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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소/시간, 시대 :
이야기의 무대는 거대 신도시의 밤이다. 21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기술과 자본이 절정에 이른 동아시아의 가상 도시. 도시는 끝없이 뻗은 고층 빌딩과 네온사인, 유리와 강철로 이루어진 구조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해가 지면 도시의 맥박은 더욱 빨라지고, 밤이면 어둠 속에서만 피어나는 욕망과 비밀이 골목과 옥상 사이를 떠돈다. 공기는 늘 약간의 습기와 전기적 긴장감으로 가득하며, 사람들은 낮과 밤,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각자의 정체성을 연기한다. 시간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으나, 과거와 현재의 상흔이 인물과 공간 모두에 선명히 새겨져 있다. 낮에는 무표정한 일상과 효율이 지배하지만, 밤은 모든 억눌림과 욕망, 파멸과 구원이 뒤엉키는 무대다.
2. 세계관의 중요한 규칙과 그것이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 :
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겉과 속이 철저히 분리된 사회'라는 점이다. 겉으로는 모두가 성공과 세련, 냉철함을 추구하지만, 내면에는 누구도 말하지 않는 결핍과 불안, 욕망이 웅크리고 있다. 타인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은 치명적 약점이자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 권력과 예술, 사랑은 모두 은밀한 거래와 탐닉의 대상이 되며, 누군가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그 삶 전체가 흔들린다. 특히, 인간관계는 항상 거래적이며, 연인과 친구, 심지어 가족까지도 언제든 배신하거나, 서로를 소유하고 파괴할 수 있다. 이 규칙은 인물 각자의 내면적 고립과 이중성, 그리고 극한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주인공 세희는 자신의 진실을 가감 없이 노래로 드러내는 순간, 그 파급력으로 인해 모든 인물의 운명이 송두리째 바뀐다. 또한, 화려한 도시 속에서 각자의 결핍을 숨긴 채 살아가는 존재들은, 결국 자신이 도망쳐 온 진짜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3. 세계관의 시각적 묘사 :
도시는 한밤중이 되면 유리와 금속의 숲이 된다. 네온사인과 광고판이 하늘을 가르고, 자동차 불빛이 도로 위를 맥박처럼 흐른다. 옥상마다 검은 난간과 작은 정원, 그리고 담배 연기가 어지럽게 떠돈다. 클럽과 바의 입구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그림자처럼 서 있고, 내부는 레이저 조명과 인공 안개, 붉은 벨벳과 검은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무대 위 세희의 실루엣은 늘 빛과 어둠 사이에서 미묘하게 흔들리고, 관객들은 그 미묘한 긴장감에 사로잡힌다. 화랑은 하얀 대리석 바닥과 유리창, 강렬한 예술 작품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는 공간이다. 루시앙의 사무실에는 값비싼 예술품과 클래식 음악, 위스키의 향이 서려 있고, 드미트리의 사설 경호업체는 차갑고 절제된 금속과 회색빛 조명으로 가득하다. 도시의 골목과 옥상, 그리고 오래된 카페와 바는 모두 익명성과 친밀감, 그리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불안정함을 동시에 담고 있다.
4.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주목할 만한 기술이나 철학 :
이 세계관에서 기술은 인간의 삶을 외형적으로는 한층 더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내면의 갈증과 공허를 더욱 심화시킨다. 감정 분석 AI와 감시 시스템, 초고화질 증강현실이 일상에 스며들어 있지만, 사람들은 서로의 진짜 감정과 욕망을 점점 더 숨기게 된다.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는 유일한 통로로 남아 있으며, 노래와 회화, 무대는 억눌린 욕망과 진실의 폭발구가 된다. 도시는 '진실은 파멸을 부른다'는 암묵적 철학 위에 세워져 있다. 진정한 자유란, 모든 억압과 소유, 거래와 위선을 벗어나 스스로를 드러내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가 이야기의 핵심을 이룬다. 또한, 인간의 본질적 결핍과 고독,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집착과 파멸, 해방과 성장의 아이러니가 세계관 전반을 관통한다. 이 도시는 무엇이든 가질 수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섬뜩한 매력을 품고 있다. 각 인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도시의 규칙과 철학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파멸 혹은 구원의 경계에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