상은 주문 번호, 배달 앱, 키오스크, 본사 점검표, 바이럴 촬영본으로 사람을 관리한다. 이름보다 번호가 먼저 불리고, 사과보다 쿠폰이 먼저 제시되며, 이상한 일이 생겨도 “행사 진행에 방해되지 않게” 정리된다. 백은조는 매장을 살리기 위해 모든 사고를 서비스 매뉴얼 안에 밀어 넣고, 장우묵은 공포마저 조회수와 납품 컷으로 바꾸려 한다. 반대로 도기태와 복례의 퇴마는 낡은 종이, 영수증, 접힌 광고지, 식어 가는 애플파이처럼 버려질 물건에 기대어 작동한다. 이곳에서는 최신 장비가 진실을 녹화해도 설명하지 못하고, 하찮은 일회용품만이 사라진 사람의 흔적을 잠시 붙잡는다.

視覚的描写

색은 케첩의 빨강, 감자튀김 봉투의 노랑, 형광등의 창백한 흰빛이 지배한다. 낮인데도 매장 안은 비 오는 밤처럼 번들거리고, 유리창에는 오토바이 헬멧과 황금 아치 로고가 겹쳐 귀신 가면처럼 비친다. 생일파티 테이블의 풍선은 조금씩 바람이 빠져 천장 아래에서 축 처지고, 종이 왕관의 스티커는 기름에 젖어 손톱으로 긁을 때마다 회색 찌꺼기를 낸다. 주문 전광판은 밝은 초록 숫자를 띄우다가 순간적으로 사람 이름을 보여 주고, 주방 문 틈에서는 튀김기 김과 생일초 불빛이 같이 새어 나온다. 카메라가 볼 때는 명랑한 브랜드 행사장이지만, 프레임 가장자리에서는 벤치 밑 그림자와 트레이 매트 접힌 모서리가 계속 움직인다.

その世界観のテーマ音楽
Lyria
トラック 01 (Classical orchestral scored for a fluorescent-lit fast-food)

場所 · Locations

舞台となる場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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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아치 광장

초여름 흰 햇빛이 낮은 상가 앞 보도블록을 달구고,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은 꺼진 낮에도 유리와 헬멧 표면에 번져 귀신 가면처럼 겹친다. 풍선 기둥의 비닐은 열기에 달라붙어 삐걱거리고, 본사 촬영팀의 삼각대와 조명 배터리 사이로 “웃어 주세요, 한 번 더!” 하는 구령이 배달 오토바이 공회전 소리에 잘려 나간다. 플라스틱 벤치 밑 그늘은 햇빛이 강할수록 더 검게 눌리고, 바닥에는 새 메뉴 포스터에서 떨어진 노란 스티커 조각들이 발바닥에 붙었다 떨어지며 작은 대기표처럼 펄럭인다.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맥도날드 신촌점

住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10-1

おすすめ理由

초여름 강한 햇빛과 도심 상가, 유리 자동문, 노란 M 네온, 오토바이와 촬영팀의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모두 연출 가능한 장소입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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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예약석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해피밀 박스와 구겨진 노란 종이 왕관이 놓여 있고, 형광등의 창백한 빛이 왕관 안쪽 기름때를 하얗게 번들거리게 만든다. 벽에 붙은 생일 축하 배너는 한쪽 끝이 떨어져 M 로고 스티커에 간신히 매달려 있으며, 바닥의 끈적한 콜라 자국은 의자 다리 사이에서 작은 손바닥 모양으로 말라붙어 있다. 스피커에서는 밝은 생일 노래 반주가 낮게 반복되고, 그 위로 아이 손톱이 왕관 스티커를 긁는 사각사각한 소리가 테이블 밑까지 따라 내려간다. 빨대 포장지로 만든 작은 고깔 여섯 개가 접시 가장자리에 줄지어 서 있는데, 매번 누군가 앉을 때마다 하나씩 안쪽으로 고개를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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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 커피석

연한 갈색 얼룩이 밴 작은 테이블 두 개가 흐린 유리창에 붙어 있고, 창밖 황금 아치 로고와 헬멧 그림자가 식은 커피 표면에 겹쳐 흔들린다. 커피 리필 기계는 카운터 쪽에서 낮게 웅웅거리며 같은 숨을 반복하고, 그 진동에 따뜻한 종이컵 가장자리와 구겨진 영수증들이 아주 조금씩 떨린다. 창틀 아래 틈에는 신복례가 눌러 쓴 주문 번호 자국들이 종이 섬유처럼 남아 있어, 햇빛이 비스듬히 닿을 때마다 지워진 이름의 홈만 먼저 어두워진다. 이 구석은 쉬는 자리처럼 보이지만, 의자 등받이마다 오래 앉은 사람의 체온이 남아 있고 테이블 모서리에는 네 번 접었다 편 트레이 매트의 주름이 칼집처럼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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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 주차선

검은 아스팔트 위 흰 주차선은 타이어 자국에 눌려 군데군데 끊겨 있고, 세워진 배달 오토바이들의 헬멧 유리에는 노란 로고와 낮은 상가 그림자가 잘린 얼굴처럼 번쩍인다. 엔진이 식으며 딱, 딱, 금속이 오그라드는 소리를 내고, 핸들에 걸린 휴대폰들은 할부 독촉과 배달 지연 알림을 번갈아 울려 좁은 노면을 얇게 찌른다. 바닥에는 식은 애플파이 상자에서 떨어진 설탕 가루가 고무 타이어 홈에 박혀 있고, 누군가 급히 벗어 둔 검은 장갑 한 짝은 손가락 끝만 하얗게 묻은 채 주차선 밖으로 조금 밀려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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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상가 관리사무소

천장이 낮은 반지하 사무실 안쪽에는 누런 장부등이 켜져 있고, 바랜 회색 벽마다 철거 일정표와 임대료 미납 안내문이 테이프로 겹겹이 붙어 있다. 낡은 프린터는 책상 구석에서 빈 종이를 긁어내듯 끼익거리며 돌아가고, 선풍기는 먼지 낀 서류철 위를 느리게 훑어 장부 모서리만 반복해서 들썩인다. 싸구려 비닐 장판에는 의자 바퀴가 남긴 검은 반원이 겹쳐 있으며, 캐비닛 손잡이마다 오래된 직원 명찰과 행사 점검표 사본이 고무줄로 묶여 있다. 책상 유리판 아래 끼워 둔 상가 배치도에서 맥도날드 칸만 노랗게 바래 있고, 그 위에 찍힌 작은 도장 자국들이 주문 번호처럼 줄지어 번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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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례의 병원 대기실

소독약 냄새가 밴 흰 벽 아래로 민트색 안내판들이 줄지어 붙어 있고, 낮은 플라스틱 의자들은 오래 앉은 사람들의 무게로 가운데가 희게 닳아 있다. 접수 번호 호출음이 천장 스피커에서 짧게 울릴 때마다 슬리퍼 끄는 소리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오고, 복례의 투명한 병원 방문 가방 안에서는 해피밀 장난감 상자와 접힌 영수증 모서리가 차가운 형광빛을 받는다. 의자 팔걸이마다 붙은 작은 번호 스티커는 몇 개씩 뜯겨 나가 빈 흰 자국만 남아 있으며, 그 빈칸 위로 누군가 손톱으로 눌러 쓴 주문 번호 같은 흠집들이 희미하게 겹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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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문턱

미끄러운 흰 타일의 문턱에는 굳은 촛농이 노란 점자처럼 박혀 있고, 그 위로 튀김기에서 밀려온 금빛 김이 낮게 깔려 발목 높이에서 흔들린다. 반쯤 열린 스윙도어 틈마다 생일초 주황 불빛이 줄지어 깜빡이며, 기름 끓는 소리 사이로 누군가에게서 빼앗은 듯한 생일 노래가 한 음씩 삐끗해 흘러나온다. 문턱 안쪽 바닥에는 낡은 예약 클립보드 모서리가 촛농에 붙어 떨어지지 않고, 그 옆의 맥플러리 스푼 하나가 열기에 휘어져 작은 갈고리처럼 굳어 있다.


場面 · Scenes

場面ごとの物語

チャプター 01

シーン 01· 초여름 평일 11시 58분

11시 58분의 빨간 가방

11시 58분의 빨간 가방
場所황금 아치 광장
時間초여름 평일 11시 58분
出来事도기태가 배달 오토바이를 배달 주차선에 비스듬히 세우고, 빨간 배달 가방을 열어 애플파이 여섯 개의 온기를 손등으로 확인한다. 장우묵은 황금 아치 조형물 아래에서 삼각대와 조명 배터리를 길 한가운데로 밀어 놓고 촬영 동선을 막는다. 기태는 12시 30분 전 배달 완료 버튼만 생각하며 장비 사이를 비집고 자동문 쪽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 과정에서 장우묵의 케이블이 기태의 발목에 걸리고, 애플파이 상자 하나가 가방 안에서 뒤집힌다.
影響기태의 목표가 분명해진다. 그는 퇴마사가 아니라 지각하면 할부 독촉을 받는 배달 라이더로 먼저 등장한다. 장우묵의 촬영팀은 매장 앞 광장을 이미 장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벌어질 이상 현상도 콘텐츠로 밀어붙일 사람이라는 점을 행동으로 드러낸다. 빨간 가방 속 애플파이가 처음으로 흐트러지면서, 시간이 식어 가는 압박이 시작된다.

도기태는 배달 오토바이를 노란 주차선 위에 삐딱하게 밀어 넣고 발로 받침대를 걷어찼다. 황금 아치 광장 바닥은 초여름 햇빛에 하얗게 달아올라 있었고,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은 꺼져 있는데도 그의 헬멧 바이저에 찢어진 웃음처럼 번졌다. 그는 빨간 배달 가방 지퍼를 확 열어 애플파이 여섯 개를 손등으로 눌렀다. 아직 따뜻했다. 휴대폰 화면에는 11:58과 배달 완료 제한 시간이 같이 떠 있었다.

장우묵이 조명 배터리를 끌고 와 기태 앞을 막았다. “라이더님, 잠깐만요. 로고 지나갈 때 자연스럽게 한 번만.” 기태는 대답 대신 가방을 어깨에 메고 삼각대 사이로 몸을 틀었다. 접이식 십자가가 재킷 안쪽에서 딸깍 소리를 냈고, 장우묵의 케이블이 그의 발목을 휘감았다. 기태가 욕을 삼키며 발을 빼자 빨간 가방 안에서 애플파이 상자 하나가 옆으로 넘어져 설탕 가루가 검은 장갑 끝에 묻었다.

문라온은 유리 너머 생일파티 예약석에 앉아 구겨진 노란 왕관을 손톱으로 긁고 있었다. 창가 쪽 신복례는 커피 컵 옆에 접은 영수증을 세워 놓고, 기태를 향해 천천히 흔들었다. 기태는 못 본 척 자동문 버튼을 팔꿈치로 눌렀고, 장우묵의 카메라는 그 뒷모습과 빨간 가방의 맥도날드 로고를 동시에 잡았다. 자동문이 열리자 안쪽 형광등 빛이 바닥의 노란 스티커 조각들을 작은 대기표처럼 밀어냈다.

台本を見る

EXT. 황금 아치 광장 - 낮

초여름의 흰 햇빛이 재개발 상가 1층 앞 광장을 납작하게 누른다.
바닥의 노란 배달 오토바이 주차선은 열기에 살짝 일렁이고, 그 너머로 맥도날드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이 꺼진 채 매달려 있다.

도기태의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선 안으로 비스듬히 밀려 들어온다.

끼익.

기태가 부츠 뒤꿈치로 받침대를 걷어찬다. 받침대가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작게 튄다.

기태는 헬멧을 벗지 않은 채 바이저를 올린다. 바이저 표면에 꺼진 노란 M 로고가 비친다. 찢어진 웃음 같다.

그는 빨간 배달 가방을 앞으로 끌어당겨 지퍼를 확 연다.

안쪽에 애플파이 상자 여섯 개가 가지런히 들어 있다.
기태는 검은 장갑 낀 손등으로 상자들을 하나씩 눌러 본다.

따뜻하다.

휴대폰 화면.

11:58
배달 완료 제한 시간 00:31:42

기태의 엄지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춘다.
부재중 전화 알림. “오토바이 할부.”

기태는 화면을 꺼 버린다.

그 순간, 바퀴 달린 조명 배터리가 프레임 안으로 밀려 들어와 그의 앞을 막는다.

장우묵, 땀에 젖은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카메라 모니터를 가슴에 붙들고 있다. 목에는 대행사 출입증, 손에는 테이프가 감긴 삼각대 손잡이.

장우묵
라이더님, 잠깐만요. 로고 지나갈 때 자연스럽게 한 번만.

기태는 대답하지 않는다.
가방 지퍼를 반쯤 닫고 어깨에 멘다.

장우묵이 한 발 옆으로 따라붙는다. 그의 뒤, 촬영 스태프 둘이 황금 아치 조형물 아래 카메라 세 대를 맞추고 있다. 풍선 기둥은 바람에 비틀거린다.

장우묵
(웃으며)
딱 들어가시는 컷. 빨간 가방, 노란 로고, 점심 피크. 이게 그림이거든요.

기태
저 그림 말고 배달합니다.

기태가 삼각대 사이로 몸을 틀어 빠져나가려 한다.

딸깍.

재킷 안쪽에서 접이식 십자가가 접힌 금속 소리를 낸다.
장우묵의 시선이 그쪽으로 짧게 떨어진다.

장우묵
오. 소품도 있으시네?

기태
취미입니다.

기태가 한 걸음 내딛는 순간, 검은 케이블이 그의 발목을 휘감는다.

기태가 휘청한다. 빨간 가방이 어깨에서 미끄러지고, 안에서 애플파이 상자 하나가 옆으로 턱 넘어진다.

기태는 욕을 삼킨다.
발목을 빼내려 케이블을 부츠로 눌러 민다.

장우묵
아, 죄송해요. 근데 방금 휘청한 것도 좋아요. 리얼해서.

기태가 고개를 들어 우묵을 본다.

기태
아저씨는 사람이 넘어지면 컷부터 봐요?

장우묵
넘어지기 전에 잡아드렸잖아요. 마음으로.

기태는 케이블에서 발을 빼낸다.
장갑 끝에 설탕 가루가 묻어 있다. 넘어진 애플파이 상자 모서리에서 새어 나온 하얀 가루다.

기태는 그 가루를 엄지로 문지른다.
잠깐, 손가락 끝의 하얀 설탕이 노란 햇빛에 재처럼 보인다.

매장 유리 너머.

생일파티 예약석. 케첩 빨강 테이블보. 해피밀 박스.
문라온이 혼자 앉아 있다.

구겨진 노란 종이 왕관을 쓰고, 왕관 안쪽을 손톱으로 긁는다.

사각.
사각.

소리는 유리 너머인데도 이상하게 또렷하다.

기태의 시선이 라온에게 붙는다.

라온은 기태를 보지 않는다.
작은 손톱 밑에 회색 찌꺼기가 낀다.

창가 커피석.

신복례가 앉아 있다. 꽃무늬 블라우스 위 낡은 조끼. 앞에는 커피 컵과 해피밀 박스.
그녀는 접은 영수증을 테이블 위에 세워 놓고 있다.

복례가 천천히 영수증을 집어 든다.

기태 쪽으로 흔든다.

한 번.
두 번.

기태는 본다.
하지만 못 본 척한다.

장우묵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맨에게 손짓한다.

장우묵
좋아, 지금. 라이더님 뒷모습으로 들어가고, 로고 같이 받자. 할머니는 배경으로 살리고.

기태
배경 아니고 손님이겠죠.

장우묵
그게 그거죠. 따뜻하게.

기태는 우묵을 지나쳐 자동문 앞으로 간다.
팔꿈치로 자동문 버튼을 누르려다, 다시 유리 안쪽을 본다.

복례의 영수증 한 귀퉁이에 검은 글씨가 비친다.
거리는 멀어 읽히지 않는다.

라온의 손톱이 또 긁는다.

사각.

기태의 휴대폰이 진동한다.
그는 화면을 본다.

11:59

기태는 숨을 짧게 내쉰다.
팔꿈치로 자동문 버튼을 누른다.

삑.

장우묵의 카메라가 기태의 뒤를 따라간다.
프레임 안에 빨간 배달 가방의 맥도날드 로고와 자동문 위 노란 M이 나란히 들어온다.

장우묵
(작게, 만족해서)
됐어. 이거지.

자동문이 갈라진다.

안쪽 형광등 빛이 광장 바닥으로 길게 쏟아진다.
문틈에서 기름 냄새, 커피 냄새, 식초 섞인 케첩 냄새가 밀려나온다.

바닥에 붙어 있던 노란 스티커 조각들이 바람에 밀린다.

하나. 둘. 셋.

작은 주문 대기표처럼 기태의 부츠 앞으로 흩어진다.

기태는 그 위를 밟지 않고, 아주 잠깐 멈춘다.

유리 너머 복례가 영수증을 다시 흔든다.
라온은 왕관을 긁는다.

사각.

기태는 턱을 굳히고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자동문이 그의 뒤에서 닫히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마지막으로 빨간 가방을 잡는다.
가방 안에서 넘어진 애플파이 상자가 아주 작게, 다시 한 번 옆으로 미끄러진다.

シーン 02· 11시 59분, 정오 직전

영수증을 흔드는 할머니

영수증을 흔드는 할머니
場所황금 아치 광장 앞 자동문과 창가 커피석 사이
時間11시 59분, 정오 직전
出来事신복례가 창가 자리에서 몸을 반쯤 일으켜 접힌 영수증을 자동문 유리 쪽으로 세게 흔든다. 도기태는 장우묵의 삼각대 전선을 밟고 넘어질 뻔하다가 멈춰 서고, 복례가 유리에 영수증을 찰싹 붙이자 거기에 적힌 자기 배달 번호를 본다. 장우묵은 그 장면을 “동네 단골 리액션”이라며 카메라로 잡으려 하고, 기태는 농담처럼 넘기려다 영수증 아래 문장까지 읽는다.
影響기태는 아직 루프를 겪기 전이지만, 복례가 그의 번호와 애플파이의 상태를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단순한 배달 동선에서 벗어난다. 복례는 기태에게 직접 말을 걸지 않고 영수증을 던지듯 보여 주며, 앞으로 반복될 시간의 첫 단서를 물건으로 건넨다. 기태가 자동문 안으로 들어가기로 하면서 생일파티 예약석의 라온과 주방 문턱의 이상한 촛불 쪽으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신복례가 창가 커피석에서 해피밀 박스로 유리창을 탁탁 두드리며 접힌 영수증을 노란 M 로고 위에 눌러 붙였다. 자동문 앞에 선 도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 끈을 고쳐 메다 말고, 장우묵이 늘어뜨린 조명 전선을 발끝으로 걷어찼다. 장우묵은 모니터를 들고 몸을 틀며 말했다. “좋아요, 할머니도 자연스럽게 한 컷만.” 복례는 카메라 쪽으로는 눈도 주지 않고 영수증을 더 세게 흔들었다.

기태가 유리 가까이 다가가자 구겨진 종이 위에 그의 배달 번호가 검은 펜으로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글씨가 붙어 있었다. “이번엔 애플파이 먼저 식는다.” 기태는 헛웃음을 내며 “할머니, 저 아세요?” 하고 물었지만, 복례는 대답 대신 영수증 모서리로 매장 안쪽 생일파티 예약석을 가리켰다. 케첩 빨강 테이블보 너머 문라온이 노란 종이 왕관을 손톱으로 긁고 있었고, 그 사각거리는 소리가 자동문 틈까지 얇게 새어 나왔다.

기태는 장갑 낀 손을 배달 가방 안으로 넣어 애플파이 상자를 눌렀다. 조금 전까지 뜨겁던 종이 상자가 축축하게 식어 손바닥에 설탕 냄새만 남겼다. 장우묵이 카메라를 더 들이대자 기태는 어깨로 렌즈를 밀어내고 자동문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는 순간 복례가 영수증을 반으로 접어 자기 조끼 주머니에 찔러 넣었고, 유리에는 기태의 헬멧과 노란 아치가 겹쳐 찌그러진 얼굴처럼 남았다.

シーン 03· 초여름 평일 정오 12시

정오에 늦게 깜빡인 네온

정오에 늦게 깜빡인 네온
場所황금 아치 광장과 생일파티 예약석
時間초여름 평일 정오 12시
出来事도기태가 자동문을 밀고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이 정오보다 한 박자 늦게 깜빡인다. 장우묵은 그 깜빡임을 조명 효과로 착각하고 카메라를 더 가까이 밀어 넣으며 촬영을 계속 지시한다. 생일파티 예약석의 문라온은 기름진 노란 종이 왕관 안쪽 스티커를 손톱으로 긁다가, 촬영 쪽을 향해 또렷하게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고 말한다.
影響기태는 복례의 영수증 문장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서 시작되는 경고였음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라온의 말이 매장 안 공기를 붙잡고, 장우묵의 촬영팀은 그 위험을 모른 채 부탁에 반응할 준비를 한다. 이 장면은 첫 번째 루프의 덫이 작동하는 순간을 열고, 다음 장면에서 사람이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질 조건을 완성한다.

도기태는 자동문을 어깨로 밀고 들어서며 빨간 배달 가방 끈을 고쳐 멨고, 그때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이 정오 알림음보다 반 박자 늦게 번쩍였다. 유리문에는 그의 헬멧과 황금 아치 로고가 겹쳐 찌그러진 가면처럼 흔들렸고, 바닥의 노란 스티커 조각들이 문풍에 밀려 발끝에 달라붙었다. 장우묵은 광장 쪽 삼각대를 잡아끌며 외쳤다. “좋아, 방금 깜빡임 살려요. 자연광 말고 브랜드 무드로!” 기태가 멈칫하자 창가의 신복례가 커피 컵 옆에서 접힌 영수증을 두 손가락으로 탁탁 쳤다.

생일파티 예약석에서 문라온은 해피밀 박스 옆에 앉아 노란 종이 왕관 안쪽을 긁었다. 사각, 사각. 기름때가 손톱 밑에 회색으로 끼었고,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의자 진동에 맞춰 안쪽으로 꺾였다. 기태가 “얘야, 그거 잠깐만 내려놔”라고 말하며 한 걸음 다가가자, 장우묵이 팔을 뻗어 그의 가슴을 막았다. “라이더님, 프레임 지나가지 마세요. 애 생일 컷 갑니다.”

문라온은 장우묵 뒤쪽의 촬영 스태프를 올려다보며 왕관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아이의 입가에는 웃음도 울음도 아닌 얇은 주름이 잡혔다.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 말이 떨어지자 스피커의 생일 노래 반주가 한 음 낮아졌고, 주방 문턱 쪽 흰 타일 사이에서 작은 주황빛 하나가 켜졌다가 꺼졌다. 도기태의 배달 가방 안에서 애플파이 상자들이 한꺼번에 옆으로 미끄러지는 소리가 났다.

シーン 04· 정오 직후, 첫 번째 루프의 12시 00분대

벤치 밑으로 접힌 사람

벤치 밑으로 접힌 사람
場所황금 아치 광장과 생일파티 예약석 앞 플라스틱 벤치
時間정오 직후, 첫 번째 루프의 12시 00분대
出来事촬영 스태프가 웃으며 해피밀 박스를 문라온 쪽으로 내미는 순간, 그의 무릎이 먼저 꺾여 플라스틱 벤치 밑 그림자 속으로 납작하게 빨려 들어간다. 도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을 떨어뜨리고 손을 뻗지만, 장우묵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길을 막는다. 신복례는 창가 자리에서 영수증을 움켜쥔 채, 사라진 자리의 주문 번호를 급히 적는다. 라온은 왕관 스티커를 긁으며 해피밀 박스를 자기 쪽으로 당긴다.
影響기태는 라온의 부탁이 단순한 아이의 요구가 아니라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조건이라는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한다. 장우묵은 공포를 사고가 아니라 쓸 만한 장면으로 취급하며, 앞으로 기태의 행동을 계속 방해할 인물로 굳어진다. 복례가 사라진 사람의 번호를 적는 모습은 그녀가 이미 이 현상을 알고 있음을 더 분명히 드러낸다. 기태는 배달 완료보다 먼저 벤치 밑으로 사라진 사람을 붙잡으려 했고, 그 선택 때문에 루프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간다.

촬영 스태프가 해피밀 박스를 내밀자 그의 무릎이 종이 접기처럼 꺾였다. 황금 아치 광장 쪽 자동문으로 흰 햇빛이 밀려들었고, 플라스틱 벤치 밑 그늘은 입을 벌린 검은 봉투처럼 그의 다리를 삼켰다. 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스태프의 팔목을 잡으려 달려들었지만, 손끝에는 노란 포장지 귀퉁이만 스쳤다. 스태프의 허리와 어깨가 차례로 납작해지며 벤치 아래로 빨려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운동화 한 짝이 끈만 남긴 채 툭 튀어 올랐다.

“리액션 좋다, 계속 가자!” 장우묵이 카메라를 어깨에 붙이고 기태 앞을 막았다. 기태가 그를 밀치자 삼각대가 덜컹거렸고, 조명 배터리의 빨간 표시등이 케첩 묻은 바닥 위로 굴렀다. 창가의 신복례는 커피 컵을 팔꿈치로 밀어내고 영수증 뒷면에 무언가를 눌러 썼다. 라온은 해피밀 박스를 자기 앞에 끌어당기며 노란 왕관 안쪽을 손톱으로 긁었다. 사각사각. 그 소리가 생일 노래 반주보다 더 또렷했다.

기태는 벤치 밑으로 몸을 숙여 손을 집어넣었다. 손가락에 잡힌 것은 사람 살이 아니라 구겨진 빨대 포장지와 차가운 그림자뿐이었다. 바닥에 남은 운동화 끈이 스스로 매듭을 풀더니 벤치 밑으로 쏙 끌려 들어갔다. 장우묵의 렌즈는 그 빈자리를 끝까지 따라갔고, 복례의 영수증 위에는 방금 사라진 번호 하나가 검게 눌려 번졌다.

シーン 05· 첫 번째 루프의 12시 29분

12시 29분의 주문 번호

12시 29분의 주문 번호
場所주방 문턱과 생일파티 예약석 사이
時間첫 번째 루프의 12시 29분
出来事도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을 바닥에 내던지고 접이식 십자가를 펼쳐 주방 문턱으로 달려간다. 장우묵은 카메라를 들고 그를 막아 세우려 하지만, 기태는 삼각대 다리를 걷어차 길을 만든다. 생일초들이 흰 타일 위 굳은 촛농 사이로 굴러나오고, 주문 전광판에 기태의 배달 번호가 초록빛으로 뜬다. 스피커 속 목소리가 예약 명단을 찾으라고 속삭이는 순간, 황금 아치 네온이 번쩍이며 시간이 다시 정오로 되감긴다.
影響기태는 라온의 부탁과 벤치 밑 그림자, 주방 문턱의 생일초가 하나의 규칙으로 이어져 있음을 몸으로 겪는다. 장우묵은 여전히 카메라를 멈추지 않고, 공포를 촬영 가능한 장면으로 붙잡으려다 기태의 행동을 방해한다. 복례는 기태의 번호가 뜨는 장면을 보고도 놀라지 않아, 그녀가 반복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더 강하게 드러낸다. 장면의 끝에서 기태는 첫 루프를 통과해 12시 정각의 광장으로 되돌아가며, 다음 장부터 기억을 가진 채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도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을 생일파티 예약석 앞에 내던지고 재킷 안쪽에서 접이식 십자가를 딸깍 펼쳤다. 플라스틱 벤치 밑으로 사라진 자리에는 해피밀 박스 하나만 찌그러져 있었고, 문라온은 노란 왕관을 두 손으로 붙든 채 테이블 아래로 발끝을 숨겼다. 장우묵이 카메라를 들고 기태의 어깨를 밀었다. “잠깐, 이거 한 번만 더 가죠. 진짜 현장감이야.” 기태는 대답 대신 삼각대 다리를 걷어차 조명 배터리를 옆으로 밀어냈고, 케이블이 바닥의 노란 스티커 조각들을 한꺼번에 쓸고 갔다.

주방 문턱의 스윙도어가 손댄 사람도 없이 반쯤 열렸다. 흰 타일 위 굳은 촛농 사이에서 작은 생일초들이 또르르 굴러나와 기태의 부츠 앞에 줄을 섰고, 초마다 주황 불꽃이 성냥개비처럼 낮게 붙었다. 신복례는 창가 커피석에서 해피밀 박스를 무릎에 끌어안고 영수증 뒷면에 무언가를 눌러 썼다. 그때 주문 전광판의 초록 숫자가 흔들리더니 기태의 배달 번호로 바뀌었다. 문라온이 왕관 안쪽 스티커를 긁는 소리가 멈췄다.

스피커에서 생일 노래 반주가 끊기고, 모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기름 끓는 소리 사이로 낮게 새어 나왔다. “예약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아.” 기태는 십자가를 앞으로 내밀고 촛불 사이를 밟지 않으려 발을 들었다. 장우묵의 카메라 렌즈가 그의 옆얼굴을 따라붙었고, 복례의 영수증 모서리가 떨렸다. 기태가 주방 문턱 안으로 몸을 던지려는 순간 자동문 위 노란 M 네온이 눈을 찌르듯 번쩍였다. 다음 박자에 그는 다시 황금 아치 광장 바깥, 정오의 흰 햇빛 아래에서 식어 가는 빨간 배달 가방 끈을 쥐고 있었다.

チャプター 02

シーン 06· 두 번째 루프의 12시 정각 직후

두 번째 정오의 손

두 번째 정오의 손
場所생일파티 예약석
時間두 번째 루프의 12시 정각 직후
出来事도기태가 12시 정각의 황금 아치 광장으로 되돌아오자마자 자동문을 밀치고 매장 안으로 뛰어든다. 그는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곧장 달려가 문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을 낚아채려 한다. 라온이 왕관 안쪽 기름진 스티커를 손톱으로 긁는 순간, 스피커의 생일 노래 반주와 커피 리필 기계 소리가 동시에 끊긴다. 백은조가 카운터 쪽에서 몸을 날려 기태의 손목을 붙잡고, 왕관은 라온의 머리 위에서 비뚤어진 채 찢어지지 않고 버틴다.
影響기태는 자신이 루프를 기억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드러내며, 더 이상 배달 완료만 노리는 사람이 아니게 된다. 라온의 왕관이 단순한 파티 소품이 아니라 매장 전체를 멈추게 하는 핵심 물건임이 분명해진다. 은조는 기태의 행동을 처음으로 직접 막아 서며, 앞으로 그가 퇴마를 시도할 때 가장 가까운 장애물이 된다. 라온은 겁먹은 아이처럼 보이지만, 손톱 하나로 매장의 공기를 붙잡는 존재로 화면에 남는다.

도기태는 자동문을 어깨로 들이받고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미끄러지듯 뛰어들어 문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을 움켜잡았다.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 해피밀 박스가 옆으로 넘어지고,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접시 가장자리에서 톡 떨어졌다. 라온은 울지도 않고 기태의 장갑 낀 손 아래에서 왕관 안쪽 스티커를 손톱으로 긁었다. 사각. 그 소리와 함께 카운터 쪽 커피 리필 기계가 뚝 멎고, 스피커의 생일 노래도 입을 다문 것처럼 끊겼다.

“그거 벗어.” 기태가 왕관을 비틀자 라온의 작은 손이 그의 손등을 꽉 눌렀다. 형광등 밑에서 스티커의 기름때가 하얗게 번들거렸고, 테이블 밑 그림자가 의자 다리 사이로 조금 벌어졌다. 백은조가 트레이를 들고 달려와 기태의 손목을 내리쳤다. 플라스틱 트레이가 팔목에 맞아 둔탁한 소리를 냈고, 왕관은 찢어지기 직전 라온의 이마 위에 비뚤게 걸렸다. 은조는 웃는 입꼬리를 억지로 유지한 채 낮게 말했다. “아이한테 손대지 마요. 카메라 돌아가요.”

기태는 손목을 빼려다 라온의 손톱 밑에 낀 회색 찌꺼기를 보았다. 라온은 왕관을 두 손으로 감싸고 기태를 올려다보며 아주 작게 말했다. “아저씨도 하나 더 줄 거예요?” 그 말이 끝나자 멈췄던 생일 노래 반주가 한 음 낮게 다시 켜졌다. 은조는 기태와 라온 사이에 트레이를 세워 방패처럼 끼웠고, 기태의 검은 장갑 끝에는 왕관 스티커에서 묻은 기름 자국이 노란 M 모양으로 번져 있었다.

シーン 07· 두 번째 루프의 12시 01분

트레이 방패

트레이 방패
場所생일파티 예약석에서 카운터 옆 통로
時間두 번째 루프의 12시 01분
出来事백은조가 빈 트레이를 방패처럼 세워 도기태의 손목을 쳐낸다. 기태는 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을 잡기 직전 밀려나고, 왕관 안쪽을 긁던 라온의 손톱 소리가 다시 매장에 퍼진다. 은조는 서비스 미소를 지운 듯 지우지 않은 얼굴로 기태를 카운터 옆 통로까지 몰아붙인다. 그녀는 본사 촬영과 폐점 심사를 들먹이며, 아이 왕관을 찢는 장면이 찍히면 이 매장 사람들 모두 끝난다고 낮게 경고한다.
影響기태는 은조가 단순히 영업을 방해받기 싫어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매장의 생존과 직원들의 자리를 걸고 이상 현상을 눌러 덮고 있음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라온의 왕관은 여전히 손대지 못한 채 생일파티 예약석에 남고, 기태의 퇴마 시도는 공식 행사와 서비스 매뉴얼이라는 더 현실적인 벽에 막힌다. 은조는 기태를 막으면서도 라온 쪽을 힐끗 확인해, 그녀 역시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기태는 다음 행동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없고, 은조를 설득하거나 우회해야만 왕관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백은조가 빈 트레이를 세워 도기태의 손목을 내리쳤다. 생일파티 예약석의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서 기태의 손가락은 라온의 구겨진 노란 왕관을 한 뼘 앞에 두고 멈췄고, 트레이 모서리에 맞은 장갑 끝에서 설탕 가루가 튀었다. 라온은 해피밀 박스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며 왕관 안쪽 스티커를 긁었다. 사각, 사각. 벽의 생일 축하 배너 한쪽이 떨어져 노란 M 로고 스티커에 대롱거렸다.

은조는 웃는 얼굴을 유지한 채 기태의 팔꿈치를 밀어 카운터 옆 통로로 몰았다. 기태가 다시 몸을 틀자 그녀는 트레이를 가슴 앞에 바짝 붙이고, 마치 주문 실수 항의를 막듯 한 발 더 들어왔다. “아이 왕관 찢는 장면이 본사 영상에 나가면 여기 사람들 다 끝장나요.” 기태는 이를 악물고 생일파티석 쪽을 가리켰다. “방금 전엔 사람이 벤치 밑으로 접혔어요.” 은조의 눈이 라온의 손톱으로, 그다음 플라스틱 벤치 아래 그림자로 아주 짧게 튀었다가 돌아왔다.

그녀는 트레이를 내려놓지 않았다. 대신 카운터 위에 놓인 새 트레이 매트 한 장을 빠르게 집어 기태의 손목 자국 위에 덮듯 눌렀다. “그럼 조용히 처리해요. 카메라 앞에서 말고.” 기태가 종이를 밀쳐 내자 트레이 매트의 노란 M 로고가 반으로 구겨졌고, 라온의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접시 가장자리에서 안쪽으로 툭 꺾였다. 은조는 그 소리에 맞춰 다시 미소를 붙이고, 트레이를 방패처럼 든 채 생일파티석과 기태 사이에 섰다.

シーン 08· 두 번째 루프의 12시 03분경

빈칸 위의 정상 진행

빈칸 위의 정상 진행
場所생일파티 예약석에서 카운터 옆 통로, 창가 커피석이 보이는 매장 안
時間두 번째 루프의 12시 03분경
出来事백은조가 트레이로 도기태를 카운터 옆 통로까지 밀어붙인 뒤, 바닥의 콜라 자국을 걸레로 문질러 지운다. 도기태는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진 촬영 스태프 이야기를 낮게 뱉고, 은조는 손에 든 행사 점검표를 확인하다가 스태프 이름이 있던 줄이 빈칸으로 바뀐 것을 본다. 그녀는 잠깐 멈추지만 곧 펜을 꺼내 그 빈칸 위에 ‘행사 정상 진행’이라고 눌러 쓴다. 그 순간 창가 커피석의 신복례가 영수증을 접어 테이블에 세우고, 라온은 생일파티 예약석에서 왕관 안쪽을 다시 긁기 시작한다.
影響기태는 은조가 이상 현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고도 매뉴얼과 점검표 안에 묻어 버리는 사람임을 확인한다. 은조의 선택은 기태에게 현실적인 장애물이 된다. 왕관을 빼앗는 것보다 먼저, 이 매장에서 사라진 이름들이 공식 기록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복례의 영수증이 다음 단서로 떠오르며, 기태는 창가 커피석으로 끌려갈 준비가 된다.

백은조는 젖은 걸레를 도기태의 부츠 앞에 내리치고 카운터 옆 통로의 끈적한 콜라 자국을 세게 문질렀다. 생일파티 예약석의 케첩 빨강 테이블보 너머에서 문라온은 비뚤어진 노란 왕관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었고, 손톱이 기름진 스티커를 긁는 소리가 다시 얇게 살아났다. 도기태는 은조의 어깨 너머 플라스틱 벤치를 가리켰다. “거기서 사람이 접혀 들어갔어요. 무릎부터. 이름도 얼굴도 있었는데.” 은조는 대답하지 않고 걸레를 뒤집어 더러운 면을 안으로 접었다.

도기태가 그녀의 점검표를 낚아채려 하자, 은조는 트레이 모서리로 그의 손등을 눌러 막았다. 점검표 클립 아래 첫 번째 촬영 스태프 칸에는 방금 전까지 검은 글씨가 있었던 자리만 희게 비어 있었다. 은조의 펜 끝이 그 빈칸 위에서 한 번 떨렸다. 창가 커피석의 신복례가 커피 리필 컵을 들어 올리고, 구겨진 영수증 뒷면을 도기태 쪽으로 살짝 돌렸다. 은조는 이를 악문 웃음으로 카운터 쪽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빈칸 위에 굵게 썼다. “행사 정상 진행.”

펜 자국이 종이를 찢을 듯 눌리자 주문 전광판의 초록 숫자가 잠깐 흐려졌다가 다시 메뉴 번호로 돌아왔다. 문라온 앞 접시 가장자리의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안쪽으로 툭 꺾였다. 백은조는 점검표를 가슴에 붙이고 바닥의 젖은 자국을 발로 가렸다. 도기태의 장갑 끝에는 왕관 스티커에서 묻은 노란 기름 자국이 남아 있었고, 창가 쪽에서 신복례의 영수증이 작은 묘비처럼 테이블 위에 서 있었다.

シーン 09· 두 번째 루프의 12시 10분 무렵

창가의 리필 컵

창가의 리필 컵
場所창가 커피석
時間두 번째 루프의 12시 10분 무렵
出来事신복례가 커피 리필 컵을 도기태의 재킷 소매에 걸어 끌어당기며 창가 커피석 의자에 강제로 앉힌다. 백은조는 카운터 쪽에서 걸레와 점검표를 들고 이쪽을 감시하고, 문라온은 생일파티 예약석에서 왕관 스티커를 긁으며 어른들의 시선을 기다린다. 복례는 해피밀 박스 밑에 숨겨 둔 영수증 묶음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치고, 사라진 사람들의 주문 번호가 루프마다 어떻게 남는지 보여 준다. 기태가 영수증을 낚아채려 하자 복례는 리필 컵으로 그의 손등을 내리눌러, 아직 자기 말이 끝나지 않았다고 막는다.
影響기태는 복례가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라 루프를 여러 번 지나온 기록자임을 확인한다. 사라진 사람의 이름은 점검표와 기억에서 빠지지만, 복례의 영수증 뒷면에는 주문 번호로 눌러 남는다는 규칙이 드러난다. 은조가 정상 영업처럼 치우려 들수록 단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긴장이 커진다. 기태는 왕관을 힘으로 빼앗는 대신, 복례가 가진 종이 기록과 리필 컵 아래 숨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쪽으로 밀려난다.

신복례가 커피 리필 컵 손잡이를 도기태의 재킷 소매에 걸어 낚아채듯 당겼다. 기태는 창가 커피석 의자에 엉덩방아를 찧었고, 흐린 유리창에는 그의 헬멧 그림자와 바깥 황금 아치 로고가 식은 커피 표면 위로 겹쳐 흔들렸다. 복례는 해피밀 박스를 팔꿈치로 눌러 뚜껑을 열고, 그 안에서 구겨진 영수증들을 감자튀김 봉투처럼 와르르 쏟았다. “소리 낮춰. 저 매니저가 닦으면 끝이야.” 카운터 쪽 백은조는 걸레를 든 채 이쪽을 보다가, 점검표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바닥의 콜라 자국을 문질렀다.

기태가 맨 위 영수증을 집어 들자 검은 펜으로 적힌 주문 번호들이 뒷면을 빽빽하게 메우고 있었다. 몇 줄은 젖은 커피 자국에 번져 있었고, 한 번호 옆에는 작게 ‘벤치 밑’이라고 적혀 있었다. 생일파티 예약석의 문라온이 왕관 안쪽을 긁었다. 사각. 기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하자 복례는 리필 컵 바닥으로 그의 장갑 낀 손등을 꾹 눌렀다. “지금 가면 또 누가 착한 척하다 접혀. 먼저 읽어.”

기태는 이를 악물고 영수증 묶음을 넘겼다. 방금 전 루프에서 사라진 촬영 스태프의 번호가 맨 마지막 장에 새로 생긴 듯 진하게 눌려 있었고, 그 옆에는 복례의 떨리는 글씨로 시간만 적혀 있었다. 12:03. 은조가 걸레를 빨아 짜는 소리가 카운터 아래에서 났고, 복례는 영수증들을 다시 모아 리필 컵 안쪽 빈 공간에 말아 넣었다. 컵 가장자리의 갈색 얼룩 사이로 주문 번호 하나가 삐죽 튀어나와, 작은 종이 혀처럼 기태 쪽을 가리켰다.

シーン 10· 두 번째 루프의 12시 10분경

네 번 접는 법

네 번 접는 법
場所창가 커피석
時間두 번째 루프의 12시 10분경
出来事신복례가 트레이 매트 광고지를 낚아채 노란 M 로고가 안으로 숨도록 네 번 접고, 도기태의 장갑 낀 손바닥에 억지로 쥐여 준다. 백은조가 그것을 치우려 하자 복례는 리필 컵을 일부러 엎질러 은조의 손을 막고, 영수증 뒷면에 적힌 사라진 주문 번호들을 기태에게 펼쳐 보인다. 복례는 자기 번호가 전광판에 뜨면 구하지 말라고 조건을 걸고, 기태는 구겨진 부적과 영수증을 받아 든다.
影響기태는 트레이 매트를 네 번 접으면 잠깐 부적이 된다는 규칙과,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이 공식 기록이 아니라 복례의 영수증에만 남는다는 사실을 배운다. 은조가 정상 영업처럼 치우는 행동이 단서를 지워 버릴 수 있다는 위험도 분명해진다. 복례의 조건을 받아든 기태는 루프 탈출이 퇴마 도구를 쓰는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를 일부러 외면해야 할지도 모르는 선택이라는 것을 손에 쥔다.

신복례가 도기태 앞의 트레이 매트 광고지를 확 잡아당겨 창가 커피석 테이블 위에 펼쳤다. 흐린 유리창에는 황금 아치 로고와 기태의 헬멧 그림자가 겹쳐 흔들렸고, 식은 커피 표면에는 노란 M자가 찢어진 고리처럼 떠 있었다. 복례는 손톱으로 광고지 모서리를 눌러 접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째 접힘에서 노란 M 로고가 종이 안쪽으로 완전히 숨자, 접힌 매트 가장자리가 잠깐 빳빳하게 섰다.

백은조가 카운터 쪽에서 다가와 “고객 테이블 위 물품은 치울게요”라며 손을 뻗었다. 복례는 리필 컵을 팔꿈치로 밀어 일부러 엎질렀고, 연한 갈색 커피가 은조의 점검표 끝을 적셨다. 은조가 이를 악물고 걸레를 찾는 사이, 복례는 조끼 주머니에서 구겨진 영수증을 꺼내 기태 앞에 펴 보였다. 영수증 뒷면에는 주문 번호들이 빽빽하게 눌려 있었고, 몇몇 번호 옆에는 이름 대신 짧은 선만 남아 있었다. “이 종이엔 남아. 저 여자가 빈칸 위에 정상이라고 쓰기 전까진.”

생일파티 예약석 쪽에서 문라온의 손톱이 왕관 스티커를 긁었다. 사각. 복례는 접힌 트레이 매트를 기태의 손바닥에 밀어 넣고 해피밀 박스를 자기 무릎 위에 올렸다. “내 번호 뜨면 모른 척해. 이건 그 값이야.” 기태는 대답하지 못한 채 부적을 움켜쥐었고, 젖은 테이블 모서리에서 커피 방울 하나가 영수증의 빈칸을 피해 천천히 흘러내렸다.

チャプター 03

シーン 11· 세 번째 루프의 12시 06분

눅눅해진 M자 부적

눅눅해진 M자 부적
場所생일파티 예약석
時間세 번째 루프의 12시 06분
出来事도기태가 창가 커피석에서 받아 온 트레이 매트를 네 번 접어 노란 M 로고가 안으로 숨은 부적으로 만들고, 생일파티 예약석의 문라온에게 다시 접근한다. 장우묵은 카메라를 낮게 들이대며 기태의 손놀림을 찍으려 하고, 라온은 왕관을 움켜쥔 채 해피밀 박스 뒤로 몸을 뺀다. 기태가 부적을 왕관 안쪽 기름진 스티커에 누르는 순간, 종이가 물먹은 감자튀김 봉투처럼 축 처지며 찢어진다. 찢긴 종이 조각이 케첩 빨강 테이블보에 달라붙고, 라온의 손톱 긁는 소리가 더 선명해진다.
影響기태는 복례가 알려 준 규칙이 통하더라도, 루프가 반복될수록 도구의 힘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확인한다. 왕관은 여전히 라온의 머리에 남고, 기태는 더 거칠게 빼앗을 수도, 아이 앞에서 물러설 수도 없는 좁은 선택지에 갇힌다. 장우묵은 이 실패를 “쓸 만한 장면”으로 보고 더 가까이 들어오며, 앞으로 기태의 퇴마 시도를 적극적으로 방해할 준비를 한다. 라온은 겁먹은 아이처럼 물러서지만, 왕관 스티커를 긁는 손으로 매장 전체의 리듬을 붙잡는다.

도기태는 네 번 접은 트레이 매트를 주먹에 끼운 채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로 몸을 던져 문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을 눌렀다. 해피밀 박스가 팔꿈치에 밀려 빙글 돌고,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접시 안쪽으로 푹 꺾였다. 형광등 밑에서 부적의 접힌 모서리가 잠깐 빳빳하게 섰고, 안으로 숨긴 노란 M 로고가 기름진 스티커에 닿았다. 라온은 숨을 삼키며 왕관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아저씨, 그거 젖었어요.”

종이는 바로 힘을 잃었다. 기태가 더 세게 누르자 트레이 매트가 축 늘어지며 손가락 사이에서 찢어졌고, 눅눅한 종이 섬유가 라온의 앞머리와 왕관 안쪽에 달라붙었다. 장우묵이 카메라를 테이블 높이까지 내려 렌즈를 들이밀었다. “좋아, 이런 생활 밀착 퇴마 느낌. 한 번만 더 가요.” 기태가 팔꿈치로 렌즈를 밀쳐 내자 카메라 스트랩이 해피밀 박스 손잡이에 걸려 딸깍 소리를 냈고, 라온은 그 틈에 의자 뒤로 미끄러졌다.

라온의 손톱이 다시 스티커를 긁었다. 사각, 사각. 찢긴 M자 부적 조각들은 케첩 자국에 달라붙어 노란 살점처럼 번들거렸고, 테이블 밑 그림자가 의자 다리 하나를 더 삼킬 만큼 깊어졌다. 기태의 장갑 끝에는 젖은 종이와 기름때가 엉겨 붙어 있었고, 장우묵의 카메라 화면에는 왕관보다 라온의 작은 손톱만 크게 잡혀 있었다.

シーン 12· 세 번째 루프, 12시 06분

하나 더 달라는 얼굴들

하나 더 달라는 얼굴들
場所생일파티 예약석
時間세 번째 루프, 12시 06분
出来事문라온은 구겨진 노란 왕관을 바로잡고, 해피밀 박스를 안은 채 장우묵의 카메라 앞으로 몸을 기울인다. 도기태가 그 입을 막으려 뛰어들지만, 장우묵은 “자연스러운 아이 리액션”이라며 렌즈를 더 가까이 밀어 넣고 기태의 팔을 삼각대로 가로막는다. 라온은 매번 다른 얼굴로 어른의 약한 곳을 찌르듯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 부탁을 받은 사람들은 의자 다리 사이의 손바닥 모양 콜라 자국 너머 벤치 밑으로 접혀 사라진다.
影響기태는 라온의 부탁이 단순 반복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 맞춰 얼굴과 목소리를 바꾸는 덫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장우묵은 공포를 막기는커녕 더 잘 찍히는 장면으로 만들며 기태의 개입을 방해한다. 벤치 밑 그림자는 더 깊어지고, 생일파티석 주변의 빨대 포장지 고깔들이 하나씩 안쪽으로 꺾여 다음 희생의 수를 세는 물건처럼 남는다.

문라온은 해피밀 박스를 두 팔로 끌어안은 채 장우묵의 카메라 렌즈 앞까지 의자를 질질 밀었다. 케첩 빨강 테이블보가 의자 다리에 끌려 구겨졌고, 구겨진 노란 왕관 안쪽의 기름진 스티커가 형광등 아래에서 번들거렸다. 도기태가 라온의 입을 막으려 손을 뻗자 장우묵이 삼각대를 옆으로 세워 그의 팔을 가로막았다. “잠깐만, 이 표정 좋아. 진짜 같아.” 라온은 렌즈 너머를 보며 눈을 축축하게 뜨고 말했다. “엄마 오기 전까지 하나만 더 있으면 안 돼요?”

도기태가 삼각대를 걷어차기도 전에 라온은 고개를 돌려 카운터 쪽 빈 통로를 향해 더 작은 목소리를 냈다. “형이 제일 착해 보여요.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 말이 끝나자 생일파티석 옆 플라스틱 벤치 아래 그림자가 길게 벌어졌고, 방금 전까지 테이블 끝에 놓여 있던 여분 해피밀 박스 하나가 스스로 미끄러져 라온 앞에 닿았다. 의자 다리 사이 손바닥 모양 콜라 자국 너머로 사람 다리 하나가 접히듯 꺾여 들어갔고, 바닥에 떨어진 명찰 없는 모자만 빙글 돌다 멈췄다. 장우묵은 숨을 삼키면서도 카메라를 내리지 않았다.

기태는 라온의 왕관을 잡으려다 손을 멈췄다. 라온의 얼굴은 방금 전 울먹이던 아이에서 아무 일도 모르는 생일 주인공처럼 매끈하게 바뀌어 있었고, 손톱은 다시 스티커를 긁었다. 사각. 접시 가장자리의 빨대 포장지 고깔 두 개가 동시에 안쪽으로 고개를 꺾었다. 벤치 밑 그림자는 해피밀 박스의 노란 손잡이 모양만 남기고 천천히 닫혔다.

シーン 13· 반복된 정오, 12시 14분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
場所생일파티 예약석과 주방 문턱
時間반복된 정오, 12시 14분
出来事도기태가 주방 문턱의 굳은 촛농 옆에서 열기에 휘어 갈고리처럼 굳은 맥플러리 스푼을 주워 생일파티 예약석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 안쪽 기름진 스티커 밑에 스푼 끝을 밀어 넣고, 처음으로 스티커 아래의 흐린 글자 일부를 드러낸다. 장우묵은 카메라를 들이밀며 그 장면을 잡으려 하고, 라온은 케첩 봉지를 터뜨려 테이블과 기태의 손을 붉게 적신다.
影響기태는 왕관 스티커 밑에 단순한 접착면이 아니라 오래된 이름의 흔적이 숨어 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라온은 그 흔적이 드러나는 순간 거칠게 저항하며, 왕관이 아이에게도 두려운 물건임을 드러낸다. 장우묵의 촬영 욕심은 퇴마 시도를 방해하는 수준을 넘어, 다음 장면에서 라온의 공포를 폭발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도기태는 주방 문턱의 촛농에 붙어 있던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을 장갑 낀 손으로 비틀어 떼어 냈다. 흰 타일 위에는 노란 촛농이 점자처럼 박혀 있었고, 반쯤 열린 스윙도어 틈으로 주황 불빛이 낮게 깜빡였다. 스푼 끝은 열기에 말려 작은 갈고리처럼 굳어 있었고, 기태가 그것을 쥐자 플라스틱이 손바닥 안에서 가볍게 삐걱댔다. 장우묵이 뒤에서 카메라를 들고 따라붙었다. “그거 좋아요. 브랜드 소품으로 퇴마, 이거 그림 돼요.”

기태는 대답 대신 생일파티 예약석으로 뛰어들어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무릎을 박았다. 문라온은 해피밀 박스를 끌어안고 의자 끝으로 물러섰지만, 기태가 왕관 안쪽에 스푼 끝을 밀어 넣자 두 손으로 머리를 눌렀다. “하지 마요. 그거 떼면 안 돼요.” 스티커 가장자리가 찐득하게 들리며 회색 기름때가 실처럼 늘어났고, 그 밑에서 ‘…말…’처럼 보이는 흐린 먹글씨가 잠깐 비쳤다. 장우묵의 렌즈 불빛이 왕관 안쪽을 찔렀고, 기태는 스푼을 더 깊이 밀었다.

라온이 갑자기 케첩 봉지를 움켜쥐어 터뜨렸다. 붉은 케첩이 테이블보와 기태의 장갑, 휘어진 스푼 끝에 튀었고, 해피밀 박스 옆의 빨대 포장지 고깔 두 개가 젖어 주저앉았다. 기태가 손을 빼는 순간 스티커는 다시 왕관 안쪽에 달라붙었지만, 붉은 자국 사이로 들떴던 가장자리만 하얗게 말려 있었다. 라온은 왕관을 끌어안고 테이블 밑으로 반쯤 몸을 숨겼고, 장우묵의 카메라 화면에는 케첩 묻은 스푼 끝과 지워지지 않은 글자 한 획이 흔들리며 남았다.

シーン 14· 반복된 정오, 12시 17분

클로즈업 한 번만 더

클로즈업 한 번만 더
場所생일파티 예약석
時間반복된 정오, 12시 17분
出来事장우묵이 삼각대를 케첩 빨강 테이블보 끝까지 밀어 넣고, 카메라 렌즈를 문라온의 왕관 안쪽으로 들이댄다. 도기태는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으로 스티커 밑을 다시 들어 올리려 하지만, 우묵의 조명 불빛이 라온의 얼굴을 정면으로 찌른다. 라온이 해피밀 박스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자, 스피커의 생일 노래 반주가 음을 하나씩 놓치며 뒤틀린다. 주방 문틈에 줄지어 있던 생일초들이 동시에 켜지고, 불빛이 흰 타일 문턱에서 생일파티석 쪽으로 번진다.
影響기태는 우묵의 촬영 욕심이 단순한 방해가 아니라 루프의 위험을 더 빨리 불러오는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라온의 울음은 왕관의 힘을 흔들고, 스티커 밑의 흐린 글자를 다시 드러낼 틈을 만든다. 동시에 주방 문턱의 초들이 반응하면서, 왕관과 주방 안쪽 존재가 직접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해진다. 이 장면은 다음 순간 고말숙이 처음 모습을 드러날 수밖에 없는 문을 연다.

장우묵이 삼각대 다리를 걷어차듯 접어 생일파티 예약석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렌즈 후드가 케첩 빨강 테이블보를 긁고 지나가며 해피밀 박스를 툭 쳤고, 구겨진 노란 종이 왕관을 붙잡은 문라온의 손가락이 하얗게 굳었다. 도기태는 테이블 밑으로 무릎을 박고 들어가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 끝을 왕관 스티커 밑에 다시 꽂았다. 스티커 아래 흐린 글자 한 획이 기름때 사이로 올라오려는 순간, 우묵이 카메라 조명을 켰다.

“클로즈업 한 번만 더. 울면 더 좋아.” 우묵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온이 해피밀 박스를 가슴에 끌어안고 크게 울었다. 도기태가 카메라를 밀쳐 내자 삼각대 손잡이가 생일 축하 배너를 찢었고, M 로고 스티커에 매달려 있던 배너 끝이 테이블 위로 축 떨어졌다. 라온의 울음에 맞춰 스피커의 생일 노래가 삐끗, 삐끗 음을 잃었다. 왕관 안쪽 스티커가 젖은 입술처럼 들썩이며 다시 붙었다.

주방 문턱 쪽 반쯤 열린 스윙도어 틈마다 작은 주황 불빛이 한꺼번에 켜졌다. 굳은 촛농이 박힌 흰 타일 위로 생일초들이 또르르 굴러 나왔고, 도기태의 장갑 끝에 묻은 케첩과 기름때가 같은 색으로 번졌다. 우묵은 카메라를 놓지 못한 채 한 발 물러섰고, 렌즈 화면에는 라온의 눈물 대신 주방 문틈에서 천천히 뻗어 나오는 촛불 줄만 꽉 찼다. 도기태는 스푼을 놓지 않고 왕관 안쪽을 들여다봤고, 스티커 밑에서 회색 글자 조각 하나가 불빛에 걸려 떨렸다.

シーン 15· 반복된 정오, 12시 20분대 후반

파티 도우미의 손

파티 도우미의 손
場所생일파티 예약석에서 주방 문턱
時間반복된 정오, 12시 20분대 후반
出来事고말숙이 금빛 튀김 김이 깔린 주방 문턱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 끈을 직접 다시 묶는다. 도기태는 접이식 십자가를 펼쳐 그녀를 막으려 하지만, 말숙은 물러서지 않고 촛농 묻은 손으로 십자가 끝을 감싼다. 장우묵은 겁을 먹고도 카메라를 들이대며 이 장면을 찍으려 하고, 라온은 울면서 왕관을 붙잡는다. 말숙은 “내 이름이 없으면 노래가 안 끝나”라고 말해, 왕관 스티커 밑 흐린 글자와 주방 문턱의 존재가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드러낸다.
影響기태는 고말숙이 라온을 해치려는 악령이 아니라, 지워진 자기 이름을 찾아 생일 노래에 묶여 있는 존재임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왕관은 단순한 저주 물건이 아니라 오래된 파티 예약 명단의 일부를 품은 증거로 바뀐다. 우묵의 촬영 욕심은 말숙의 등장을 불러낸 방아쇠가 되었고, 이후에도 위험을 키우는 인물로 남는다. 기태의 퇴마 목표는 왕관을 찢는 것에서 스티커 밑 이름을 드러내는 것으로 바뀐다.

고말숙이 반쯤 열린 주방 스윙도어를 손바닥으로 밀고 생일파티 예약석 쪽으로 걸어 나왔다. 흰 타일 문턱의 굳은 촛농 사이로 작은 생일초들이 굴러와 멈췄고, 그녀의 낡은 파티 도우미 유니폼 끝자락에는 촛농이 말라붙어 있었다. 문라온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아래로 몸을 접으려 했지만, 말숙은 허리를 굽혀 아이의 노란 종이 왕관 끈을 조심스럽게 다시 묶었다. 라온의 울음은 딸꾹질처럼 끊겼고, 스피커의 생일 노래 반주는 한 음 낮게 비틀렸다.

도기태가 접이식 십자가를 펼쳐 말숙의 손등 앞에 들이밀었다. “떨어져요.” 말숙은 물러서지 않고 촛농 묻은 손가락으로 십자가 끝을 감쌌다. 플라스틱 십자가가 삐걱 소리를 냈고, 장우묵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카메라를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이거 진짜야? 아니, 계속 가. 클로즈업.” 말숙은 카메라를 보지 않고 라온의 왕관 안쪽을 눌렀다. “아이 파티는 끝까지 해야지. 그런데 내 이름이 없으면 노래가 안 끝나.”

기태는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 끝에 묻은 케첩을 장갑 엄지로 문질러 닦고, 왕관 안쪽 스티커의 들뜬 가장자리를 다시 들여다봤다. 기름때 밑에서 아까 보였던 ‘…말…’의 획이 주방 문턱 촛불에 흔들렸다. 라온은 두 손으로 왕관을 누른 채 고개를 저었고, 말숙은 아이의 턱 아래로 흘러내린 왕관 끈을 매듭지었다. 매듭 끝에 붙은 회색 스티커 찌꺼기가 작은 이름표처럼 달랑거렸다.

チャプター 04

シーン 16· 반복된 정오 이후, 12시 10분 무렵

주방 박스 뒤의 리본

주방 박스 뒤의 리본
場所생일파티 예약석과 주방 문턱
時間반복된 정오 이후, 12시 10분 무렵
出来事도기태가 생일파티 예약석에서 라온의 왕관 안쪽 기름때를 가리키며 백은조를 주방 문턱까지 몰아붙인다. 은조는 처음엔 본사 점검표를 앞세워 막지만, 기태가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에 묻은 글자 흔적을 들이밀자 주방 박스 더미 뒤에서 낡은 파티 리본과 촛농 묻은 예약 클립보드를 꺼낸다. 장우묵은 그 장면을 촬영하려 카메라를 들이밀고, 은조는 리본을 다시 박스 안에 숨기려다 기태와 몸싸움을 벌인다.
影響말숙의 이름이 매장 기록에서 지워졌지만 은조가 그 흔적을 숨겨 왔다는 사실이 물건으로 드러난다. 기태는 은조가 악의를 가진 방해자가 아니라 매장을 살리기 위해 증거를 덮은 사람임을 확인하지만, 그녀의 은폐가 루프를 키웠다는 것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우묵은 이 고백마저 납품 가능한 장면으로 만들려 하며, 이후 자동문을 막는 선택으로 더 큰 위험을 부를 준비를 한다.

도기태가 백은조의 점검표를 낚아채 생일파티 예약석의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내리쳤다. 구겨진 노란 왕관은 해피밀 박스 옆에서 반쯤 눌려 있었고, 안쪽 스티커의 들뜬 가장자리에는 회색 기름때와 케첩 자국이 엉켜 있었다. 기태는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 끝을 그 밑에 찔러 넣으며 말했다. “여기 이름 있어요. 주방에 숨긴 거, 지금 꺼내요.” 은조는 서비스 미소를 억지로 붙인 채 점검표를 되찾으려 했지만, 손가락이 ‘행사 정상 진행’ 칸 위에서 미끄러졌다.

은조가 주방 문턱으로 돌아서자 기태도 따라붙었고, 장우묵은 카메라를 어깨에 올린 채 둘 사이로 렌즈를 밀어 넣었다. “좋다, 매니저 고백 컷.” 은조는 주방 박스 더미를 발로 밀어젖히고, 기름 묻은 종이컵 상자 뒤에서 색이 바랜 생일 리본과 촛농이 굳은 예약 클립보드를 꺼냈다. 리본 끝에는 ‘고…숙’ 두 글자가 흐릿하게 남아 있었고, 클립보드 철심에는 오래된 파티 스티커 조각이 말라붙어 있었다. 은조는 그것을 기태 손에 넘기려다 다시 가슴 쪽으로 끌어안았다. “오늘만 넘기면 돼요. 이거 나가면 매장 끝나요.”

기태가 리본을 붙잡자 은조도 놓지 않았고, 둘의 손 사이에서 낡은 천이 길게 찢어졌다. 장우묵의 카메라 조명이 켜지며 주방 타일 위 굳은 촛농을 하얗게 태웠고, 스피커의 생일 노래 반주가 한 박자 느려졌다. 은조는 찢어진 리본 조각 하나를 점검표 아래로 숨기려 했지만, 기태가 클립보드를 빼앗아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펼쳤다. 예약 칸 하나가 검은 매직으로 지워져 있었고, 그 위에 눌린 촛농 속에서 ‘파티 진행’이라는 글자만 불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シーン 17· 반복된 정오, 12시 20분 직전

창가의 약속 파기

창가의 약속 파기
場所창가 커피석
時間반복된 정오, 12시 20분 직전
出来事도기태는 창가 커피석에서 신복례의 병원 방문 가방을 낚아채 의자 등받이 밖으로 끌어낸다. 복례는 자기 번호가 뜨면 모른 척하라는 약속을 다시 들이밀지만, 전광판의 초록 숫자가 흔들리며 그녀의 주문 번호로 바뀐다. 백은조는 카운터 쪽에서 점검표를 움켜쥔 채 기태를 막으려 하고, 장우묵은 카메라를 들어 이 장면을 찍으려 들며 통로를 좁힌다. 기태는 약속을 깨고 복례의 팔을 잡아 창가 자리에서 떼어 내며, 커피 컵과 영수증 묶음이 바닥으로 쏟아진다.
影響기태는 루프를 빠져나가기 위한 거래보다 복례를 구하는 쪽을 선택한다. 복례는 자신을 버리라고 요구했던 태도를 접고, 기태가 약속을 깬 대가로 마지막 단서를 넘겨줄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인다. 은조는 더 이상 기태를 단순한 영업 방해자로만 밀어낼 수 없고, 우묵은 공포를 촬영하려 할수록 사람들의 탈출 동선을 막는 위험한 존재로 굳어진다. 이 선택은 다음 장면에서 복례의 마지막 트레이 매트가 라온 앞에 펼쳐지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도기태는 신복례의 병원 방문 가방 손잡이를 낚아채 창가 커피석 의자에서 확 끌어당겼다. 연한 갈색 얼룩이 밴 테이블 위 커피 리필 컵이 넘어지고, 구겨진 영수증들이 흐린 유리창 아래로 흩어졌다. 복례는 의자 다리를 발뒤꿈치로 걸어 버티며 기태의 손등을 때렸다. “내 번호 뜨면 모른 척하라 했지, 젊은 놈아.” 그 순간 카운터 위 주문 전광판의 초록 숫자가 지직거리더니 복례의 번호로 바뀌었고, 생일파티 예약석 쪽 생일 노래 반주가 한 음 낮게 꺾였다.

백은조가 점검표를 가슴에 붙인 채 카운터 밖으로 나와 통로를 막았다. “손님 끌고 다니지 마요. 촬영 중이에요.” 장우묵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메라를 어깨에 올리고 렌즈를 창가 쪽으로 들이밀었다. “이건 진짜다. 계속 가요, 계속.” 기태는 복례의 병원 방문 가방을 자기 어깨에 메고, 다른 손으로 복례의 팔꿈치를 잡아 의자에서 떼어 냈다. 복례의 슬리퍼 한 짝이 바닥에 끌리며 커피 자국을 길게 밀었다.

창틀 아래 틈에 끼어 있던 영수증 한 장이 커피에 젖어 바닥에 붙었다. 거기 적힌 번호들 사이에서 복례의 번호만 진한 초록빛처럼 번져 보였다. 복례는 욕을 삼키고 기태의 재킷을 붙잡은 채 몸을 일으켰고, 전광판은 같은 번호를 다시 불렀다. 창가 자리의 의자 등받이에는 방금까지 복례가 기대고 있던 둥근 체온 자국만 남아 있었다.

シーン 18· 루프 중 12시 20분 직후

마지막 트레이 매트

마지막 트레이 매트
場所창가 커피석에서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時間루프 중 12시 20분 직후
出来事도기태가 신복례의 병원 방문 가방을 붙잡고 창가 커피석에서 끌어내자, 생일초들이 복례의 발목 앞에 줄지어 서며 길을 막는다. 복례는 버티며 욕을 삼키다가 병원 가방 안쪽에서 마지막 트레이 매트를 꺼내 기태 손에 쥐여 준다. 기태는 그것을 부적으로 접지 않고, 생일파티 예약석으로 달려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그대로 펼친다.
影響기태는 복례를 버리라는 약속을 완전히 깨고, 탈출 단서보다 사람을 먼저 붙잡는 선택을 한다. 복례가 숨겨 온 마지막 트레이 매트는 퇴마 도구가 아니라 사라진 사람들의 번호를 보여 주는 증거로 쓰이기 시작한다. 라온 앞에 처음으로 “장난감 하나 더”의 대가가 물리적으로 놓이며, 다음 장면에서 아이가 부탁을 멈출 수밖에 없는 틈이 열린다.

도기태는 신복례의 병원 방문 가방 끈을 어깨에 걸어 당긴 채 창가 커피석 의자 사이를 밀고 나왔다. 전광판의 초록 숫자는 아직 복례의 주문 번호를 흔들고 있었고, 생일초 다섯 개가 커피 얼룩 밴 바닥을 또르르 굴러와 복례의 낡은 검정 신발 앞에 줄을 세웠다. 복례가 “놔, 이 미련한 배달 놈아” 하고 낮게 씹어 뱉었지만, 기태는 대답 대신 가방을 더 세게 끌었다. 초 하나가 넘어지며 작은 불꽃을 바닥에 문질렀고, 탄 종이컵 냄새가 얇게 올라왔다.

백은조가 카운터 쪽에서 걸레를 든 채 뛰어와 초들을 발로 밀어내려 했지만, 불꽃은 의자 다리 밑으로 피해 복례의 발목만 따라붙었다. 장우묵은 카메라를 들고 뒤로 걸으며 “이거 진짜면 더 찍어야 돼요”라고 중얼거렸고, 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으로 그의 렌즈를 쳐 올리자 화면이 천장 형광등을 향해 흔들렸다. 그 틈에 복례는 병원 방문 가방 지퍼를 거칠게 열고, 해피밀 박스 밑에 숨겨 둔 낡은 트레이 매트 한 장을 꺼냈다. 매트 뒷면에는 주문 번호들이 볼펜 자국으로 빽빽했고, 몇 칸은 너무 눌러 써서 종이가 거의 찢어져 있었다. “접지 마. 이번 건 귀신 쫓는 종이가 아니야.”

기태는 트레이 매트를 양손으로 펼친 채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뛰어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내리눌렀다. 해피밀 박스가 옆으로 밀리고, 구겨진 노란 종이 왕관의 그림자가 번호들 위에 걸렸다. 백은조는 걸레를 든 손을 멈췄고, 장우묵의 카메라는 처음으로 아래로 내려가 바닥을 찍었다. 신복례는 초들이 발목 앞에서 흔들리는 채로 의자 등받이를 붙잡고 섰다. 트레이 매트 위의 번호들은 라온의 빈 생일 접시 앞에서 작은 대기표처럼 줄지어 누워 있었다.

シーン 19· 12시 22분, 반복되는 정오의 후반부

아이 앞의 빈칸들

아이 앞의 빈칸들
場所생일파티 예약석
時間12시 22분, 반복되는 정오의 후반부
出来事도기태가 신복례에게서 받은 마지막 트레이 매트를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펼쳐 문라온 앞에 밀어 놓는다. 그는 트레이 매트에 빽빽하게 적힌 사라진 주문 번호들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장난감을 하나 더 받을 때마다 누군가 생일 손님 명단에서 빠진다고 말한다. 라온은 처음으로 “해피밀 장난감 하나 더 주세요”라는 말을 삼키지만, 왕관 안쪽 스티커를 긁으며 엄마도 오지 않게 되는 거냐고 묻는다. 백은조와 장우묵은 각자 점검표와 카메라를 붙든 채 그 질문 앞에서 움직임을 멈춘다.
影響라온은 더 이상 단순히 부탁을 반복하는 아이가 아니라, 파티가 끝나면 기다림 자체가 사라진다고 믿는 아이로 드러난다. 기태의 퇴마는 왕관을 빼앗는 싸움에서 라온에게 대가를 보이게 하는 싸움으로 바뀐다. 복례의 트레이 매트는 부적이 아니라 증거가 되고, 은조는 자신이 숨긴 빈칸들이 아이 앞에 놓이는 장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정지는 다음 장면에서 우묵의 장비가 탈출로를 막고, 은조가 점검표를 찢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도기태가 마지막 트레이 매트를 문라온 앞에 내리쳤다. 케첩 빨강 테이블보가 접힌 종이 밑에서 미끄러졌고, 해피밀 박스 하나가 옆으로 넘어지며 빈 장난감 포장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트레이 매트에는 신복례가 눌러 쓴 주문 번호들이 빽빽했고, 몇 칸은 커피에 번져 숫자 대신 회색 얼룩만 남아 있었다. 기태는 그 빈칸들을 장갑 낀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었다. “하나 더 받으면, 여기서 한 명씩 빠져. 네 생일 손님에서.”

신복례는 병원 방문 가방을 품에 끌어안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 섰다. “애한테 겁주는 꼴 하고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는 젖은 영수증 한 장을 더 꺼내 트레이 매트 끝에 눌러 붙였다. 백은조가 점검표를 들고 다가오다 멈췄고, 장우묵은 카메라를 들이대려다 렌즈 캡을 손에서 떨어뜨렸다. 생일 노래 반주는 스피커 안에서 낮게 헛돌고, 빨대 포장지 고깔 하나가 접시 안쪽으로 툭 꺾였다.

문라온은 해피밀 박스를 잡지 않았다. 대신 노란 종이 왕관 안쪽의 기름진 스티커를 손톱으로 긁었다. 사각, 사각. 그의 손끝에 회색 찌꺼기가 묻었고, 왕관 가장자리가 이마에 눌려 작은 자국을 남겼다. “그럼 엄마도 안 오잖아요.” 기태의 손가락이 마지막 빈칸 위에서 멈췄고, 은조의 점검표 모서리가 그녀의 엄지 밑에서 구겨졌다.

シーン 20· 12시 27분, 루프가 다시 닫히기 직전

점검표를 찢는 손

점검표를 찢는 손
場所생일파티 예약석에서 황금 아치 광장 쪽 자동문 앞
時間12시 27분, 루프가 다시 닫히기 직전
出来事장우묵이 조명 배터리와 삼각대를 자동문 앞까지 끌어다 놓아 손님들이 빠져나갈 길을 막는다. 도기태는 복례의 마지막 트레이 매트를 라온 앞에 눌러 둔 채 우묵을 밀쳐내려 하지만, 촬영 장비 전선이 발목에 엉키며 생일파티 예약석과 출입구 사이를 가로막는다. 백은조는 본사 점검표를 두 손으로 찢어 바닥에 던지고, 풍선 기둥의 노란 끈을 풀어 삼각대 다리에 감아 넘어뜨린다.
影響은조가 처음으로 ‘행사 정상 진행’이라는 명분을 버리고 기태와 같은 편에 선다. 우묵의 촬영 장비는 더 이상 기록 도구가 아니라 모두를 가두는 장애물이 되며, 마지막 대치의 공간을 매장 안으로 고정한다. 찢어진 점검표는 다음 장에서 은조가 숨겨 온 이름들을 직접 적어야 할 빈 종이가 된다.

백은조가 본사 점검표를 두 손으로 찢어 자동문 앞 타일 위에 던졌다. 장우묵은 황금 아치 광장 쪽에서 조명 배터리를 질질 끌고 들어와 삼각대 세 개를 문 앞에 세웠고, 검은 전선이 보도블록의 노란 스티커 조각처럼 출입구를 가로질렀다. 도기태는 생일파티 예약석의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에 펼쳐 둔 마지막 트레이 매트를 팔꿈치로 누른 채 몸을 돌렸다. 전광판 초록 숫자는 복례의 번호와 기태의 배달 번호 사이를 빠르게 오갔고, 바닥의 생일초들은 쓰러진 콜라 자국 둘레에서 작게 흔들렸다.

“나가면 컷 다 날아가요!” 우묵이 카메라를 품에 안고 소리쳤다. 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으로 그의 어깨를 밀자 우묵은 카운터 쪽으로 비틀거렸지만, 발끝으로 배터리를 다시 문 앞으로 찼다. 신복례는 창가 커피석 의자 등받이를 붙잡고 한쪽 신발이 벗겨진 채 버티며 말했다. “저놈 장비부터 접어. 사람 접히기 전에.” 그때 은조가 풍선 기둥에 묶인 노란 끈을 이빨로 물어 끊고, 남은 끈을 삼각대 다리에 휘감아 자기 몸무게로 잡아당겼다.

삼각대가 해피밀 박스 옆으로 넘어지며 카메라 렌즈가 바닥을 쳤고, 화면 속 웃는 새 메뉴 포스터가 촛불 줄로 뒤집혔다. 찢어진 점검표 조각들은 자동문 바람에 밀려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흩어졌고, 한 조각이 라온 앞의 빈 생일 접시 밑에 끼었다. 은조는 남은 점검표 반쪽을 구겨 주머니에 넣지 않고 바닥에 눌러 펼쳤다. 검은 전선과 노란 풍선 끈이 문을 막은 채 팽팽하게 떨렸고, 자동문은 열렸다 닫히지 못하고 같은 폭만큼 덜컥거렸다.

チャプター 05

シーン 21· 12시 29분

기태 번호 12시 29분

기태 번호 12시 29분
場所주방 문턱과 생일파티 예약석 사이
時間12시 29분
出来事도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을 가슴에 끌어안고 주방 문턱에서 뒤로 밀려난다. 주문 전광판에 그의 배달 번호가 초록빛으로 뜨고, 굳은 촛농 사이에서 생일초들이 굴러나와 생일파티 예약석까지 불빛 길을 만든다. 백은조는 찢어진 점검표 조각을 움켜쥔 채 라온 쪽으로 가려 하지만, 고말숙이 반쯤 열린 스윙도어 문턱에서 낡은 클립보드를 끌어안고 길을 막는다. 문라온은 왕관을 붙잡고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가려 하고, 기태는 접이식 십자가 대신 배달 가방 지퍼를 열어 식은 애플파이 상자를 꺼낼 준비를 한다.
影響기태는 이번 루프의 마지막 호출이 자신에게 왔음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퇴마의 방식은 십자가로 밀어내는 싸움에서, 라온과 고말숙을 같은 생일파티 안에 붙잡아 두는 의식으로 바뀐다. 은조는 더 이상 문턱 뒤의 기록을 숨길 수 없고, 고말숙은 자기 이름을 원하면서도 노래가 끝날까 두려워 직접 길을 막아선다. 생일초들이 만든 불빛 길은 다음 장면에서 기태가 애플파이를 나누며 이름을 부르게 만드는 무대가 된다.

도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을 끌어안고 주방 문턱의 흰 타일 위로 미끄러졌다. 전광판에는 그의 배달 번호가 초록색으로 박혀 있었고, 굳은 촛농 사이에서 작은 생일초들이 또르르 굴러나와 그의 운동화 앞에 줄을 세웠다. 반쯤 열린 스윙도어 안쪽에서 금빛 튀김 김이 발목 높이로 밀려왔고, 생일 노래 반주는 누군가 목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한 음씩 비틀렸다. 기태는 재킷 안쪽의 접이식 십자가를 꺼내려다 멈추고, 대신 배달 가방 지퍼를 손톱으로 잡아당겼다.

백은조가 찢어진 점검표 조각을 쥔 채 생일파티 예약석으로 뛰려 하자, 고말숙이 문턱에 발을 걸고 낡은 예약 클립보드를 가슴에 눌렀다. “이 번호면 노래를 끝까지 불러야 해요.” 고말숙의 미소는 붙어 있었지만 손가락은 클립보드 모서리를 너무 세게 눌러 촛농이 부서졌다. 라온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아래로 몸을 밀어 넣으며 노란 종이 왕관을 양손으로 눌렀고, 왕관 안쪽 스티커를 긁는 소리가 테이블 다리 사이에서 바늘처럼 튀었다. 은조가 낮게 말했다. “라온아, 거기 들어가면 안 돼.”

기태는 배달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식어 납작해진 애플파이 상자 하나를 꺼냈다. 생일초들은 그의 발목을 태우지 않고, 카운터와 생일파티석 사이를 노란 점선처럼 갈랐다. 고말숙은 문턱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한 채 클립보드를 조금 더 끌어안았고, 은조는 점검표 조각을 손바닥 안에서 펴기 시작했다. 기태가 애플파이 상자의 접힌 날개를 뜯는 순간, 전광판의 초록 번호가 깜빡이지 않고 그대로 멈췄다.

シーン 22· 12시 29분

애플파이를 반으로

애플파이를 반으로
場所주방 문턱과 생일파티 예약석 사이
時間12시 29분
出来事도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을 바닥에 내리치고 식어 딱딱해진 애플파이 상자를 꺼낸다. 문라온은 노란 종이 왕관을 두 손으로 붙잡고 케첩 빨강 테이블보 아래로 기어 들어가려 하고, 백은조는 찢어진 점검표 조각을 밟으며 아이 쪽으로 몸을 낮춘다. 주방 문턱의 고말숙은 생일초 불빛 뒤에서 물러서지 않고, 기태가 애플파이를 반으로 갈라 하나는 라온 앞에, 하나는 고말숙 앞에 밀어 놓는다. 기태는 장난감을 더 주지 않겠다고 못 박고, 대신 여기 온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影響기태는 왕관을 빼앗거나 라온을 윽박지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파티를 끝내는 새로운 규칙을 제안한다. 라온은 처음으로 “하나 더” 대신 자기 앞에 놓인 반쪽 애플파이를 보게 되고, 고말숙은 적대자가 아니라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같은 음식 앞에 놓인다. 은조는 기태의 행동을 막지 않고 라온 옆에 다가앉으며, 다음 장면에서 숨긴 이름들을 직접 적을 수 있는 자리로 이동한다. 생일초들의 줄은 여전히 꺼지지 않지만, 불빛 길은 기태를 몰아붙이는 덫에서 의식의 원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도기태가 빨간 배달 가방을 흰 타일 위에 내리치자 생일초 몇 개가 촛농 자국 사이로 튀어 굴렀다. 주방 문턱에는 금빛 김이 발목 높이로 깔려 있었고, 반쯤 열린 스윙도어 틈에서 고말숙의 낡은 리본이 초 불빛에 젖은 것처럼 흔들렸다. 문라온은 노란 종이 왕관을 움켜쥔 채 생일파티 예약석 테이블 밑으로 몸을 밀어 넣었고, 왕관 안쪽 스티커를 긁는 손톱 소리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아래에서 짧게 끊겼다. 백은조가 “라온아, 잠깐만” 하고 무릎을 꿇었지만, 아이는 해피밀 박스를 발로 밀어 그녀의 손을 막았다.

기태는 가방 안에서 식은 애플파이 상자를 꺼내 이빨로 종이 접착면을 뜯었다. 파이는 가운데가 잘 갈라지지 않아 손가락에 설탕 부스러기가 묻었고, 그는 장갑 낀 엄지로 눌러 결국 반으로 쪼갰다. “장난감 하나 더는 안 줘.” 기태가 반쪽 하나를 라온 앞 빈 접시 위로 밀고, 다른 반쪽을 촛불 줄 너머 고말숙의 문턱 앞에 놓았다. “대신 온 사람 이름부터 불러. 생일이면, 빠진 사람부터 세는 거야.” 고말숙은 손에 들고 있던 클립보드를 가슴에 더 세게 붙였고, 스피커의 생일 노래가 한 박자 늦게 삐끗했다.

라온은 테이블보 밑에서 얼굴만 내밀고 애플파이 반쪽을 보았다. 그의 손은 아직 왕관을 놓지 않았지만, 손톱은 더 긁지 않았다. 백은조는 바닥에 흩어진 점검표 조각 하나를 집어 뒤집고, 펜을 찾듯 앞치마 주머니를 더듬었다. 주방 문턱의 생일초들은 꺼지지 않은 채 낮게 흔들렸고, 고말숙 앞에 놓인 애플파이 반쪽 위로 작은 촛불 그림자가 여섯 조각으로 갈라졌다.

シーン 23· 12시 29분 직후, 루프가 다시 감기기 전

점검표 뒷면의 이름들

점검표 뒷면의 이름들
場所주방 문턱과 생일파티 예약석 사이
時間12시 29분 직후, 루프가 다시 감기기 전
出来事백은조가 찢어진 점검표 반쪽을 카운터에 펼치고, 숨겨 온 직원과 손님들의 이름을 직접 눌러 쓰기 시작한다. 문라온은 반쪽 애플파이를 앞에 둔 채 왕관을 붙잡고 버티지만, 더 이상 해피밀 박스를 향해 손을 뻗지 않는다. 고말숙은 주방 문턱 안쪽 촛농에 붙은 낡은 예약 클립보드를 손끝으로 밀어 문밖으로 내보낸다. 도기태는 생일초 불빛 사이에서 은조가 쓰는 이름과 클립보드의 빈칸을 번갈아 보며, 다음에 왕관 스티커를 벗겨야 할 자리를 확인한다.
影響은조는 매장을 살리기 위해 지워 온 이름들을 처음으로 공식 점검표의 뒷면에 되돌려 놓는다. 고말숙은 생일 노래를 완전히 빼앗아 밀어붙이는 대신, 자기 이름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기태 쪽으로 넘긴다. 라온의 부탁은 잠시 멈추고, 생일파티는 장난감을 더 받는 덫에서 이름을 부르는 의식으로 바뀐다. 이제 기태가 해야 할 일은 악령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왕관 밑에 눌린 기록을 찢지 않고 꺼내는 일이다.

백은조가 카운터 위에 찢어진 점검표 반쪽을 손바닥으로 때려 펼쳤다. 주방 문턱의 흰 타일에는 굳은 촛농이 노란 점처럼 박혀 있었고, 생일초 불빛은 기태의 장화 앞에서 작은 경계선처럼 흔들렸다. 은조는 매장용 검은 마커 뚜껑을 이로 뽑고, 점검표 뒷면에 첫 이름을 눌러 썼다. 잉크가 종이를 뚫을 듯 번졌다. “김민수. 최하나. 박재겸.” 그녀는 이름 하나를 쓸 때마다 목에 걸린 무전기를 떼어 카운터 위에 내려놓았다.

문라온은 케첩 빨강 테이블보 아래로 몸을 반쯤 숨긴 채 노란 왕관을 움켜쥐었다. 그의 앞에는 기태가 나눠 준 식은 애플파이 반쪽이 놓여 있었고, 해피밀 박스는 손 닿는 곳에서 조금 밀려나 있었다. 고말숙이 주방 문턱 안쪽에서 생일 노래를 낮게 끊었다. 삐끗하던 반주가 한 박자 비었다. 그녀는 촛농에 붙어 있던 낡은 예약 클립보드를 손톱으로 긁어 떼고, 문밖으로 조금 밀어냈다. 클립보드 모서리에 붙은 촛농이 흰 타일 위에 길게 끌렸다.

도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을 무릎으로 밀어 생일초 줄을 막고,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을 집어 들었다. 은조가 마지막으로 빈칸 하나를 남기고 손을 멈추자, 고말숙의 굳은 미소가 문턱 안쪽에서 얇게 떨렸다. “거기요.” 기태가 라온의 왕관 안쪽 기름진 스티커를 가리켰다. 라온은 애플파이를 집지 않은 손으로 왕관을 더 세게 눌렀지만, 이번에는 “하나 더”라고 말하지 않았다. 점검표 뒷면의 젖은 이름들 옆으로 클립보드가 멈췄고, 맥플러리 스푼 끝이 촛불에 작게 번쩍였다.

シーン 24· 12시 29분, 루프가 풀리기 직전

왕관 밑의 진행자

왕관 밑의 진행자
場所주방 문턱과 생일파티 예약석 사이
時間12시 29분, 루프가 풀리기 직전
出来事도기태가 주방 문턱의 촛농 옆에서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을 집어 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 안쪽 스티커 밑으로 밀어 넣는다. 문라온은 왕관을 빼앗기지 않으려 기태의 장갑 낀 손을 물고, 백은조는 아이를 뒤에서 끌어안아 테이블 밑으로 다시 숨지 못하게 붙든다. 고말숙은 문턱에서 클립보드를 내밀며 생일 노래를 낮게 이어 가지만, 기태가 스티커를 찢지 않고 천천히 벗기자 초들의 불꽃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기름때 밑에서 ‘고말숙 파티 진행’이라는 흐린 글씨가 드러난다.
影響기태의 퇴마는 악령을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워진 이름을 아이의 왕관 밑에서 꺼내는 의식으로 완성된다. 은조는 라온을 막는 관리자가 아니라 숨긴 기록을 인정하는 어른으로 행동하고, 라온은 파티가 끝나도 자신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고말숙은 처음으로 자기 이름이 불릴 수 있는 자리에 놓이며, 생일초들이 낮아질 조건이 열린다. 다음 장면에서 루프가 풀리고 12시 31분으로 시간이 넘어갈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확보된다.

도기태가 흰 타일 위 촛농에 붙어 있던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을 비틀어 떼어 내고, 생일파티 예약석의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로 몸을 던졌다. 스푼 끝은 열기에 굳어 작은 갈고리처럼 휘어 있었고, 라온의 노란 종이 왕관 안쪽 스티커는 형광등 아래에서 기름막처럼 번들거렸다. 문라온은 반쪽 애플파이를 밀쳐 내고 왕관을 양손으로 눌렀다. “안 돼요. 끝나면 안 돼요.” 기태가 스푼을 스티커 밑에 밀어 넣는 순간, 라온은 그의 검은 장갑을 물었다.

백은조가 라온을 뒤에서 끌어안고 의자 다리 사이로 미끄러지는 아이의 발을 자기 무릎으로 막았다. “파티 끝나도 안 숨길게. 네 이름도, 저 사람 이름도.” 라온의 이가 장갑 가죽을 더 세게 눌렀고, 기태의 손등에 침과 감자튀김 소금이 번졌다. 주방 문턱의 고말숙은 촛농 묻은 클립보드를 두 손으로 내밀었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스피커 속 생일 노래는 그녀의 목소리로 한 음씩 낮아졌다. 기태는 왕관을 찢지 않았다. 스푼 끝으로 스티커 가장자리만 떠서, 젖은 라벨을 벗기듯 아주 천천히 당겼다.

스티커가 반쯤 들리자 회색 기름때 밑에서 글자 획 하나가 먼저 나왔다. 고, 말, 숙. 라온의 턱이 기태의 손에서 조금 풀렸고, 은조는 찢어진 점검표 뒷면을 테이블 위에 눌러 놓은 채 펜을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끈적한 조각이 떨어지자 왕관 안쪽에 ‘고말숙 파티 진행’이라는 흐린 글씨가 드러났다. 주방 문턱에서 굴러온 생일초 하나가 불꽃을 낮추며 애플파이 반쪽 옆에 조용히 섰다.

シーン 25· 초여름 평일 12시 29분에서 12시 31분

12시 31분의 리필

12시 31분의 리필
場所주방 문턱에서 생일파티 예약석, 자동문 앞
時間초여름 평일 12시 29분에서 12시 31분
出来事도기태가 맥플러리 스푼으로 문라온의 왕관 안쪽 스티커를 끝까지 벗겨 내자, ‘고말숙 파티 진행’이라는 흐린 글씨가 드러난다. 백은조는 찢어진 점검표 뒷면에 숨겼던 이름들을 직접 눌러 쓰고, 고말숙은 애플파이 반쪽을 받은 채 생일 노래의 마지막 소절을 낮게 따라 부른다. 생일초들은 하나씩 불꽃을 낮추고, 황금 아치 네온은 12시 30분을 지나도 되감기지 않는다. 12시 31분, 기태는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지만, 새 트레이 매트가 혼자 접혀 ‘리필’이라는 글씨를 만들자 다시 자동문 쪽으로 돌아선다.
影響루프는 풀리고 매장은 더 이상 같은 30분으로 되감기지 않는다. 고말숙의 이름은 지워진 기록에서 돌아오고, 은조는 처음으로 매장을 살리기 위해 숨기는 대신 적는 쪽을 선택한다. 라온은 파티가 끝나도 기다림이 자신을 삼키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겪는다. 기태는 지각과 할부 독촉이라는 현실로 돌아오지만, 이상 현상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들어가는 사람으로 남는다.

도기태가 휘어진 맥플러리 스푼을 끝까지 잡아당기자 왕관 안쪽의 기름진 스티커가 길게 늘어졌다가 찢어졌다. 케첩 빨강 테이블보 위로 회색 접착 찌꺼기가 떨어지고, 그 밑에서 ‘고말숙 파티 진행’이라는 흐린 글씨가 노란 종이에 드러났다. 문라온은 기태의 장갑을 물던 입을 놓고 숨을 몰아쉬었고, 백은조는 아이를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은 채 바닥의 점검표 조각을 자기 무릎 위로 끌어왔다. “고말숙.” 은조가 펜 끝으로 이름을 다시 썼다. 주방 문턱의 고말숙은 애플파이 반쪽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촛농이 박힌 흰 타일 위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생일 노래의 마지막 소절이 스피커 안에서 삐걱거리며 이어졌고, 생일초들은 한꺼번에 꺼지지 않았다. 하나가 낮아지고, 다음 하나가 낮아졌다. 라온은 구겨진 왕관을 벗어 은조의 손에 밀어 넣었고, 은조는 그것을 쓰레기통이 아니라 찢어진 점검표 위에 올려놓았다. 고말숙은 클립보드를 문턱 밖으로 밀어냈고, 기태는 그 위의 촛농 묻은 모서리를 밟지 않으려 발을 비켜 섰다. 황금 아치 네온은 12시 30분을 지나도 번쩍이지 않았고, 자동문은 덜컥거리다 마침내 끝까지 열렸다.

기태는 빨간 배달 가방을 어깨에 메고 휴대폰 화면의 배달 완료 버튼을 눌렀다. 12시 31분, 앱에는 지각 표시가 떴고 곧바로 할부 독촉 문자가 화면 위를 밀고 내려왔다. 그는 짧게 욕을 삼키고 헬멧을 집어 들었지만, 생일파티 예약석 위의 새 트레이 매트 한 귀퉁이가 혼자 접히기 시작했다. 접힌 모서리들이 노란 M 로고를 안쪽으로 감추더니, 볼펜 자국도 없는 종이 위에 작은 글씨처럼 ‘리필’이 생겼다. 기태는 헬멧 끈을 다시 풀고, 열린 자동문 쪽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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