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영의 기록]
서울에서 내려와 지방에서 자취를 시작한 나날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비록 지방대 졸업이라는 음울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조금 더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마음에 든다. 통념과는 다르게 이곳의 사람들은 외부인의 공간을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점은 옆집인데, 집주인한테서는 그 집에 안 좋은 일이 계속 있어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안 좋은 일이냐고 물어보면, 그냥 일이 계속 안 좋게 흘러가서 저절로 사람들이 떠나는 것뿐이라고. 어차피 그냥 빈집일 뿐이다. 내겐 지금 당장조차도 안심할 수 없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 가족이 들어왔다. 아마 집의 사정을 듣지 못했겠지. 중년의 부부와 여자아이 하나. 이목구비가 조밀조밀한 게 나중에 크면 미인이 될 것 같다. 애가 빤히 날 쳐다보는 게 불편하다. 결국 나도 어른이 되었나 보다.
[이서현의 기록]
벌써 반 친구들 이름들이 잘 기억이 안 난다. 학기 시작하고 며칠 되었다고 전까지 들은 적도 없는 곳으로 이사라니... 사실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이서현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될 이 도시에 대해, 나에겐 아무 기대도 없다. 그저 새로운 학교,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시작, 모두가 낯설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곳이 더 안전하다고 말한다.
하루는 늦은 밤이었다. 창문 밖으로 문득 옆집이 보였다. 불이 켜져 있었다. 이상했다. 분명 빈 집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때 창문 너머로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불안감에 창문을 닫고 잠이 들었다.
[김하영의 기록]
며칠 뒤, 그 가족이 이사를 온 다음 날 아침, 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옆집 아이였다. 그녀의 눈은 공허하고,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떠나갔다.
이후로도 이상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밤마다 옆집에서 들려오는 속삭임 소리,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문득문득 사라지는 물건들. 나는 불안함을 느꼈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어느 날 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옆집으로 갔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문이 살짝 열려 있음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은 어둡고 음침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계속해서 집을 탐색했고, 결국 지하실 문 앞에 섰다.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지하실 깊숙한 곳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따라가며,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갔다.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가족의 시체가 쌓여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공포에 일그러져 있었고,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을 돌렸고, 그곳에는 옆집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고,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도와줘," 그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던 것은 그녀의 부모였다. 그들은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놀라움과 공포에 휩싸여 도망쳤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지하실에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그들은 나를 붙잡았고, 나는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집에서 일어난 비극의 일환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 집에서 죽었고, 이제 그들의 영혼은 이곳에 갇혀 있었다.
그 이후로, 아무도 나를 찾지 못했다. 나는 그곳에서 사라졌고, 사람들은 내가 그저 도망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 집에 갇혀 있었다. 이 집은 이제 나의 무덤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함께 영원히 이곳에 남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 집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들,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진 충격과 공포의 연속은,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독자들에게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이 집에서 일어난 일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들은 왜 이곳에 갇혀 있게 되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 이야기를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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