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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4

4화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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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 끝나갈 무렵, 체육관은 땀 냄새로 가득했다. 선수들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고, 유니폼은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다. 나는 마지막 스파이크 연습을 지켜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자, 이제 마무리할게요."


호루라기를 불자 몇몇 선수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학년 유진이는 바닥에 주저앉았고, 소연이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오직 서영이만이 여전히 공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예요. 다들 수고했어요."


"벌써요?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서영이가 공을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그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내일부터는 체력 훈련도 병행할 거예요. 오늘은 여기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체력 훈련이요?"


민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른 선수들의 표정도 굳어졌다. 지호가 내 옆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어제 말씀드린 훈련 계획표대로인가요?"


고개를 끄덕였다. 지호는 어제 밤늦게까지 각 선수들의 체력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훈련 계획을 세워주었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 팀의 가장 큰 약점은 체력이에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언니, 그건 언니 얘기 아닌가요?"


서영이의 말에 몇몇 선수들이 키득거렸다. 하지만 나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맞아. 나부터가 체력이 부족해. 그래서 내가 제일 열심히 할 거야."


서영이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자, 이제 정리하고..."


그때였다. 체육관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교감 선생님이 서 계셨다.


"김하윤 학생, 잠깐 이리 좀."


선생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나는 지호에게 눈짓을 했다.


"정리 좀 부탁해."


교감 선생님을 따라 나가는 동안 등 뒤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영이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 등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


체육관을 나서자 찬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교감 선생님은 복도 끝으로 걸어가셨고, 나는 조용히 뒤따랐다. 발걸음 소리만이 텅 빈 복도에 울렸다.


"김하윤 학생."


선생님이 걸음을 멈추셨다. 창밖으로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네..."


"어제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있어."


선생님의 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나는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배구부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삭감됐다."


가슴 한켠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호와 함께 계획했던 체력 훈련 장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얼마나...?"


"절반 정도."


선생님의 말이 마치 둔탁한 망치처럼 들렸다. 체육관에서 들려오는 정리하는 소리가 왠지 더 크게 들렸다.


"혹시..."


말을 꺼내려는 순간, 체육관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서영이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까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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