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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시간, 시대:
제주도 남단,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해변 마을 ‘서련리’. 이곳은 대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바다와 숲, 낡은 골목이 공존하는 곳으로, 여름이면 낮에는 햇살이 하얗게 쏟아지고 밤에는 파도 소리와 함께 적막이 짙게 깔린다. 2020년대 중반, 인터넷과 SNS가 생활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마을의 리듬은 여전히 느릿하고 아날로그적이다. 관광지에서 한 발짝 벗어나 외지인이 드문 만큼,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닷바람은 늘 염분을 실어 나르고, 이따금씩 몰아치는 태풍이 도시의 균형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세계관의 중요한 규칙과 그것이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
이 마을에는 ‘낯선 감정은 파도처럼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작은 사회의 특성상, 한 번 일어난 소문은 무심한 척해도 모두의 일상에 스며든다. 고등학교 시절의 상처, 오래된 이별, 혹은 연예인의 존재처럼 특별한 사연은 쉽게 묻히지 않는다. 서로의 감정을 숨기려 해도 결국 바다와 같은 흐름 속에 드러나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태림과 태하, 도화는 서로의 진심을 외면하거나 회피하기 어렵다. 대학 진학, 미래에 대한 선택 역시 이 작은 공동체의 시선과 규범에 영향을 받으며, 자유와 억압, 성장의 갈림길에서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을 심화시킨다.
세계관의 시각적 묘사:
낡은 흰색 담벼락, 염분에 바랜 간판, 옛 우체국을 개조한 카페와 밤마다 조용히 불을 밝히는 작은 작업실들이 도시의 정취를 이룬다. 낮에는 푸른 바다가 투명하게 펼쳐지고, 해가 질 무렵이면 분홍빛 노을이 골목과 지붕을 물들인다. 태림의 작업실은 바닷가에 닿을 듯한 언덕 끝에 자리해, 창문을 열면 바람과 함께 소금기와 물감 냄새가 섞여든다. 여름밤엔 잠잠한 해변에 젊은이들이 모여 앉아 기타를 치거나, 불꽃놀이를 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영화 세트장 같지만, 그 속엔 외부의 시선과 욕망, 감정의 소용돌이가 숨겨져 있다.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주목할 만한 기술이나 철학:
SNS와 인터넷 방송, 익명 커뮤니티가 등장인물의 일상에 깊이 파고든다. 도화의 연예인 신분은 사생활 노출과 소문 확산의 위험을 내포하고, 태림과 태하의 과거 역시 언제든 온라인에서 소환될 수 있다. 동시에, 예술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거나, 바다를 바라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감정의 투명성’이 중요한 철학으로 작동한다. 이곳에서는 진심을 숨기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한밤중 세 번의 고백처럼, 인생을 바꿀 결정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사람은 결국, 자기만의 색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불문율이 이 세계관을 관통한다.


Location 1
제목 : 서련리 골목 끝, 바다를 마주한 ‘무명화방’
설명 : 소금기 어린 바닷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작은 작업실, 벽에는 태림의 미완성 캔버스들이 고요하게 줄지어 있다. 가로등 불빛 아래, 물감 냄새와 커피 향이 뒤섞이고, 밤마다 파도 소리가 태림의 불안한 심장 박동과 맞물린다. 이곳에서 태림은 누구도 모르게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 잊고 싶었던 감정이 바다 너머로 밀려온다.

Location 2
- 제목 : 태풍이 오면 잠기는 ‘은밀한 바위틈 도서관’
- 설명 : 검은 현무암 바위 사이, 늘 짠내와 이끼 냄새가 뒤섞인 그곳엔 손바닥만 한 창문으로 새어드는 희미한 빛 아래 낡은 책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파도가 몰아치는 밤이면 천장 틈새로 물방울이 떨어지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던 태림은 잃어버린 기억과 다시 마주친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은밀함 속에서, 누구도 들키지 않은 고백이 처음 태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Location 3
- 제목 : 백도화의 팬들이 흔적을 남기는 ‘노을빛 우체국 벽’
- 설명 : 해 질 녘이면 우체국 담벼락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수백 장의 손편지와 사라진 엽서들이 층층이 붙어 있다. 벽돌 사이로 팬들의 낙서와 태림이 남몰래 끼워둔 짧은 쪽지가 바람에 흔들리며, 그 아래로 도화가 멈춰 선다. 이곳에서 태림과 도화, 태하의 엇갈린 감정이 처음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