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너 안 두고 감
비 오는 현재의 서울에서 야간 견인기사로 일하는 젊은 여성은 새벽 3시 40분, 폐쇄된 어린이 놀이공원 회전목마 앞에 버려진 구급차를 끌어 달라는 호출을 받는다. 구급차 뒷문을 여는 순간 들것 위에 묶인 채 깨어난 것은 열여섯 살의 자기 자신이고, 손목에는 2009년 축제 입장권과 아직 마르지 않은 솜사탕 설탕이 붙어 있다. 그녀가 과거의 자신을 차 밖으로 꺼내는 동안, 놀이공원 철문 밖으로는 같은 얼굴을 한 노파가 우비를 입고 나타나 쇠망치를 들어 유리를 두드리기 시작하고, 회전목마 스피커에서는 끊긴 동요가 7분 간격으로 다시 켜진다. 시동이 죽은 견인차를 버리고 빗물 찬 범퍼카장으로 뛰어들지, 아니면 들것째 밀어 철문을 들이받아 하나만 데리고 나갈지 그녀는 지금 고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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