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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talk オリジナル · 場面 15 · チャプター 5

나랑 만나는 것도 할 일에 넣어줘

새로 소주의 구미호 캐릭터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스핀오프 광고에서, 눈꼬리가 닮은 스물여덟 살 남녀가 옥상 집들이의 마지막 빈자리 두 개를 나란히 차지한다. 여자는 새로 병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 남자 쪽에 놓고, 남자는 흔들리는 여자의 의자 밑에 접은 냅킨을 받쳐준다. 둘이 말을 걸 때마다 친구들이 끼어들자, 여자는 귤껍질로 만든 작은 여우 귀를 병뚜껑에 얹고 남자 앞에 밀어놓는다. 밤 열 시, 친구가 마지막 엘리베이터를 잡아주겠다며 문을 누르고 있는 가운데 여자가 빈 의자를 다시 빼며 묻는다. “같이 내려갈래요, 여기 조금 더 있을래요?”

  • 人物 2
  • 場所 10
  • 場面 15
  • あらすじ 2,771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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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物 · Characters

登場人物たち

안주은

女性

천문관의 야간 해설사 — 별자리 대사는 막힘없이 외우지만, 관객이 떠난 뒤에는 동료에게 먼저 말을 붙이지 못한다.

プロフィール

스물여덟 살 안주은은 옥상 집들이에서 만난 동갑내기 박태수에게, 준비해 온 농담이 아닌 엉뚱한 말로 웃음을 얻고 싶다. 친구들이 “그 눈으로 보면 누구든 넘어오지”라며 끼어들자, 안주은은 늘 통하던 미소를 거두고 새로 병뚜껑에 귤껍질 여우 귀를 얹어 박태수 앞으로 보낸다. 밤 열 시, 안주은이 빈 의자를 다시 빼며 건넨 질문은 박태수가 공구함을 챙기러 일어나던 동작을 멈추게 한다.

안주은은 길게 올라간 눈꼬리 아래 젖은 듯 맑은 눈으로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대답이 늦어지면 웃는 대신 고개를 조금 기울인다. 안주은은 박태수가 의자 밑에 냅킨을 받쳐주자 “별보다 의자를 먼저 보시네요” 하고 놀리지만, 박태수가 올려다보는 순간 새로 병의 물방울을 이미 마른 자리까지 닦는다. 친구가 둘 사이에 끼어 사진을 찍으려 하면 안주은은 손바닥으로 렌즈를 가리고 “잠깐, 아직 대답 못 들었어”라고 말한다.

背景

인간으로 살기 시작한 첫해, 스물여덟 살 안주은은 천문관 해설 오디션에서 여우자리 이야기만 원고 없이 들려주고 채용됐다. 안주은은 관객 후기의 ‘예쁘게 웃는 해설사’라는 문장 옆에 직접 받은 별자리 질문들을 출력해 붙여두었고, 이번 옥상 집들이를 연 천문관 동료에게는 “오늘 별 얘기는 금지”라는 조건으로 참석을 약속했다. 안주은은 마지막 두 자리 중 하나에 앉아 박태수와 눈이 마주치자, 휴대전화에 적어 온 자기소개를 읽지 않고 화면부터 뒤집었다.

描写

안주은은 바깥쪽이 살짝 올라간 긴 눈매와 웃으면 도드라지는 볼을 가진 스물여덟 살 여성으로, 짙은 밤색 머리를 낮게 묶어 귀 뒤로 단정히 넘긴다. 자주 빨아 결이 부드러워진 연회색 면 셔츠의 소매를 걷고 짙은 남색 일자바지를 입으며, 셔츠 가슴주머니 가장자리에 감아둔 짧은 연두색 마스킹테이프가 촬영 소품을 만지는 손의 습관을 드러낸다. 누가 부르면 곧 일어날 듯 상체를 조금 앞으로 기울이지만, 먼저 말을 건 상대에게는 턱을 살짝 들고 시선을 붙잡으며 입꼬리 한쪽부터 웃는다.

박태수

男性

중고 가구점의 수선 기사 — 친구의 첫 독립 살림을 고쳐주다가 옥상 집들이에 초대받았다

プロフィール

박태수는 안주은에게 수리할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 옆에 있어도 좋은지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다. 흔들리는 의자를 고쳐준 뒤에도 다른 일거리를 찾으면 편하지만, 그러면 안주은은 또 손님 대신 함께 일하는 사람이 된다. 밤 열 시에 안주은이 빈 의자를 빼면, 먼저 내려가 공구함을 챙기겠다는 말을 삼키고 빈손으로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

웃을 때 올라가는 눈꼬리 때문에 친구들이 속셈을 묻지만, 정작 안주은이 좋아하는 것을 물으면 병 라벨의 모서리만 문지른다. 남의 의자 밑에는 냅킨을 반듯하게 받쳐놓고도 자기 의자가 흔들리면 발뒤꿈치로 버틴다. 친구가 안주은에게 얼음을 가져오라고 부르자 대신 일어나려다가, 안주은이 내민 귤껍질 여우 귀를 보고 엉덩이를 다시 붙인다.

背景

인간으로 살기 시작하고 처음 얻은 가구점 일자리에서, 박태수는 점심 초대를 받을 때마다 식탁의 헐거운 나사부터 조였다. 집들이 주인도 수선이 끝나자 봉투를 내밀었지만, 박태수가 현관에 벗어둔 신발 옆으로 새 슬리퍼를 놓고 “오늘은 손님으로 와”라며 옥상으로 데려갔다. 어머니가 사람들 앞에서 쓰라며 또박또박 연습시킨 이름은 소개할 때 작아졌고, 안주은이 다시 묻자 이번에는 고개를 들어 “박태수요”라고 말했다.

描写

박태수는 웃으면 가늘게 올라가는 짙은 갈색 눈과 귀 위를 짧게 정돈한 검은 머리, 잔수염 없이 말끔한 턱선이 스물여덟 살답게 산뜻한 남자다. 빛바랜 청회색 능직 작업 셔츠를 팔꿈치까지 걷어 입고 크림색 면 티셔츠와 짙은 먹색 작업 바지를 받쳐 입었으며, 왼쪽 셔츠 주머니에는 여러 번 깎아 짧아진 납작한 목공 연필 한 자루가 꽂혀 있다. 단단한 어깨를 조금 낮춘 채 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놓지만, 누군가 말을 걸면 먼저 몸을 일으키는 대신 고개만 기울여 눈을 맞추고 입술 한쪽을 조심스럽게 올린다.

使用されたKeytalkプロンプト

主役
keytalk iconkeytalk icon2여주가 매력적인
keytalk iconkeytalk icon2눈빛이 아련한
主役
keytalk iconkeytalk icon2순한
keytalk iconkeytalk icon2남성적인

あらすじ · Synopsis

あらすじ

안주은은 집들이에 오기 전 천문관에서 쓰던 해설 카드 뒷면에 인사말을 세 줄 적는다. 막상 옥상 탁자 끝에 앉자 옆자리 박태수는 인사보다 먼저 그녀의 흔들리는 의자를 살핀다. 주은이 새로 병의 물방울을 닦아 그의 앞에 놓는 동안, 태수는 접은 냅킨을 의자 다리 밑에 받친다. “별보다 의자를 먼저 보시네요.” 외워온 말 대신 튀어나온 농담에 태수가 웃는다. 주은은 주머니 속 카드를 더 깊이 밀어 넣는다. 그러나 친구들은 얼음통을 찾고 사진을 찍겠다며 둘 사이에 끼어든다. 주은은 귤껍질 두 조각을 병뚜껑 위에 세워 태수에게 보낸다. 바람에 귀 하나가 눕자 태수가 바로 세우고, 이번에는 손을 거두지 않은 채 주은을 본다.

밤 열 시, 음악이 꺼지고 집주인 친구가 승강기 문을 잡는다. 태수가 공구함을 들자 주은은 접으려던 빈 의자를 다시 펼친다. “같이 내려갈래요, 여기 조금 더 있을래요?” 친구들이 휴대전화를 들이밀지만 주은은 렌즈를 가린다. “잠깐, 아직 대답 못 들었어.” 태수는 공구함을 바닥에 놓고 앉는다. 승강기 문이 닫힌 뒤, 그는 물잔을 자기 앞으로 당기며 말한다. “더 있을게요. 고칠 게 있어서 말고요.” 인간으로 살아가는 두 구미호에게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술법은 없다. 주은은 준비했던 말을 버리고, 다음 토요일 자기 해설을 들으러 오겠느냐고 묻는다. 태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덧붙인다. “이번에는 공구함 없이요.”

둘은 함께 탁자를 닦고 의자를 접는다. 태수는 귤껍질 귀를 버리지 않고 깨끗한 냅킨에 싸서 가져간다. 다음 토요일, 천문관 입구에서 그가 꺼낸 것은 공구함이 아니라 납작해진 귤껍질이다. 주은은 웃다가 손으로 입을 가린다. 그런데 뒤이어 집주인 친구와 친구들이 나타난다. 첫 데이트라는 놀림이 부담스러웠던 태수가 집들이 때 무심코 함께 오라고 한 것이다. 주은은 그를 위해 비워둔 맨 앞자리 대신 일행 전체를 객석으로 안내한다. 해설이 시작되자 태수는 처음 듣는 목소리처럼 그녀를 올려다본다. 주은은 별자리 이름을 정확하게 짚으면서도 그가 앉은 쪽만 자꾸 건너뛴다.

상영이 끝나자 집주인 친구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며 앞장선다. 태수는 따라 나서려다 출구에 선 주은에게 돌아온다. 주은은 다음 회차 안내판을 세우며 “다 같이 오는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한다. 태수는 안내판의 헐거운 받침을 붙잡았다가 손을 놓는다. “둘이 보자고 하신 건지, 제가 잘못 알아들은 건지 겁나서요.” 주은은 닫으려던 객석 문을 잡고 그에게 부탁한다. “그럼 지금은 제대로 물어봐 주세요.” 태수가 저녁을 함께 먹자고 하자, 주은은 다음 해설까지 사십 분 남았다며 가까운 국숫집으로 그를 데려간다. 친구들에게 합류하지 않은 두 사람은 나란히 앉는 대신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는다. 주은은 국수를 식히며 처음으로 태수의 쉬는 날을 묻는다.

그 짧은 식사 뒤로 둘은 서로의 일터를 찾는다. 주은은 중고 가구점에서 팔리지 않은 의자에 앉아 해설 카드를 고치고, 태수는 천문관 마지막 회차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와 버스 정류장까지 걷는다. 태수는 주은이 오면 매번 가장 편한 의자를 내주지만, 정작 자기 것은 앉아보지도 않는다. 주은이 둘이 산책하자고 하면 배달할 가구를 먼저 보여주고, 가게 문을 닫기로 한 시간에도 손님의 작은 수리를 거절하지 못한다. 어느 날 주은은 식어버린 빵 봉투를 작업대에 놓고 먼저 일어난다. 태수가 서둘러 앞치마를 벗자 그녀는 멈춰 선다.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있어요. 그런데 오늘 나랑 만나기로 한 것도 할 일에 넣어주면 좋겠어요.” 태수는 붙잡으려고 뻗었던 손을 내리고, 미뤄둔 수리 의뢰표 옆에 다음 토요일 휴무 팻말을 건다.

그날 저녁, 태수는 집들이에서 빌려 썼던 의자들을 돌려주러 옥상에 간다. 집주인 친구는 주은도 온다며 의자 두 개만 남겨달라고 하지만, 태수는 먼저 고개를 젓는다. 친구가 마련해 준 자리 뒤에 숨고 싶지 않다. 그는 주은에게 직접 옥상에서 만나자고 청하고, 친구들에게는 이번에는 둘만 있겠다고 말한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주은은 출입구에서 의자 두 개를 한꺼번에 들고 나오는 태수를 만난다. 그녀가 하나를 잡자 태수는 늘 하던 대로 괜찮다며 힘을 주다가, 손잡이를 그녀 쪽으로 돌려준다. 둘은 각자 의자 하나씩을 들고 첫날 앉았던 탁자 끝으로 간다.

주은이 의자를 펼치자 다리 하나가 바닥에서 조금 뜬다. 태수의 손이 셔츠 주머니로 올라간다. 그러나 오늘 그 안에는 목수 연필도 도구도 없다. 주은은 의자를 들어 평평한 자리로 옮기고, 태수의 의자를 자기 쪽으로 당긴다. “이러면 되네요.” 태수는 빈손을 무릎에 얹고 앉는다. 잠시 뒤 친구들이 아래층에서 저녁을 먹고 가라고 부르자 그가 난간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주은은 붙잡지 않는다. 태수는 직접 아래를 향해 대답한다. “우리는 조금 있다 갈게.” 돌아앉은 그는 주은이 내민 손을 잡는다. “오늘은 기다리게 안 하려고 일찍 왔어요.”

탁자에는 집주인 친구가 두고 간 새로 한 병과 물잔 두 개가 놓여 있다. 주은이 새 귤을 까서 귀를 만들려 하자, 태수가 첫날의 병뚜껑을 꺼낸다. 말라서 구부러진 귀 한쪽에는 작은 종이 받침이 붙어 있다. 주은은 그것을 만져보다가 웃는다. “이건 결국 고쳤네요.” 태수도 웃으며 병뚜껑을 두 사람 사이에 놓는다. “버리기는 싫어서요.” 열 시가 되어 아래층 음악이 잦아들자 주은은 다음에는 자기 쉬는 날을 통째로 비워두겠다고 말한다. 태수는 어디에 갈지부터 묻지 않고, 잡은 손을 조금 고쳐 쥔다. 돌아갈 때 두 사람은 의자를 하나씩 접어 출입구에 세운다. 병뚜껑은 이번에 주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태수가 계단 문을 열고 기다리자 주은은 그의 빈손을 다시 잡는다.


世界観 · World

世界

representative image

設定

서울의 완만한 언덕길에 선 5층 다세대주택 옥상. 친구가 첫 독립을 기념해 연 집들이 자리다. 승강기 출입구와 낮은 물탱크 사이에 접이식 탁자 두 개를 이어 붙였다. 빨랫줄을 걷어낸 자리에는 집게 몇 개가 남아 있고, 난간 너머로 이웃집 주방 창과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탁자 끝의 마지막 빈자리 두 개는 배수구 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다. 안주은과 박태수는 나란히 앉지만, 얼음통을 찾는 친구와 사진을 찍으려는 친구가 계속 그 사이로 몸을 들이민다. 새로 병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놓인다. 주은이 병의 물기를 닦아 태수 쪽으로 밀면, 태수는 병보다 먼저 흔들리는 주은의 의자 다리를 본다.

출입구 옆에는 아래층에서 올라온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밤 열 시부터 옥상 정숙.’ 남을 사람은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둘만의 대화를 시작하기에 좋은 조건이지만, 먼저 남겠다고 말해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時代

현재의 초가을, 토요일 저녁 여덟 시 반부터 밤 열 시 직후까지. 낮의 열기가 콘크리트에 조금 남아 있고, 병 표면에는 금세 물방울이 맺힌다. 친구가 장을 보다가 발견한 이른 귤 한 봉지를 탁자에 올려놓았다.

이날은 집주인 친구가 처음으로 손님을 초대한 날이다. 의자마다 빌려온 집이 다르고, 식기는 아직 수가 맞지 않는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건네는 배려도 이 덜 갖춰진 살림의 틈에서 생겨난다.

ルール

- 인간으로 살아가는 구미호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술법을 쓸 수 없다. 주은과 태수는 닮은 눈매로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상대를 붙잡으려면 직접 묻고 대답해야 한다.

- 옥상에서는 밤 열 시부터 음악을 끄고 대화를 낮춰야 한다. 떠들썩한 친구들의 개입은 줄어들지만, 남기로 한 두 사람에게는 작은 말과 침묵까지 또렷이 들린다.

- 승강기로 내려가는 일행이 떠난 뒤에도 계단으로 귀가할 수 있다. 친구가 잡아준 ‘마지막 엘리베이터’는 갇힘의 위협이 아니라 함께 떠날 마지막 기회이며, 남는 사람은 자기 선택을 숨길 수 없다.

- 집들이가 끝나면 각자 앉았던 의자를 접어 출입구에 세워둔다. 주은이 빈 의자를 다시 펼쳐 내미는 행동은 정리를 늦추는 작은 수고이자, 태수에게만 건네는 분명한 초대가 된다.

技術と哲学

승강기와 휴대전화, 작은 무선 스피커가 있는 평범한 도시의 밤이다. 승강기는 정상 운행한다. 다만 친구가 아래로 내려가는 일행을 한꺼번에 챙기면서, 열린 문과 닫힐 문 사이에 짧은 결정의 시간을 만든다.

친구들은 사진을 단체 대화방에 올리는 데 익숙하다. 주은의 눈빛을 보고 장난스럽게 둘을 엮어주지만, 카메라가 먼저 가까워지면 주은은 손바닥으로 렌즈를 가린다. 잘 어울리는 사진보다 아직 듣지 못한 태수의 대답을 택한다.

태수는 초대받은 뒤에도 느슨한 나사를 찾고 빈 접시를 나른다. 이 집의 부족한 살림은 그에게 편한 일거리를 계속 제공한다. 주은이 의자를 다시 빼주는 순간에는 고칠 물건도, 가져올 물건도 없다. 공구함을 내려놓고 앉는 일이 그날 태수가 하는 가장 낯선 행동이다.

새로는 특별한 효력을 가진 물건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질 수 있는 탁자 위의 중심이다. 술을 더 마셔야 머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물잔이 남아 있고, 병뚜껑 위의 여우 귀도 그대로 남는다. 다음 만남에서 다시 꺼낼 이야기는 술의 양이 아니라 누가 그 귀를 끝까지 챙겼는가에 달려 있다.

視覚的描写

빛바랜 연두색 방수 바닥, 크림색 외벽, 남색 저녁 하늘이 화면의 바탕이다. 출입구의 흰 조명은 사람을 평평하게 비추지만, 탁자 위 충전식 전구는 낮게 걸려 두 사람의 눈과 손에만 따뜻한 빛을 남긴다.

새로의 투명한 병 너머로 친구들의 움직임이 흐릿하게 지나간다. 라벨 아래 맺힌 물방울, 태수의 손끝에 눌리는 냅킨, 주은이 손톱으로 접은 귤껍질이 가까이 잡힌다. 주황색 껍질 두 조각을 병뚜껑 위에 세우면 작은 여우 귀가 된다. 바람에 한쪽이 눕자 태수가 손가락으로 조용히 바로 세운다.

멀리 버스가 정류장을 떠나는 소리와 의자 끄는 소리가 겹친다. 열 시에 음악이 꺼지면 귤껍질 뜯는 소리까지 들린다. 마지막에는 승강기 문에서 새어 나오던 흰 빛이 닫히고, 펼쳐진 의자 두 개가 따뜻한 전구 아래 남는다.

使用されたKeytalkプロンプト

시각 & 음향
keytalk iconkeytalk icon2구도와 색감이 좋은
keytalk iconkeytalk icon2아기자기한
keytalk iconkeytalk icon2풍경이 예쁜

場所 · Locations

舞台となる場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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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옥상의 두 자리

빛바랜 연두색 방수 바닥 위, 승강기 출입구와 낮은 물탱크 사이에 이어 붙인 접이식 탁자 끝으로 서로 다른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이고, 크림색 난간 너머 이웃집 주방 창들이 남색 하늘 아래 작은 사각 불빛을 켠다. 낮게 매단 충전식 전구는 물방울 맺힌 새로 유리병과 물잔 두 개, 병뚜껑 위에 세운 주황색 귤껍질 귀를 비추고, 걷어낸 빨랫줄에 남은 연노랑 집게 세 개의 그림자가 탁자 가장자리에 걸린다. 배수구 쪽으로 기운 의자 다리 하나에는 반듯하게 접은 냅킨이 받쳐져 있고, 바닥을 긁는 의자 소리가 멎으면 귤껍질 뜯는 소리가 낮은 탁자 너머까지 또렷해진다.

출입구 옆 밤 열 시 정숙 안내문 아래에는 접은 의자들이 포개져 있지만, 전구빛 아래 두 자리만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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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천문관 앞줄

짙은 보라색 계단식 객석이 넓은 돔 아래 부채꼴로 펼쳐지고, 앞줄의 낮은 등받이 너머로 은백색 별점과 가느다란 투사광이 천장을 가른다. 보송한 좌석 천 옆에는 작은 초승달 모양의 은빛 좌석 번호가 붙어 있어, 나란한 두 자리 사이에도 손톱만 한 달 두 개가 반짝인다. 앞줄 가까이 선 주은의 손에는 모서리가 닳은 매끈한 해설 카드가 들려 있고, 둥근 천장을 따라 번지는 목소리는 친구들 틈에 앉은 태수의 자리 앞에서 잠깐 끊긴다. 별자리 빛은 객석 위를 고르게 지나가지만, 주은의 시선은 그가 앉은 쪽을 건너 다음 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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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국숫집 마주 앉는 탁자

작은 국숫집의 창가 탁자에는 우윳빛 김이 오르는 사기그릇 두 개가 마주 놓이고, 낮게 달린 살구색 갓등이 반질한 탁자 모서리부터 맞은편 얼굴까지 부드럽게 밝힌다. 창 아래 나란히 놓인 손바닥만 한 화분 세 개와 잔꽃 무늬 양념 종지가 아담한 홀을 채우고, 유리창 너머 동네 지붕들은 저녁의 옅은 복숭앗빛 속에 겹쳐 보인다. 탁자 가운데에는 파란 물고기 한 쌍을 그린 수저받침이 서로를 향해 놓여 있으며, 두 그릇 사이로 국수를 식히는 입김과 낮은 목소리가 오갈 만큼 자리가 가깝다. 홀에 번지는 국수 후루룩 먹는 소리 사이로 사기그릇에 숟가락 닿는 소리가 작고 맑게 끼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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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가구점의 휴무 팻말

꿀빛 의자 등받이들이 겹쳐 선 중고 가구점의 좁은 작업 구역, 빛바랜 청색 작업대 위로 낮빛이 길게 떨어져 고운 나뭇가루와 식은 빵 봉투를 비춘다. 벽에는 손때 묻은 수리 의뢰표들이 작은 나무 집게에 물려 있고, 그 옆에 걸린 손바닥만 한 청색 팻말에는 ‘다음 토요일 휴무’라는 글씨가 반듯하다. 작업대 아래 가지런히 모은 짧은 목재 조각들과 크기가 다른 의자들 사이로 두 사람이 마주 설 만큼의 바닥이 비어 있으며, 사포질이 멎은 자리에는 팻말의 나무 테두리가 벽을 톡 치는 소리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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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아래 버스 정류장

정류장의 서늘한 금속 기둥을 따라 연녹색 도착 안내빛이 가늘게 번지고, 잿빛 보도블록의 오돌토돌한 줄눈은 언덕 아래 길게 열린 보도 끝까지 이어진다. 노선도 아래에는 모서리가 둥근 작은 버스 그림들이 나란히 붙어 있고, 비스듬히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의 낮은 지붕들 사이로 지나가는 차창 불빛이 정류장 바닥을 천천히 훑는다. 버스 출발음이 멀어지면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의 발소리가 또렷해지고, 기둥 옆에서 길게 뻗은 두 그림자가 보도의 같은 줄눈을 넘는다.

場所 6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호텔 카푸치노 루프톱

•住所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155

•おすすめ理由

도심 건물과 야간 창빛을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는 실제 호텔 옥상이다. 일부 구역을 주택 옥상처럼 꾸미면 두 사람의 조용한 밤 장면을 구현할 수 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場所 7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국립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

•住所

경기도 과천시 상하벌로 110

•おすすめ理由

대형 돔과 경사진 객석을 갖추어 별빛 아래 해설자와 관객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표현하기에 적합합니다. 천체 투영을 활용하면 둥근 천장을 가로지르는 별자리 장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場所 8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대전 스튜디오큐브 실내 스튜디오

•住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480

•おすすめ理由

작은 국숫집 세트를 조성해 창가 좌석의 친밀한 거리감과 살구색 조명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창밖 동네 지붕과 복숭앗빛 저녁 하늘을 배경막으로 구성하면 시간과 날씨에 관계없이 촬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場所 9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서울새활용플라자 내 목공 작업 공간

•住所

서울특별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おすすめ理由

목재와 수리 도구를 활용하는 작업 공간을 바탕으로 중고 가구점의 좁은 수리 구역을 연출하기에 적합합니다. 실제 촬영과 공간 변경 가능 여부는 운영기관과 사전 협의가 필요합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場所 10

実際のロケーションのおすすめ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실내 스튜디오

•住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원상림길 125-14

•おすすめ理由

실내에 언덕길 정류장 세트를 조성하면 연녹색 도착 안내빛과 두 사람의 긴 그림자를 정밀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낮은 지붕들이 이어지는 거리 배경을 합성해 묘사된 공간감을 구현하기에도 적합합니다.

•現地視察の際の注意点


場面 · Scenes

場面ごとの物語

チャプター 01

シーン 01· 초가을 토요일 저녁 여덟 시 반

세 줄보다 먼저 나온 말

세 줄보다 먼저 나온 말
場所연두 옥상의 두 자리
時間초가을 토요일 저녁 여덟 시 반
出来事안주은은 옥상 출입구에서 해설 카드 뒷면에 인사말 세 줄을 마저 적고 박태수 옆의 마지막 빈자리에 앉는다. 새로 병의 물방울을 닦아 그쪽으로 옮기려는데 의자가 흔들리고, 박태수가 냅킨을 접어 뜬 다리 아래 받친다. 안주은은 준비한 인사 대신 “별보다 의자를 먼저 보시네요”라고 말한다.
影響박태수가 고개를 들어 웃으면서 두 사람의 첫 대화가 시작된다. 안주은은 적어 온 세 줄을 읽지 않고 카드를 주머니 깊이 밀어 넣는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물기를 닦은 병이 놓이고, 의자 밑에는 박태수가 접은 냅킨이 남는다.

안주은은 옥상 출입구 벽에 해설 카드를 대고 인사말의 세 번째 줄을 마저 적은 뒤, 탁자 끝에서 의자를 당기는 박태수 쪽으로 걸어간다. 크림색 난간 너머 낮은 지붕 위로 남색이 번지고, 걷어낸 빨랫줄의 연노랑 집게 세 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안주은은 박태수 옆 마지막 빈자리에 앉아 카드를 허벅지 위에 뒤집어 놓는다.

안주은이 냅킨으로 새로 병의 물방울을 닦아 박태수 쪽으로 밀자, 의자 다리가 연두색 바닥을 짧게 두드린다. 박태수는 병을 받으려던 손을 거두고 새 냅킨을 몇 번 접은 뒤, 몸을 숙여 들뜬 의자 다리 밑에 끼운다. 안주은은 병을 든 채 움직임을 멈췄다가 그가 손을 빼자 조심스레 발을 바닥에서 뗀다.

“별보다 의자를 먼저 보시네요.”
박태수는 올려다보며 웃고, 냅킨 끝을 한 번 더 눌러준 뒤 자기 자리에 앉는다. 안주은은 물기를 닦은 병을 두 사람 사이에 내려놓고, 허벅지 위의 카드를 집어 셔츠 주머니 깊숙이 밀어 넣는다.

シーン 02· 초가을 토요일 밤, 집들이가 한창인 때부터 열 시까지

말 대신 밀어놓은 귀

말 대신 밀어놓은 귀
場所연두 옥상의 두 자리, 접이식 탁자 끝
時間초가을 토요일 밤, 집들이가 한창인 때부터 열 시까지
出来事안주은이 말을 걸 때마다 얼음과 사진을 찾는 소리에 박태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주은은 귤껍질 두 조각을 새로 병뚜껑 위에 세워 비어 있는 그의 자리로 밀어놓는다. 돌아앉은 박태수는 바람에 넘어진 귀를 바로 세우고 안주은을 바라본다.
影響안주은의 작은 장난이 박태수를 다시 옆자리에 앉힌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지만, 음악이 꺼지고 정리할 접시가 쌓이면서 대화할 시간이 끝나간다. 병뚜껑 위 여우 귀는 두 사람 사이에 그대로 남는다.

안주은이 박태수 쪽으로 몸을 돌려 입을 여는데, 얼음을 찾는 소리가 탁자 너머에서 넘어오자 박태수가 빈 얼음통을 들고 일어난다. 크림색 난간 너머 이웃집 창 두 칸이 차례로 밝아지고, 박태수가 얼음통을 내려놓고 돌아오자 안주은은 그의 의자를 조금 빼준다. “평소에도 그렇게…….” 사진을 찍자는 소리에 박태수가 다시 몸을 돌리자, 안주은은 말을 멈추고 귤 하나를 집어 든다.

안주은은 껍질에서 뾰족한 두 조각을 떼어 새로 병뚜껑 가장자리에 걸친 뒤, 작은 귀가 달린 병뚜껑을 박태수의 빈자리 앞으로 민다. 돌아온 박태수는 빈 접시를 집으려다 손을 멈추고 의자에 앉는다. 바람에 한쪽 귀가 눕자 박태수는 손가락으로 껍질 끝을 세우고, 손을 거두지 않은 채 안주은을 본다.

안주은은 이미 마른 새로 병을 문지르던 냅킨을 내려놓고 박태수와 눈을 맞춘다. 박태수의 입꼬리가 올라갈 때 음악이 뚝 끊긴다. 출입구의 ‘밤 열 시부터 옥상 정숙’ 안내문 아래로 접은 의자가 하나씩 놓이고, 안주은도 탁자 안쪽의 빈 접시를 당겨 포갠다. 박태수는 쌓인 접시에 가릴 뻔한 병뚜껑을 집어 따뜻한 전구 아래, 두 사람 사이로 옮겨놓는다.

シーン 03· 초가을 토요일 밤 열 시 직후, 음악이 꺼진 뒤

고칠 게 없어도 남는 자리

고칠 게 없어도 남는 자리
場所연두 옥상의 탁자 끝, 승강기 출입구 앞
時間초가을 토요일 밤 열 시 직후, 음악이 꺼진 뒤
出来事박태수가 공구함을 들자 안주은은 접으려던 의자를 다시 펼쳐 더 머물고 싶은지 묻는다. 다가온 휴대전화 렌즈를 손바닥으로 가린 안주은은 박태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박태수는 공구함을 내려놓고 앉는다. 두 사람은 다음 토요일 천문관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함께 자리를 정리한다.
影響박태수는 고칠 일이 없어도 안주은 곁에 남겠다고 직접 답한다. 안주은의 초대는 공구함 없이 천문관을 찾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진다. 박태수가 귤껍질 귀를 병뚜껑째 챙기면서 두 사람의 장난은 집들이가 끝난 뒤에도 남는다.

안주은은 승강기 쪽에서 내려가자는 재촉이 들리고 박태수가 공구함을 집어 들자, 반쯤 접었던 의자를 탁자 옆에 다시 펼친다. “같이 내려갈래요, 여기 조금 더 있을래요?” 가까이 들어온 휴대전화 렌즈를 손바닥으로 가린 안주은이 덧붙인다. “잠깐, 아직 대답 못 들었어.”

박태수는 공구함을 연두색 바닥에 내려놓고 펼쳐진 의자에 앉아 물잔을 자기 앞으로 당긴다. 승강기 문이 닫히며 출입구의 흰빛이 좁아지고, 낮게 걸린 전구 아래 두 사람과 주황색 귤껍질 귀가 남는다. “더 있을게요, 고칠 게 있어서 말고요.”

안주은은 의자 등받이에서 손을 떼고 박태수 쪽으로 돌아앉는다. “다음 토요일에 제 해설 들으러 올래요? 이번에는 공구함 없이요.” 박태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없이 갈게요”라고 답하자, 안주은은 자기 물잔을 그의 잔 옆에 놓는다. 함께 탁자를 닦고 의자를 접은 뒤 안주은이 마지막 냅킨을 집으려는데, 박태수가 깨끗한 한 장을 펼쳐 귤껍질 귀가 달린 병뚜껑을 올리고 가장자리를 느슨하게 여며 공구함과 반대쪽 손에 든다.

チャプター 02

シーン 04· 다음 토요일 저녁, 해설 시작 직전

혼자 온 줄 알았어요

혼자 온 줄 알았어요
場所천문관 입구에서 보라색 계단식 객석까지
時間다음 토요일 저녁, 해설 시작 직전
出来事박태수가 천문관 입구에서 냅킨을 펼쳐 간직해 온 귤껍질 귀와 병뚜껑을 보여준다. 안주은이 웃으며 다가서는 순간, 박태수가 함께 오라고 한 친구들이 뒤따라 들어온다. 안주은은 앞줄의 두 자리를 지나쳐 일행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줄로 안내한다.
影響간직한 장난으로 가까워지던 두 사람 사이에 다시 일행이 들어선다. 안주은은 둘만의 인사 대신 관객 안내를 이어가고, 박태수는 친구들과 함께 앉는다. 나란히 비워둔 앞줄 두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다음 토요일 저녁, 박태수는 천문관 입구에서 안주은 앞에 냅킨을 펼쳐 납작해진 귤껍질 귀와 새로 병뚜껑을 내민다. 유리문 너머 복숭앗빛 하늘이 비치는 가운데, 안주은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다가 해설 카드를 옆구리에 끼우고 작은 귀 쪽으로 손을 뻗는다. “공구함 대신 이걸 가져왔네요.”

안주은의 손끝이 껍질에 닿기 전, 박태수 뒤에서 문이 다시 열리고 집들이에 왔던 친구들이 손을 흔들며 들어온다. 박태수는 냅킨 가장자리를 오므리며 “제가 같이 오라고 했어요”라고 말하고, 안주은은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 객석 문을 연다. “혼자 온 줄 알았어요.”

안주은은 해설 카드를 두 손으로 고쳐 쥐고 일행을 짙은 보라색 객석 안으로 이끈다. 앞줄의 나란한 두 자리 곁에서 잠깐 걸음을 늦추지만, 뒤따르는 발소리에 몸을 돌려 한 줄 뒤의 긴 빈자리를 손바닥으로 가리킨다. 박태수가 냅킨을 셔츠 주머니에 넣고 친구들 옆 좌석을 내리는 동안, 안주은은 앞줄을 지나 돔 아래로 내려가고 빈 등받이 옆 은빛 초승달 두 개 위로 투사광이 스친다.

シーン 05· 다음 토요일 저녁, 별자리 해설 시작부터 상영 직후까지

별빛이 건너뛴 자리

별빛이 건너뛴 자리
場所별빛 천문관의 보라색 객석과 객석 출입문
時間다음 토요일 저녁, 별자리 해설 시작부터 상영 직후까지
出来事안주은은 별자리를 짚으며 해설하지만 박태수가 앉은 쪽에서는 시선을 옆줄로 옮긴다. 상영이 끝나고 출구로 향하던 박태수가 돌아오자, 안내판을 세우던 안주은은 혼자 오기를 기다렸다고 말한다. 박태수는 헐거운 안내판 받침을 붙잡았다가 손을 놓고, 둘만의 초대라고 잘못 알아들었을까 겁났다고 털어놓는다. 안주은은 닫히던 객석 문을 붙들고 지금 제대로 물어봐 달라고 청한다.
影響안주은은 관객을 안내하는 말투를 거두고 자신의 기다림을 박태수에게 직접 전한다. 박태수도 친구들과 함께 온 이유를 밝히면서 둘만 만나고 싶었다는 뜻을 드러낸다. 떠나려던 발걸음이 멈추고, 다음 제안은 박태수가 직접 건넬 차례가 된다.

안주은은 해설 카드를 아래로 내리고 반대 손으로 돔의 별자리를 짚으며, 박태수가 앉은 줄에 닿기 직전 시선을 옆줄로 옮긴다. 은백색 별점이 보라색 등받이를 훑고 앞줄의 빈 두 자리에는 초승달 모양 좌석 번호가 반짝인다. 박태수가 무릎 위에서 두 손을 포개자 안주은은 카드 모서리를 고쳐 쥐고 다음 별자리 이름을 말한다.

상영이 끝나 객석 등이 켜지고, 출구 쪽으로 몇 걸음 옮겼던 박태수가 돌아오자 안주은은 문 옆에 다음 회차 안내판을 펼쳐 세운다. “다 같이 오는 줄은 몰랐어요, 저는 혼자 오실 줄 알고 기다렸는데.” 기울어지는 안내판 받침을 붙잡은 박태수는 허리를 숙였다가, 안주은이 말을 더 잇지 않자 받침에서 손을 떼고 몸을 편다. “둘이 보자고 하신 건지, 제가 잘못 알아들은 건지 겁나서요.”

안주은은 안내판을 벽 쪽에 기대어 세운 뒤 닫으려던 객석 문을 손바닥으로 붙든다. “그럼 지금은 제대로 물어봐 주세요.” 박태수는 출구 쪽으로 돌렸던 발을 안주은 앞으로 옮기고, 안주은은 문손잡이를 쥔 채 그를 올려다본다.

シーン 06· 토요일 저녁, 다음 해설까지 남은 사십 분

마주 보는 물고기 두 마리

마주 보는 물고기 두 마리
場所천문관 객석 출입문에서 가까운 국숫집 창가 탁자로
時間토요일 저녁, 다음 해설까지 남은 사십 분
出来事박태수가 단둘이 저녁을 먹자고 청하자 안주은은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가까운 국숫집으로 데려간다. 두 사람은 파란 물고기 수저받침이 서로를 향한 창가 탁자에 마주 앉는다. 안주은은 박태수의 쉬는 날을 묻고, 해설 카드 뒷면에 자기 근무 일정을 적어 건넨다.
影響박태수의 직접적인 제안이 둘만의 식사로 이어진다. 안주은도 다음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내보이면서, 두 사람은 초대의 뜻을 짐작하는 대신 서로의 일정을 묻기 시작한다. 준비한 인사말을 감췄던 해설 카드가 이번에는 박태수 앞으로 넘어간다.

박태수가 객석 문을 붙든 안주은 앞으로 손을 내밀어 문을 넘겨 받으며 “저랑 둘이 저녁 먹을래요?”라고 묻는다. 안주은은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다음 해설까지 사십 분 있어요, 가까운 데로 가요”라며 먼저 출입문을 밀고 나간다. 잠시 뒤 작은 국숫집 창가에서 안주은이 의자를 당기자, 박태수는 옆자리로 향하던 발을 돌려 맞은편에 앉는다.

살구색 갓등 아래 국수 두 그릇이 마주 놓이고, 창 아래 화분 세 개 너머로 낮은 지붕들이 옅은 복숭앗빛 하늘에 겹친다. 안주은은 파란 물고기 수저받침에서 젓가락을 들어 국수를 조금 풀다가 “쉬는 날에는 뭐 하세요?”라고 묻는다. 박태수는 국수를 집던 손을 멈추고 “가게 쉬는 날에도 보통 가게에 있어요”라고 답한 뒤, 안주은을 보며 “안주은 씨는 언제 쉬어요?”라고 되묻는다.

안주은은 국수를 식히던 입김을 멈추고 해설 카드를 꺼내 뒤집는다. 모서리가 닳은 카드 뒷면, 옥상에서 적었던 세 줄 아래에 근무 요일과 마지막 해설 시간을 적고 쉬는 날에 동그라미를 친다. “이날은 해설 없어요.” 안주은이 카드를 밀어주자 박태수는 물컵을 옮겨 마른 자리를 만들고, 서로를 향한 파란 물고기 두 마리 곁에 카드를 내려놓는다.

チャプター 03

シーン 07· 국숫집에서 만난 뒤 며칠 후, 늦은 오후

앉을 자리는 있는데

앉을 자리는 있는데
場所중고 가구점의 좁은 작업 구역
時間국숫집에서 만난 뒤 며칠 후, 늦은 오후
出来事안주은이 처음 가구점을 찾아오자 박태수는 꿀빛 등받이 의자를 골라 작업대 곁에 놓아준다. 해설 카드를 고치던 안주은은 맞은편 의자까지 당겨 그에게 앉을 자리를 내민다. 박태수는 의자 대신 수선 중인 작은 서랍장을 끌어와 보여주고, 안주은은 카드를 덮어 그의 설명을 듣는다.
影響두 사람은 일터에서도 만나는 사이가 되지만, 안주은이 마련한 맞은편 자리는 비어 있다. 박태수가 내주는 편안한 자리와 안주은이 함께 앉고 싶은 자리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며칠 뒤 늦은 오후, 박태수는 처음 가구점을 찾아온 안주은 앞에 꿀빛 등받이 의자를 빼놓고 손바닥으로 자리를 권한다. 빛바랜 청색 작업대 아래에서 짧은 목재 조각을 치운 그는 의자 다리 네 개를 눌러본 뒤에야 손을 뗀다. 안주은은 앉으며 웃고, 무릎 위에 해설 카드를 펼쳐 별자리 설명 한 줄을 고친다.

안주은은 카드 끝으로 맞은편 의자를 가리킨 뒤 직접 등받이를 잡아 자기 쪽으로 당긴다. “이 의자는 앉아도 돼요?” 박태수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의자 옆으로 몸을 틀어 작업대 아래의 작은 서랍장을 끌어낸다. “이것도 한번 보실래요? 닫으면 꼭 끝에서 걸렸거든요.”

박태수가 손잡이를 밀자 서랍이 반듯하게 들어가고, 안주은은 무릎 위 카드를 포개어 연필과 함께 내려놓는다. 안주은이 “어디를 고친 거예요?”라고 묻자 박태수는 서랍을 다시 빼내 낮빛 쪽으로 기울여 보인다. 안주은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두 사람이 앉도록 당겨놓은 의자 위로 서랍의 긴 그림자가 걸친다.

シーン 08· 며칠 뒤 마지막 해설이 끝난 밤과, 산책을 약속한 날의 늦은 오후

정류장까지의 시간

정류장까지의 시간
場所별빛 천문관에서 언덕 아래 버스 정류장까지, 며칠 뒤 중고 가구점
時間며칠 뒤 마지막 해설이 끝난 밤과, 산책을 약속한 날의 늦은 오후
出来事안주은은 마지막 해설을 기다린 박태수와 정류장까지 걷다가 수리 문의 전화 때문에 걸음을 멈춘다. 통화가 끝나자 다음에는 가게 문을 닫고 산책하자고 제안하고, 박태수는 휴대전화 일정에 약속을 적는다. 그러나 정한 날 가구점을 찾아간 안주은 앞에는 배달할 가구가 통로를 막고, 박태수는 출발 대신 가구부터 옮긴다.
影響정류장까지의 짧은 동행은 시간을 정해 만나는 산책 약속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약속을 적어두는 것만으로는 박태수의 일이 멈추지 않는다. 안주은이 들어갈 길을 내주는 그의 손이 정작 함께 나갈 시간은 늦춘다.

며칠 뒤 마지막 해설을 마친 안주은은 천문관 출입문을 잠그고, 기다리던 박태수 옆으로 내려서며 그의 팔꿈치를 가볍게 건드린다. 두 사람은 낮은 지붕 사이로 차창 불빛이 지나는 언덕을 내려가지만, 정류장 기둥에 연녹색 안내빛이 번질 무렵 박태수가 울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걸음을 멈춘다. 안주은은 노선도 아래 작은 버스 그림을 가리키려던 손을 내리고, 박태수는 “다리 연결 부분 사진도 보내주세요”라고 말하며 빈손으로 네모난 모양을 그린다.

통화가 끝나자 안주은은 박태수의 휴대전화가 주머니로 들어가기 전에 손가락으로 화면 가장자리를 짚는다. “다음에는 가게 문 닫고 걸어요, 정류장까지만 말고요.” 박태수는 일정 화면을 열어 날짜와 시간을 적은 뒤 안주은 쪽으로 돌려 보이고, 안주은은 화면의 시간을 한 번 짚어 고개를 끄덕인다. 버스가 떠난 자리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몸을 돌려 보도의 같은 줄눈을 넘어 걷는다.

약속한 날 늦은 오후, 안주은은 가구점 문을 밀어 열다가 좁은 통로를 가로막은 낮은 장식장 앞에서 멈춘다. 꿀빛 의자 등받이들이 겹친 안쪽에서 박태수는 장식장 모서리에 보호용 천을 씌우며 “이것만 먼저 배달해야 해요”라고 말하고, 빛바랜 청색 작업대 위 휴대전화에는 산책 약속 알림이 떠오른다. 안주은이 문손잡이를 잡은 채 한 발 물러서자 박태수는 장식장을 옆으로 밀어 한 사람이 들어올 만큼만 길을 낸다.

シーン 09· 다시 잡은 산책 약속 날, 해 질 무렵의 마감 시간

빵이 식는 동안

빵이 식는 동안
場所중고 가구점의 청색 작업대 앞
時間다시 잡은 산책 약속 날, 해 질 무렵의 마감 시간
出来事안주은은 산책하며 나눠 먹으려던 빵이 식도록 박태수의 수리가 끝나지 않자 봉투를 작업대에 내려놓고 일어난다. 박태수는 앞치마를 벗으며 붙잡으려 하지만, 안주은은 자신과 만나기로 한 시간도 할 일에 넣어달라고 말한다. 박태수는 뻗었던 손을 내리고, 수리 의뢰표 옆에 ‘다음 토요일 휴무’ 팻말을 걸어둔다.
影響안주은은 편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대신 약속한 시간을 지켜달라고 직접 요구한다. 박태수는 당장 끝내겠다는 말로 만남을 미루지 않고, 일을 받지 않을 날을 눈에 보이게 정한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약속이 가게의 수리 일정과 같은 높이에 걸린다.

다시 잡은 산책 약속 날, 안주은은 무릎 위 빵 봉투의 입구를 접어 빛바랜 청색 작업대에 내려놓고 꿀빛 의자에서 일어난다. 창밖 낮은 지붕 끝에 살구색 빛이 남아 있고, 봉투 안쪽에 맺혔던 김은 걷힌 지 오래다. 박태수는 마감 직전 받아둔 작은 서랍의 모서리를 사포로 문지르다 손을 멈추고 “여기만 다듬으면 돼요”라며 서랍을 조금 들어 보인다.

안주은이 의자를 작업대 아래로 밀어 넣자 박태수는 서랍을 내려놓고 서둘러 앞치마 끈을 푼다.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있어요, 그런데 오늘 나랑 만나기로 한 것도 할 일에 넣어주면 좋겠어요.” 박태수는 안주은 쪽으로 뻗던 손을 내리고, 벗은 앞치마를 의자 등받이에 건다.

박태수는 작업대 아래에서 손바닥만 한 청색 팻말을 꺼내 흰 면에 ‘다음 토요일 휴무’라고 적는다. 안주은이 빵 봉투를 옮겨 자리를 내주자, 박태수는 그 앞에 팻말을 놓아 글씨를 보여준 뒤 벽의 수리 의뢰표 옆 빈 못에 끈을 건다. 나무 테두리가 벽을 톡 친다. 안주은은 봉투를 다시 열어 빵 하나를 반으로 나누고, 박태수는 사포를 내려놓은 빈손으로 한쪽을 받는다.

チャプター 04

シーン 10· 휴무로 정한 토요일, 해가 지기 전 늦은 오후

남겨달라는 말 대신

남겨달라는 말 대신
場所연두 옥상 승강기 출입구 앞
時間휴무로 정한 토요일, 해가 지기 전 늦은 오후
出来事박태수는 반환할 의자를 출입구 벽에 세우다가, 안주은도 올 테니 의자 두 개를 남겨두라는 친구의 연락을 받는다. 답장을 쓰던 그는 문장을 지우고 안주은에게 전화해 오늘 저녁 옥상에서 둘이 만나고 싶다고 묻는다. 안주은의 승낙을 받은 뒤 친구에게 이번에는 둘만 있겠다고 답한다.
影響친구가 마련해주는 모임이 박태수가 직접 청한 약속으로 바뀐다. 박태수는 안주은에게 도착 시간을 맡기는 대신 만날 시각까지 정한다. 벽에 포개진 의자 가운데 두 개가 따로 빠져나온다.

휴무로 정한 토요일 늦은 오후, 박태수는 마지막 접이식 의자를 옥상 출입구 벽에 세우다가 울리는 휴대전화를 꺼낸다. 화면에는 친구가 보낸 ‘주은도 온대. 의자 두 개만 남겨놔’라는 문장이 떠 있고, 크림색 벽 아래로 접힌 등받이들의 그림자가 겹친다. 박태수는 ‘그럼 나도’까지 입력했다가 지우고 안주은의 이름 옆 통화 버튼을 누른다.

“오늘 저녁에 옥상에서 만날래요, 둘이서요?” 박태수는 의자 등받이에 걸쳤던 손을 떼고, 대답이 들리기 전에 덧붙이려던 입을 다문다. 전화 너머 안주은이 “좋아요. 몇 시에 갈까요?”라고 묻자 박태수는 일곱 시를 제안하고, 안주은은 “일곱 시에 봐요”라고 답한다.

통화를 마친 박태수는 친구에게 ‘주은 씨한테 직접 물어봤어. 이번에는 둘만 있을게’라고 써서 보낸다. 난간 너머 낮은 지붕에 살구색 빛이 남아 있고, 걷어낸 빨랫줄의 연노랑 집게 세 개 아래로 박태수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는다. 박태수는 포개진 의자에서 서로 다른 두 개를 빼내, 출입구를 막지 않는 벽 한쪽에 나란히 세운다.

シーン 11· 휴무 토요일 저녁, 약속한 일곱 시보다 조금 전

손잡이를 돌려주는 쪽

손잡이를 돌려주는 쪽
場所연두 옥상 출입구에서 첫날의 탁자 끝까지
時間휴무 토요일 저녁, 약속한 일곱 시보다 조금 전
出来事박태수가 접이식 의자 두 개를 한꺼번에 옮기려는 순간, 일찍 도착한 안주은이 하나의 손잡이를 잡는다. 박태수는 괜찮다며 의자를 자기 쪽으로 당기다가 멈추고, 손잡이를 안주은 쪽으로 돌려 건넨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의자를 하나씩 들고 첫날 앉았던 탁자 끝으로 간다.
影響박태수는 두 사람의 자리를 혼자 마련하려던 손에서 의자 하나를 놓는다. 안주은은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대신 함께 자리를 옮긴다. 두 사람이 나란히 도착하면서, 박태수가 직접 청한 만남에 안주은의 손길도 보태진다.

약속한 일곱 시가 되기 전, 안주은은 옥상 출입구를 넘어 박태수가 양손에 겹쳐 든 접이식 의자 가운데 하나의 손잡이를 붙잡는다. 박태수는 크림색 벽에 의자 다리가 닿지 않도록 몸을 틀면서 “괜찮아요, 제가 들게요” 하고 두 의자를 자기 쪽으로 당긴다. 안주은은 손을 놓는 대신 그와 같은 방향으로 반걸음 옮기며 말한다. “제 자리잖아요.”

박태수는 당기던 팔을 멈추고, 서로 걸린 의자 다리를 벌려 하나를 떼어낸다. 그가 둥근 손잡이를 안주은 쪽으로 돌리자 안주은은 손바닥을 깊이 넣어 받아 들고, 박태수는 의자 아래를 받치던 손까지 뺀다. 안주은이 먼저 연두색 바닥으로 내려서다가 돌아보자, 박태수는 남은 의자 하나를 옆구리에 붙여 들고 그녀 옆으로 따라붙는다.

둘은 연노랑 빨래집게 세 개 아래를 지나, 낮은 전구가 켜진 첫날의 탁자 끝으로 간다. 안주은이 든 의자의 크림색 등받이와 박태수가 든 짙은 갈색 등받이가 남색으로 짙어지는 하늘 아래 나란히 움직인다. 탁자 끝에 도착한 박태수가 의자를 내려놓자, 안주은도 그 옆에 자기 의자를 세우고 접힌 다리를 붙잡는다.

シーン 12· 휴무로 정한 토요일 저녁, 일곱 시 직전

고치지 않고도 앉는 자리

고치지 않고도 앉는 자리
場所연두 옥상, 첫날의 탁자 끝
時間휴무로 정한 토요일 저녁, 일곱 시 직전
出来事안주은이 펼친 의자의 다리 하나가 뜨자 박태수는 빈 셔츠 주머니를 더듬는다. 안주은은 의자를 평평한 곳으로 옮기고 박태수의 의자도 가까이 당긴다. 아래층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박태수는 일어나지 않고 둘이 더 있겠다고 답한다. 돌아앉은 그는 안주은이 내민 손을 잡고, 오늘은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고 일찍 왔다고 말한다.
影響박태수는 흔들리는 자리를 고치는 대신 안주은이 옮겨준 자리에 앉는다. 아래층의 부름에도 직접 남겠다고 답하면서 자신이 청한 둘만의 약속을 지킨다.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 비워두던 손으로 안주은의 손을 잡는다.

안주은이 크림색 의자를 펼쳐 등받이를 누르자, 연두색 바닥에서 앞다리 하나가 들리고 박태수의 손이 셔츠 가슴 주머니로 올라간다. 납작한 주머니 입구를 두 손가락으로 벌리는 사이, 안주은은 의자를 들어 배수구 반대쪽에 내려놓는다. “이러면 되네요.” 안주은은 짙은 갈색 의자까지 자기 옆으로 당겨놓고 앉아, 빈 좌판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린다.

박태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그 자리에 앉아 두 손을 무릎에 얹는다. 낮은 전구 아래 두 등받이가 나란해지고, 탁자 위 투명한 새로 병 너머로 이웃집 창의 불빛이 겹친다. 아래층에서 저녁을 먹고 가라는 목소리가 올라오자 박태수는 난간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무릎에서 한 손을 뗀다. 안주은은 그를 붙잡지 않고 물잔을 자기 앞으로 옮긴다.

박태수는 의자에 앉은 채 난간을 향해 “우리는 조금 있다 갈게”라고 답한다. 그가 돌아앉자 안주은이 두 의자 사이로 손바닥을 펴 내밀고, 박태수는 그 손을 잡으며 말한다. “오늘은 기다리게 안 하려고 일찍 왔어요.” 안주은이 고개를 기울여 그의 눈을 맞추고 손가락을 오므리자, 박태수는 잡은 손을 두 사람의 의자 사이에 가만히 내려놓는다.

チャプター 05

シーン 13· 같은 토요일 저녁, 하늘이 남색으로 짙어진 뒤

새 귀 대신 오래된 귀

새 귀 대신 오래된 귀
場所연두 옥상, 낮은 전구 아래 탁자 끝
時間같은 토요일 저녁, 하늘이 남색으로 짙어진 뒤
出来事안주은이 새 귤껍질을 뜯어 여우 귀를 만들려 하자 박태수가 냅킨에 싸둔 첫날의 병뚜껑을 꺼낸다. 구부러진 귀 한쪽에는 작은 종이 받침이 붙어 있다. 안주은은 마른 귀를 살짝 건드리며 수선을 놀리지만, 버리기 싫었다는 박태수의 대답을 듣고 새 껍질을 내려놓는다.
影響새 장난을 만들려던 손길이 박태수가 간직해 온 물건 앞에서 멈춘다. 안주은은 병뚜껑을 새것으로 바꾸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남겨둔다. 첫날 박태수의 자리로 밀어 보냈던 물건이 이번에는 그의 손에서 돌아온다.

안주은은 박태수와 잡고 있던 손을 풀어 탁자 위 귤을 집고, 엄지손톱으로 껍질에 짧은 틈을 낸다. 물잔 두 개 사이의 새로 병에 낮은 전구빛이 걸리고, 크림색 난간 너머 주방 창들이 남색 하늘 아래 켜져 있다. 안주은이 뾰족하게 뜯은 껍질 두 조각을 나란히 놓자, 박태수는 바지 주머니에서 접힌 냅킨을 꺼내 그 앞에 펼친다.

냅킨 안에는 첫날의 병뚜껑이 놓여 있고, 쪼그라든 주황색 귀 한쪽을 작은 종이 받침이 뒤에서 떠받치고 있다. 안주은은 새 껍질을 든 손을 멈추고 다른 손의 검지로 구부러진 귀 끝을 살짝 건드린다. “이건 결국 고쳤네요.” 웃으며 받침 쪽으로 손끝을 옮기다가, 마른 껍질이 기울자 곧 손가락을 거둔다.

박태수는 병뚜껑 밑을 받쳐 바로 놓으며 “버리기는 싫어서요”라고 답한다. 안주은은 그를 올려다본 채 웃던 입을 잠깐 다물고, 들고 있던 새 껍질을 귤 옆에 내려놓는다. 박태수가 냅킨째 병뚜껑을 가운데로 밀자, 안주은은 물잔을 옆으로 옮겨 두 사람 사이에 자리를 내준다.

シーン 14· 토요일 밤, 열 시가 되는 무렵

사십 분 말고 하루

사십 분 말고 하루
場所연두 옥상, 낮은 전구 아래 탁자 끝
時間토요일 밤, 열 시가 되는 무렵
出来事안주은은 다음 해설 전의 짧은 만남을 제안하려다 말을 멈추고, 탁자 위로 박태수에게 손을 내민다. 다음 쉬는 날을 통째로 비우겠다는 제안에 박태수는 자신도 그날을 비워두겠다고 답한다. 그는 안주은의 손을 받아 손가락 사이로 자기 손가락을 넣는다.
影響해설 사이에 끼워 넣으려던 만남이 함께 보내기로 정한 하루로 늘어난다. 안주은도 자신의 시간을 먼저 내놓고, 박태수는 근무에 맞추겠다는 말 대신 같은 날을 비우겠다고 약속한다. 두 사람은 행선지를 정하기 전에 함께할 시간을 정한다.

안주은은 물잔을 들어 첫날의 병뚜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놓고, 탁자에 남은 둥근 물자국 옆으로 손가락 두 개를 짚는다. “다음 토요일에는 두 번째 해설 전에 사십 분쯤…….” 낮은 전구 아래 새로 병의 그림자가 길게 눕고, 남색 하늘을 등진 크림색 난간 아래에서 음악이 잦아든다.

박태수는 안주은 쪽으로 몸을 돌리며 “해설 끝나는 시간에 제가 맞출게요”라고 말한다. 안주은은 시간을 세던 손가락을 펴고 고개를 젓는다. “아니, 사십 분 말고요.” 안주은은 물자국 옆에 놓았던 손을 박태수 앞으로 내밀며 그의 눈을 맞춘다. “다음 쉬는 날은 통째로 비워둘게요. 그날 같이 있을래요?”

박태수는 내민 손을 받쳐 잡고 “저도 그날 비워둘게요”라고 답한다. 안주은이 손가락을 오므리자 박태수는 잡은 손을 조금 풀었다가 손가락 사이로 자기 손가락을 넣어 다시 잡고, 두 사람의 손목이 나란히 놓인 탁자 가운데에는 종이 받침을 댄 작은 주황색 귀가 남는다.

シーン 15· 초가을 토요일, 밤 열 시 직후

이번에는 내가

이번에는 내가
場所연두 옥상 탁자 끝에서 계단 문 앞까지
時間초가을 토요일, 밤 열 시 직후
出来事안주은과 박태수는 각자 앉았던 의자를 접어 출입구에 세운다. 탁자로 돌아온 박태수가 첫날의 병뚜껑을 챙기려 하자 안주은이 손을 내밀어 자신이 가져가겠다고 말한다. 안주은은 귤껍질 귀가 눌리지 않도록 냅킨을 느슨하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 계단 문을 열어 기다리는 박태수의 빈손을 잡는다.
影響박태수가 간직해 온 첫날의 물건을 이번에는 안주은이 맡는다. 각자 의자를 정리한 두 사람은 더 챙겨줄 일을 찾지 않고 손을 잡은 채 함께 내려간다. 다음 하루를 함께 보내기로 한 약속이 두 사람의 귀가까지 이어진다.

안주은은 박태수와 잡았던 손을 풀고 크림색 의자의 좌판을 들어 접으며, 그가 접는 짙은 갈색 의자와 다리가 부딪치지 않도록 반걸음 물러난다. 두 사람은 의자를 하나씩 들고 연두색 바닥을 건너 출입구 벽에 나란히 세운다. 탁자로 돌아온 박태수가 전구 아래 남은 병뚜껑으로 손을 뻗자, 안주은은 펼쳐진 냅킨 밑으로 손바닥을 밀어 넣는다.

“이번에는 내가 가져갈게요.” 안주은이 병뚜껑을 받쳐 들자 박태수는 잡으려던 손을 멈추고, 냅킨 모서리 하나만 들어 그녀의 손바닥 안으로 얹어준다. 안주은은 종이 받침 뒤로 냅킨을 세워 접고, 주황색 귀 위에는 빈틈을 남긴 채 양옆을 여민다. 셔츠 주머니에 넣으려던 손을 잠깐 멈춘 안주은이 입구를 더 벌리자, 박태수는 손을 보태는 대신 몸을 낮춰 들여다보다 그녀와 눈이 마주쳐 웃는다.

안주은은 냅킨 꾸러미를 주머니에 내려놓고 탁자 끝의 충전식 전구를 끈다. 남색 하늘 아래 새로 병의 윤곽이 희미해지고, 계단 문을 연 박태수가 문짝을 한 손으로 받친 채 다른 손을 내민다. 안주은은 주머니에서 손을 떼어 그의 빈손을 잡고, 두 사람의 신발이 나란히 문턱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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