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밤 9시 20분,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같은 서브웨이에서 허니오트 빵에 아메리칸 치즈와 랜치 소스를 넣은 에그마요를 주문하는 대학생인 나는, 알바생이 묻는 “빵은요? 치즈는요? 소스는요?”에만 하루 중 가장 또렷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가 미리 만든 샌드위치를 건네며 내일부터 오전 근무로 바뀐다고 말하고, 나는 마지막 저녁 대화를 늘리려고 난생처음 수프까지 시킨다. 하필 새 수프를 데우는 동안 내 가방 지퍼에 걸린 줄 이어폰이 의자 세 개를 끌고 나오고, 그는 웃음을 참느라 종이컵에 수프 대신 국자를 넣는다. 그가 앞치마를 벗으며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가겠다고 나서지만, 전광판의 막차 도착 시간은 2분이고 내 쟁반에는 아직 김이 오르는 수프와 두 사람이 나눠 들기에도 어색한 샌드위치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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