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분들도 줄 서세요

가족분들도 줄 서세요
할머니 생신에도 근무를 빼지 못한 휴게소 서브웨이 알바생 앞에, 할머니가 접이식 왕관을 쓰고 나타나 “오늘은 네가 차린 밥 먹자”며 삼십 센티미터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한다. 빵을 묻자 틀니를 고치는 할아버지가 끼어들고, 치즈를 묻자 늘 가족 식사를 차렸던 큰딸이 난생처음 “나는 두 장”을 외치며, 야채와 소스 차례에는 따로 앉아 있던 사촌들까지 카운터 앞으로 몰려든다. 알바생은 평생 큰 냄비로 온 가족을 먹인 할머니에게 이번만큼은 원하는 맛을 골라 드리려 하지만, 할머니는 여섯 조각 모두 다르게 만들어 달라며 종이 냅킨에 가족들의 자리를 그린다. 오븐이 울릴 때마다 친척들이 생일 축가를 한 소절씩 잘못 시작하는 가운데, 알바생은 할머니 몫에만 피클을 두 배로 얹고 왕관 옆에 놓을 작은 초를 종이컵에 꽂는다. 그때 관광버스에서 내린 또 다른 대가족이 문을 열고 들어오고, 맨 앞의 아이가 왕관을 가리키며 “저희 할아버지도 오늘 생일인데 저 주문 아직 돼요?” 하고 묻는다.
Human Drama인간 군상을 그린색감이 따뜻한
Chapter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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