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회복의 긴 여정 속에서 자신의 질병을 고백하며 겪게 된 내면의 갈등과 사회적 무게를 짊어지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에서의 솔직함과 그로 인해 발생한 오해와의 싸움을 다룬 가족애와 치유가 중심이 되는 멜로드라마. 어제 오랜만에 지인들과의 모임에 참석했다. 기욱 오빠와 신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나누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털어놓게 되었고, 그 부분이 조금 후회스러웠다. 아예 말하지 말았어야 했나 싶다. 그런데 대화가 진행되면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했던 스위스 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의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항상 가해자의 입장이 되어버린다. 동료 언니와 오빠들은 나에게 잘 대해주었고, 나를 챙겨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배려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내 기분과 상태에만 집중해 예민하게 행동했고, 그로 인해 수고해준 한 오빠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이 나를 이해하고 함께 해주려 했던 것이라는 점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이 나에게 "이제는 예전처럼 너를 대할 수 없다"는 태도와 말은 나에게 비난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수고해준 오빠가 나에게 했던 "너는 항상 투덜대는 모습을 보이더라. 너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문제는 너야."라는 말은 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그들은 나에게만 집중해서 쏘아대는 것 같았고, 그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너는 복을 받았으니 감사하게 생각해라"는 말이 나에게는 상처로 다가왔다. 그들은 원래 남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인데, 나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에게 잘해주려고 했던 것이 그들의 오만이었다고 느꼈다. 그들이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예전에는 90%였다면, 지금은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자기 감정에만 빠져서 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함께 있던 로사가 "혹시 그거 내 이야기 아니지?"라고 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고, 그 말이 나에게는 화살처럼 꽂혔다. "너도 한번 당해봐"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 후, 미란 언니가 "내가 그런 면이 있는데"라고 말하자, 다른 언니는 "누나는 아니야"라고 하며, 내가 아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순간 나는 바보처럼 느껴졌고, 이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저런 류의 사람의 도리를 모르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들이 나를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내가 잘못된 기대를 했던 것 같았다.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었다. 그 순간의 정적 속에서 나는 정말로 내 이야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나는 받기만을 원했던 것일까? 그들은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말주변이 없고 똑똑하지 못해 항상 말싸움에서 지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왕따가 될까 두려워하며 전전긍긍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아, 정말 슬프다. 또 다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바보처럼 취급받는 기분이 너무 괴롭다. 그 순간, 배신과 좌절이 동시에 나를 덮쳐오는 것 같았다. "당신들만 힘들고 상처받았다고 말하지 마!"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럼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를 불쌍히 여기고 병자 취급하던 눈빛들, 그리고 동정하는 듯한 시선들이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