筋書き
2187년, 네온 불빛이 쉴 새 없이 깜빡이는 서울의 밤. 낡은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이 가득한 작은 책방 '종이 달'은 스물일곱 청년 서하준의 안식처였다. 세계는 '네오 서울'이라는 거대한 가상현실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데이터 칩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저장하고, 네오 서울에서 이상적인 삶을 경험하며 살아갔다. 하지만 하준은 네오 서울 접속 장치 없이, 빛바랜 종이책 속에서 과거의 지혜를 찾으며 살아가는 특별한 존재였다. 어느 날, 하준은 우연히 접하게 된 낡은 책에서 알 수 없는 암호를 발견한다. 같은 시간, 네오 서울에서는 사용자들이 기억을 잃거나 감정 동기화에 오류를 일으키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네오 서울 개발팀의 젊은 리더 윤서연은 이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현실 세계까지 혼란에 빠뜨릴 위기에 처한다. 사실 서연은 어린 시절 네오 서울 시스템 오류로 부모님을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네오 서울은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완벽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자 집착이었다. 한편, 하준은 책에서 발견한 암호가 네오 서울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해킹 능력이 뛰어난 열아홉 살 소녀 나해인의 도움을 받아 암호 해독에 나선다. 해인은 부모님의 죽음 이후 기억을 잃은 채 정부 지원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소녀였다. 하준과 빛은 암호를 해독해 나가는 과정에서 네오 서울 곳곳에 숨겨진 단서들을 발견하고,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흩어진 단서들을 조합해 나가던 중, 하준은 암호가 네오 서울의 시간 축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암호는 특정 시간대에 일어난 사건들을 암시하고 있었고, 그 사건들은 네오 서울 시스템 오류의 발생 원인과 관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암호 해독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했고, 빛은 자신의 기억 속에 숨겨진 능력을 통해 네오 서울 시스템에 접속하여 시간을 넘나드는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시간 여행을 통해 해인은 과거의 네오 서울 개발 초기, 서연의 아버지가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서연의 어머니는 네오 서울 시스템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개발 중단을 요청하지만, 서연의 아버지는 완벽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야심에 눈이 멀어 이를 무시한다. 그리고 빛은 네오 서울 시스템의 첫 번째 오류 발생 당시, 서연의 어머니가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현재로 돌아온 해인은 하준에게 자신이 목격한 진실을 전하고, 두 사람은 서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고민한다. 하지만 해인은 서연 역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세 사람은 함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과거로 돌아간 세 사람은 서연의 어머니를 만나 그녀의 희생을 막고, 네오 서울 시스템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과거를 바꾸려는 그들의 행동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시간의 흐름에 균열이 생기고, 네오 서울 시스템은 더욱 불안정해진다. 서연의 아버지는 과거의 자신을 설득하려는 서연과 대립하고, 해인은 시간 여행의 부작용으로 기억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하준은 해인을 잃지 않기 위해 현재로 돌아가야 한다고 서연을 설득하지만, 서연은 아버지를 과거에 남겨둘 수 없다며 갈등한다. 결국 하준은 해인을 데리고 현재로 돌아오고, 서연은 홀로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선택한다. 현재로 돌아온 하준은 네오 서울 시스템을 완전히 초기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깨닫는다. 모든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알면서도 하준은 해인과 함께 마지막 선택을 한다. 네오 서울은 초기화되고, 사람들은 가상 세계의 기억을 잃지만, 현실 세계는 다시 평화를 되찾는다. 하준은 기억을 잃은 해인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며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하준은 '종이 달' 책방에서 우연히 익숙한 모습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바로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 현재로 돌아온 서연이었다. 서연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하준에게 말한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하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