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ot Synopsis
도준영의 몰락으로 회사 감사가 끝난 다음 날, 정희네 국밥집에 매일 같은 시각 나타나던 서재필이 박동훈 앞에 낡은 현금 봉투를 내려놓는다. 봉투 안에는 폐쇄된 지하 기계실에 숨겨 둔 원본 장부의 위치와 윤희의 이혼 소송에 필요한 협력업체 송금 기록 일부가 들어 있다. 서재필은 장부를 넘기는 조건으로 윤희가 자신을 대신해 자료의 합법적인 취득 경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내부고발자로 보호받지 못하고, 장부에 적힌 수십 명의 노동자는 퇴직금과 재취업 심사에서 동시에 탈락한다.
박동훈은 장부를 공개하면 회사의 구조조정 명단과 도준영 시절의 조작이 드러나지만, 원본이 서버와 대조되는 순간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조사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 그는 이름과 가족 수를 수첩에 적으며 사람들을 지키겠다고 말하지만, 서재필이 과거 감사 때 자신의 책임 회피를 증명하는 문장을 골라 동훈을 몰아붙였다는 사실 때문에 봉투를 바로 받지 못한다. 서재필은 국밥을 절반 남기고 자리를 뜨고, 동훈은 그가 놓고 간 영수증 뒷면에서 기계실 열쇠 번호를 발견한다. 재필이 일부러 단서를 보인 것이다.
박상훈은 장부를 팔면 윤희의 소송 비용과 가족의 빚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며 동훈을 설득한다. 그는 장부에 적힌 협력업체 대표가 자신에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떼먹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구매자를 이미 알아봤다고 농담한다. 그러나 구매자가 보낸 첫 현금 봉투에는 장부 가격보다 훨씬 많은 돈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이 들어 있다. 상훈은 그 명단에서 자신이 예전에 소개한 일용직 노동자의 이름을 발견하고도 봉투를 챙긴다. 동훈은 상훈의 영수증 뒷면 계산에서 돈의 출처가 회사가 아니라 해고를 앞둔 협력업체들의 공동 모금임을 알아낸다. 상훈은 가족을 살리려던 돈이 다른 가족들의 마지막 방어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래를 멈추지 못한다.
그날 밤 박기훈은 서재필의 집 앞에서 협박 봉투를 발견한다. 봉투에는 “기계실에 먼저 오는 사람의 이름을 지워라”라는 문장과 오래된 아파트 상가의 주소가 적혀 있다. 기훈은 봉투의 발신 주소를 따라 빈 점포에 들어가 벽 안쪽에서 회사 보안 스티커가 붙은 복사기를 찾아낸다. 누군가 장부를 복제해 여러 사람에게 나눠 보관하고 있었다. 기훈이 복사기 뒤에서 서재필의 가족사진을 발견하는 순간, 동훈과 상훈이 도착한다. 기훈은 재필이 과거 동훈을 몰아붙였다는 사실을 알고 동훈에게 당장 그를 내보내라고 소리치지만, 재필이 혼자 기계실로 가려 하자 트럭 열쇠를 빼앗아 앞장선다.
세 사람은 폐쇄된 지하 기계실에서 장부 원본을 찾는다. 녹슨 배관 사이의 철제 상자에는 장부뿐 아니라 서재필이 과거 감사 때 제출하지 않은 별도 기록이 들어 있다. 그 기록에는 동훈이 부당한 결재를 거부했던 사실과, 서재필이 그 결재선을 숨기기 위해 동훈의 이름을 일부러 감사 보고서 앞부분에 배치한 정황이 적혀 있다. 서재필은 자신이 회사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 아니라 법적 보호를 얻기 위해 동훈을 방패로 삼았다고 고백한다. 동훈은 그 말을 듣고도 원본을 넘기지 않는다. 재필의 진실이 사실이어도, 그 진실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생계를 끊을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 회사 보안팀 직원들이 기계실 입구를 막는다. 도준영의 측근이었던 회사 직원은 장부를 회수하면 구조조정 명단을 다시 조정하고 재필의 가족에게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는 자신도 해고 대상이며, 장부가 공개되면 협력업체 전체가 문을 닫는다고 말한다. 동훈은 그가 악의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두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한 사람임을 알아보지만, 직원이 철제 상자를 빼앗으려 하자 몸으로 문을 막는다. 기훈은 녹슨 밸브를 돌려 기계실의 배수문을 열고, 오래 고인 물이 바닥으로 쏟아지게 만든다. 사람들은 물에 젖은 장부를 들고 좁은 통로로 밀려난다.
윤희는 정희네 국밥집에서 장부의 복사본을 두 더미로 나누고 있었다. 한 더미는 법정에 낼 수 있는 송금 내역이고, 다른 더미는 불법 취득 경위가 드러나는 원본 페이지다. 그녀는 자신의 이혼 소송에 유리한 페이지를 몰래 폐기하려 하지만, 폐기한 숫자를 손목에 적는 순간 서재필의 조건이 함정임을 알아챈다. 재필은 윤희가 자료를 조작하면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 순간 윤희의 자격과 사건 전체가 무너진다. 윤희는 동훈에게 전화하지 않는 대신 정희네 영수증 뒷면에 필요한 사람들의 이름과 각자의 마지막 출근일을 적어 기훈에게 맡긴다.
첫차 출발까지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시각, 동훈 형제와 재필은 국밥집으로 돌아온다. 회사 직원들은 뒤쫓아 와 출입문을 잠그고, 재필에게 원본을 내놓으면 가족을 데려오겠다고 압박한다. 재필은 장부를 건네려 하지만 동훈이 그의 손목을 붙잡는다. 상훈은 동훈을 밀어내고 원본을 들고 뒷문으로 달아나며 배신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장부를 회사에 팔지 않고, 국밥집 단체 채팅방에 모여 있던 해고 노동자들에게 페이지를 한 장씩 나눠 준다. 각자 자기 이름이 적힌 쪽을 들고 증언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장부 전체가 한 번에 반출되지 않으면 서버 대조 기록도 완성되지 않는다는 규칙을 이용한 선택이다.
회사 직원이 상훈을 붙잡아 장부를 빼앗으려 하자 기훈이 식탁을 밀어 길을 막고, 정희는 뜨거운 국솥을 들어 바닥에 쏟아 접근을 막는다. 동훈은 재필을 데리고 앞문으로 나가려 하지만 재필은 멈춰 선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감사 보고서와 동훈의 이름이 적힌 보고서를 들고 회사 직원 앞에 서서, 자신이 동훈을 희생시켜 보호받으려 했다는 사실을 직접 말한다. 윤희는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지만, 법정 증거로 쓰기 위해 영상을 편집하지 않고 참석한 노동자들에게 원본을 그대로 전송한다.
첫차가 들어오기 직전, 동훈은 남은 원본 페이지를 찢지 않고 회사 직원에게 건넨다. 대신 자신의 수첩을 펼쳐 구조조정 대상자들의 이름과 가족 수를 모두 읽는다. 상훈은 그 이름 옆에 적힌 금액을 영수증 뒷면에 계산해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기훈은 회사 직원의 차 열쇠를 빼앗아 국밥집 앞을 막는다. 재필은 경찰과 노동청에 자신이 장부를 숨기고 동훈을 이용한 경위를 신고한다. 윤희는 불법 취득 자료를 자신의 이혼 소송 증거로 제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대신 장부에 적힌 노동자들의 진술을 각각 합법적인 사실확인서로 받기 시작한다.
장부 원본은 공개되고 회사의 구조조정은 중단되지만, 도준영의 측근과 서재필을 포함한 여러 사람이 조사를 받는다. 서재필은 법적 보호를 얻지 못하고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다. 윤희 역시 사건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에서 당장 유리해지지 않으며, 변호사 자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상훈은 빚을 갚지 못해 중개 사무실을 정리하고, 기훈은 자신이 사람들의 선택권을 빼앗아 왔음을 인정한 뒤 더는 누구의 열쇠도 대신 쥐지 않는다.
사흘 뒤, 정희네 국밥집 창문에는 해고 노동자들이 직접 쓴 이름표가 붙는다. 동훈은 새 수첩 첫 장에 자신의 이름과 “책임을 피하려고 한 날”이라는 문장을 적는다. 상훈은 그 옆 영수증 뒷면에 국밥값과 남은 빚을 계산하고, 기훈은 말없이 첫차 시간표를 벽에 다시 붙인다. 서재필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앉아 국밥을 먹지만 이번에는 그릇을 비운다. 누구도 그에게 용서받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동훈은 계산대에 놓인 재필의 영수증 뒷면에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둔다.