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 목소리로 먹고삶

죽은 사람 목소리로 먹고삶
1927년 경성, 장례식장에서 죽은 이들의 마지막 말투를 흉내 내는 열두 살 소년은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어머니 대신 부유한 상인의 관 앞에 선다. 관뚜껑을 두드린 그의 목소리가 상인의 억양으로 “내 오른손을 묻지 마라”라고 말하자, 상인의 딸은 피 묻은 은수저를 꺼내 들고 무덤을 파헤친다. 관 속에는 잘린 손 대신 갓 태어난 아기가 누워 있고, 장례 행렬에 섞여 있던 일본인 형사들이 삽을 든 채 묘지 문을 잠근다. 소년은 아기를 안고 달아날지, 어머니의 빚문서를 태우는 대가로 형사들에게 아이를 넘길지 지금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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